일명 '살인진드기'바이러스 감염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치사율은 10% 미만으로 곤충을 매개로 한 다른 감염병에 비해 특별히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하겠습니다.
이연아 기자입니다.
국내에서 이른바 '살인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중증 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과거에 유사증상을 보였지만 원인을 확인하지 못한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역추적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해당 환자는 강원도에 살았던 63살 여성으로 알려졌습니다.
작년 8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린 이 여성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심해져 급격한 의식저하로 결국 물린지 열흘 만에 사망했습니다.
작은소참진드기를 통해 감염되는 SFTS 바이러스는 주로 고령층이 취약합니다.
김영택 과장/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
"60세 이상 고령, 특히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면역력이 약한 환자의 경우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최근 제주에서 사망한 의심환자에게서도 SFTS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고 증상도 일치해 감염 확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고된 나머지 의심사례 4건은 SFTS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증상은 발열과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이 밖에도 두통, 근육통, 의식장애, 출혈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작은소참진드기는 30년 전부터 우리나라에 존재해 과거 주요 방역 대상이었습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들판이나 풀숲에 분포하고 있지만 감염된 진드기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김영택 과장/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
"작은소참진드기는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는 0.5% 이하로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진드기에 물렸다고 무조건 감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치사율입니다.
2009년 첫 환자가 발생한 중국의 경우 초기 치사율이 30%대를 기록해 '살인진드기'라고 불렸지만 최근에는 치사율이 5분의 1수준인 6%대로 낮아졌습니다.
현재 항바이러스제는 없지만 치료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중환자 치료는 혈소판 수혈 등 치료방법에 따라 치사율을 충분히 낮출 수 있다는 겁니다.
보건당국은 그 근거로 유행성출혈열을 예로 들었습니다.
오명돈 교수/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유행성출혈열도 초기에는 상당히 높은 전염병이었지만 그동안 혈액투석 등이 발달해 치사율이 5% 미만으로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예방책은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겁니다.
긴 팔과 긴 바지를 입어 피부노출을 최소화하고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할 땐 기피제를 뿌리며 목욕으로 진드기를 제거해야 합니다.
또 풀밭에 옷을 벗고 눕지말고, 풀밭에서 사용한 돗자리는 반드시 빨아서 햇볕에 말려야 합니다.
다른 진드기 매개 질환과 마찬가지로 활동이 왕성한 봄부터 가을까지가 위험한 시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보건당국도 감염 사례가 확인됨에 따라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농림축산검역본부와 국립환경과학원 등 관계기관과 합동대책회의를 열고, SFTS 바이러스가 가축에도 있을 수 있는 만큼 가축과 동물에 대해 감염실태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KTV 이연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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