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다보스포럼 기조 연설)
존경하는 글로벌 리더 여러분,
신사숙녀 여러분,
반갑습니다.
세계경제가 위기 이후의 새로운 질서를 향한 재편을 서두르고 있는 지금,
이런 노력의 선두에 서 계신 글로벌 리더 여러분과 함께
‘기업가 정신’과 ‘창조 경제’를 주제로 이야기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금 세계경제는 각국의 적극적 대응과
긴밀한 국제공조에 힘입어 점차 위기에서 빠져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
소득 불균형의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향후 90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인구를 부양하며
기후변화와 자원고갈을 극복해야 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전면에 부각되었지만,
사실 위기 이전부터 지속되어 온 문제로
기존 패러다임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제 지속적이고 포용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거시경제정책이나 노동시장정책과 같은
기존 패러다임 내의 부분적 보완이 아니라,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와 같은 한계상황을 뛰어넘어 기존 질서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세계를 재편(reshaping the world)해 나갈 동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입니다.
한국은 그 동력을 창조경제에서 찾고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은 한 사람의 뛰어난 아이디어나 창의력, 신기술이
전 세계를 움직이고, 그것이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새로운 시대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물질적 격차(Material Divide)와
최근의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에 이어
앞으로는 창의성 격차(Creative Divide)가
국가와 개인의 부와 행복을 결정짓는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기존경제는 땅에서 광물자원을 캐내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면,
창조경제는 사람에게서 창의성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은 창의성에 기반한 혁신과 노력만이
우리가 직면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창조성을 핵심가치로 하는 ‘창조경제’를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창조경제는 국민 개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IT를 접목하고,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의 융합을 촉진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창의성과 함께 창조경제 구현의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기업가 정신입니다.
창의성은 혁신의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기업가 정신은 혁신을 실천합니다.
각 개인에 잠재되어 있는 혁신적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찾아내어
새로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에 접목할 수 있는 것도
기업가 정신입니다.
한국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업가정신은 창의적 아이디어라는 구슬을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로 꿰어내는 실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21세기의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기업가 정신이 필요합니다.
기업가 정신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정신 구현을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하고,
기업가와 위험을 분담하는 금융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재기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창조경제를 위한 생태계를 만들어서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가치가 창출되도록
정부가 지원해 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디어들은 기술적 평가가 어렵고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창업기업(startup)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금 확보 등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를 돕기 위해 창업기업(startup)과 벤처의 자금조달방식을
융자에서 엔젤투자자 등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기업 성장단계별로 맞춤형 금융 지원을 실시하며,
세제감면 등 벤처기업 M&A를 활성화시키는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특히 성실히 사업을 수행 하였으나 실패한 경우에
조속히 신용이 회복되어 재도전하고
그 경험이 활용되어 다시 일어서는 성공신화를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한국은 이런 기업가 정신이 발휘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그 기반 위에서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연구와 기술이 있지만,
이것을 사업화시키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중도에 포기하는
국민들을 위해 ‘창조경제타운’이라는
온라인 아이디어 플랫폼을 작년 10월부터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4000여건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제안되었고,
특허를 출원하고, 시제품을 제작하거나, 투자 자금을 유치해
창업에 이르는 등 성공사례들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창업에 도전한 한 젊은이는
모바일 디바이스 사용자가 웹 페이지를 보면서 지시하는 단어를
바로 번역하고 단어장을 통해 학습까지 지원하는
앱 개발을 글로벌 K-Startup 프로그램에 제안하였습니다.
그 후 멘토의 도움을 받아 12개 국어를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반 언어학습 앱을 출시하여,
4개월간 40만 건에 이르는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하며
벤처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창조적 아이디어가 많이 개발되면
일자리 창출과 성장을 일으키는 새로운 동력을 불어 넣어
국가의 경쟁력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금년부터는 전국 각지에 오프라인 창조경제타운을 설치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국민이면 누구나
각 분야 전문가들의 멘토링 지원을 받아 창업할 수 있고,
기업은 좋은 인재를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계획입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대기업이 정부와 함께 공동으로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을 구성해서
민간기업의 주도 아래 창조경제를 이끌어갈 것입니다.
또 창업과 기업가들의 도전을 가로막는 벽인 모든 규제를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융복합과 신산업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있습니다.
규제총량제를 도입하고,
대통령인 제가 직접 주재하는 ‘규제개혁 장관회의’를 통해
꼭 필요한 규제가 아니면 모두 풀어갈 계획입니다.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창조경제에서
답을 찾을 것입니다.
이를 위한 시도의 하나로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인
“친환경 에너지타운” 정책을 개발하여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주민들이 기피하는 소각장, 매립지에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이나
에너지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등과 같은 청정기술을
적용하여 에너지를 공급하고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새로운 해결방안을
시도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갖고 있는 공공정보를 민간에 개방해
다양한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는 정부 3.0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가 3D 지도와 지적도 등
국토 공간 정보를 민간에 개방하자,
한 창업기업은 지도상에서 태양광 장비의 설치 장소를 선택하면
발전량과 수익성을 쉽고 편리하게 예측해주는 앱 서비스를
개발하였습니다.
이렇듯 국토공간정보를 활용해서 누구나 쉽게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데이터에 대한 접근과 이용방식을 공개했는데,
이를 통해 2017년까지 1만2천개의 좋은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런 한국의 창조경제,
함께 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글로벌 리더 여러분,
저는 앞으로 세계의 재편 과정에서도
창조경제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조경제는 본 포럼의 주제인
‘세계의 재편(Reshaping the world)’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상상력과 아이디어는 특정 계층 또는 전문가들만 소유할 수 있었던
기존 생산요소들과는 달리
국적과 인종, 경제 수준, 학력 등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이고 귀중한 자원입니다.
창의성은 자원고갈과 환경오염 같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의 기회를 열어주고,
세대와 계층, 인종과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내재해 있어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의 가능성을 제공할 것입니다.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것은
국가 간, 계층 간 불균형 성장을 극복할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며,
인류 모두가 창조경제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활약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창조경제가 지금 세계가 안고 있는
저성장과 실업, 소득불균형이란 3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조경제를 통해서 창업과 기존사업들의 혁신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소득불균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인간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인간의 삶의 질을 더 높이고,
인간의 아픔을 치유하고자 하는 생각이 과학기술과 융합되면,
삶의 고통을 덜어주는 해결책을 주고,
인류행복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창조경제의 실질적인 효과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세계가 공동으로 함께 손잡고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문제도 세계가 하나 되어 풀어가야 할
중요한 사안입니다.
이 문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을 통한
창조경제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가진 나라들이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공유하고 마음을 주고받아
서로 창조적 가치를 극대화시켜 나가길 기대합니다.
문화는 언어가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른 세계 모든 사람들이
서로 관심을 갖고 이해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는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장벽이 허물어지고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한 나라의 문화는 더 이상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인들이 공유하고 즐기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를 세계인들이 즐기는 것을 한류라고 부릅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한류가 급속히 퍼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최근 한국의 음악과 뉴미디어인 유튜브가 만나
세계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K-POP과
드라마, 영화들이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각국에서 가지고 있는 문화의 가치가 IT기술과 융합하면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고, 그것이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도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컨텐츠와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접목한 기업이 더욱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 여기 모이신 여러분들과 세계가 함께 문화를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산출해서 문화로 사랑과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손을 잡고 나아가주시길 바랍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과거 금과옥조로 여겨졌던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가
시대에 걸맞은 대안을 제시하라는 도전을 받고 있지만,
새로운 컨센서스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세계경제포럼을 통해
지속가능하며 포용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원동력은
기업가정신밖에 없다는 ‘다보스 컨센서스(Davos Consensus)’에 이르고,
이 자리에 모인 글로벌 리더들이 기업가정신을 고양하는
경제ㆍ사회ㆍ정치ㆍ문화적 환경을 만드는 실천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한국의 ‘창조경제’가 기업가정신을 통해
세계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혁신하고 재편하는 실천전략을
국제사회에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지금 세계는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길에 놓인
작은 돌부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각국의 불굴의 기업가 정신이
어려운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불굴의 기업가정신과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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