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을 흑백사진에 담아 일본 현대 사진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히로시 스기모토의 사진전이 서울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박한송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히로시 스기모토가 지난 1980년부터 전 세계 바다를 찾아다니며 찍은 '바다풍경' 연작가운데 한 작품입니다.
잔잔한 물결의 흐름까지 순간을 카메라렌즈에 잘 포착해냈습니다.
시간과 장소의 개념이 배제된 궁극적인 바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태고의 바다'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이 바다가 어디이며 하루 중 언제인지 최근의 모습인지 수십년 전의 모습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 현대 사진의 거장 히로시 스기모토의 사진전에는 '바다풍경'외에도 지난 7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의 대표적 사진 연작작품과 조각설치,영상 등 49점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곽준영 큐레이터 / 삼성리움미술관
"찰나의 미학을 담아내는 사진을 가지고, 다양한 시간 여행과 공간 여행을 하면서 그의 관심사인 미술, 역사, 과학, 종교, 그리고 동서양 철학에 이르는 깊이 있는 개념을 담아내는 사진을 하는 작가입니다."
우주의 기본 5원소를 바탕으로 광학유리 공안에 바다모습 사진이 담겨진 설치작품입니다.
물질 만능 시대에 바다를 의식의 기원으로 삼아 새로운 마음의 은신처로 표현했습니다.
인터뷰> 김희연 /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바다 사진 찍은 게 굉장히 맘에 들고 제가 찍고 싶은 그런 분야랑 많이 비슷해서 오늘 잘 보고 가는 것 같아요."
인터뷰> 크리스토퍼 루드 / 미국
"특별히 이 작품은 제 생각에는 매우 뉴런과 같아 보입니다. 흰색은 수상돌기이고, 뇌가 그것에 의해 흥분된 것입니다. 서울에 와서 정말 뛰어난 작품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역사와 의식의 기원을 탐구하고 정신성의 회복을 촉구하는 스기모토의 사유하는 사진은 현대사회의 현기증 나는 속도전에 지친 우리에게 근원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히로시 스기모토: 사유하는 사진전'은 오는 3월 23일까지 계속 됩니다.
국민리포트 박한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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