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도자라 하면 흔히 백자, 청자를 많이들 떠올리실 텐데요.
고려시대 이후 맥이 끊겼던 검은 도자, 즉 흑자를 고집스레 재현해온 한 흑자 도예가가 있습니다.
그가 두 딸과 함께 서울에서 작품전을 열고 있어 화제입니다.
안은혜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흑유 달 항아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흑자는 서울 소공동 롯데 갤러리 본점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의 주인공입니다.
전시회장 한가운데 전시된 이 작품은 우리나라 유일의 흑자 도예가 청곡 김시영 작가가 지난 2011년 제작했습니다.
1300도가 넘는 고온 속에서 불의 심판을 받고 탄생된 이 흑자 작품은 오묘한 빛깔과 반짝임이 은은하면서도 화려합니다.
인터뷰> 송주희 / 서울시 마포구 성암로
"검은 것이 역시 가장 밝은 것 같아요. 어두운색이 반짝이게 보인다는 게 정말 신기하고 칙칙하지 않고 화려하네요."
검은 빛 안에 오묘함을 머금은 흑자는 중국과 일본에서는 크게 발전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이후 사실상 맥이 끊겼습니다.
청곡 김시영 작가는 지난 1989년부터 고향 가평에 가마를 짓고 흑자재현 작업을 시작해 10년 뒤인 1999년에 마침내 재현에 성공했습니다.
달항아리, 편병, 매병, 다완 등 70여 점의 작픔들이 선보이고 있는 이번 전시회에는 특히 아버지를 이어 흑자의 빛깔을 연구하는 두 딸의 작품도 함께 전시돼 눈길을 끕니다.
큰딸 김자인 작가의 작품 ‘신을 수 없는 구두’는 마치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를 연상케 하고 작은 딸 김경인 작가의 앙증맞은 ‘서가흑유사과’ 역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끕니다.
인터뷰> 김시영 / 흑자 도예가
"셋이 더 발전 시켜서 생활자기 작품도 있고 더 발전시키면 청자 백자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많이 사랑하면서 사용할 수 있게끔 그런 바람을 갖고…"
흑자도예가 김시영 작가의 작품에 대해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검은 대지에 잔잔히 어난 꽃과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정영목 미술평론가 /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
"이런 것들이 오히려 국제적으로 중국이나 일본에 더 알려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 않나. 기회나 발판을 좀 더 확대 했으면 좋겠고…"
흑자의 오묘함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회는 오는 17일까지 계속됩니다.
국민리포트 안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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