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혜화동에서 일요일마다 필리핀 장터가 열리고 있는데요
이 필리핀 벼룩시장은 다문화의 상징거리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이 노점이 불법시설이고 보행인의 불편도 주고 있어 합법화와 정비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박세정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사내용]
서울 종로구 혜화동 로터리, 동성고등학교 정문에서 혜화동성당까지 약 100m 남짓한 거리에 가판대가 쭉 늘어서 있습니다.
필리핀 수도의 이름을 따 '작은 마닐라'라고 불리는 이 장터는 매주 일요일마다 열립니다.
혜화동 성당에서 필리핀어로 진행되는 미사가 끝나자마자 조용하던 거리는 온통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장터에서 만난 필리핀 사람들은 모국어로 고향소식과 일자리 정보를 교환하고 고향음식을 먹으며 이국에서의 외로움을 달랩니다.
인터뷰> 서미연 /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
"필리핀에 직접 갈 수 없으니까 (여기에서) 손쉽게 살 수 있고 말도 통하고 그래서 좋은것 같아요"
다양한 동남아 음식들과 식료품들을 파는 이 곳 장터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인터뷰> 설효섭 / 서울시 강북구 도봉로
"제가 필리핀 갔다온 적이 있는데 필리핀 음식을 맛있게 먹었었어요. 집 가까운 곳에 이곳 생겨서…"
인터뷰> 김의성 / 인천시 남동구 경인로
"필리핀에 10년정도 살았었는데 옛날 추억이 다시 생각나고 아이들이랑 좋은 추억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 벼룩시장이 불법 무허가 시설인데다 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민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구청이 판매 시설 정비에 나서면서 한때 서른 곳이 넘던 노점이 15곳으로 줄었고 상인들도 1천명에서 5백명으로 감소했습니다.
인터뷰> 서재식 경위 / 혜화파출소 1팀장
"보행자들의 편의를 위해 교통질서 유지를 하고 소매치기 등 범죄예방을 위해 매시간 도보순찰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혜화동 마닐라"는 여전히 다문화의 상징으로 한국에 사는 4만여명의 필리핀 사람들에게 만남의 장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서울 속에 작은 마닐라로 자리잡은 지 10년이나 된 이색공간.
상징적인 의미도 살려나가면서 보행인과 인근 주민의 불편도 줄여나가는 합리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해보입니다.
국민리포트 박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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