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어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나온 박 대통령의 발언 내용,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었고, 특히 어린 학생들이 수학여행 길에서 큰 참변을 당해 참으로 가슴 아픔 심정입니다.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한 희생자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이번 사고를 접하고 현장에 내려가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더니 공무원들에 대한 불신이 너무나 컸습니다. 국가 공무원들은 어려움에 빠진 국민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줘야 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당사자들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공무원을 불신하고 책임행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면 그 책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고, 그 자리에 있을 존재의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공무원들은 그 말 자체 의미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헌신적으로 근무하는 공무원들까지 불신하게 만드는, 자리보전을 위해 눈치만 보는 공무원들은 우리 정부에서는 반드시 퇴출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와 사유를 모든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알려서 자리보전을 위한 처신이 자리 잡지 못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앞으로 수사 결과에서 정확하게 밝혀지겠지만 저는 반드시 단계 단계별로 철저하게 규명해서 무책임과 부조리,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강력히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먼저 무엇보다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의 행위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용납될 수 없는 살인과도 같은 행태였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선장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의 승객 탈출 지시를 즉시 따르지 않았고, 승객들에겐 제자리를 지키라고 하면서 자기들은 승객들을 버리고 먼저 탈출을 했습니다.
이것은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기본적인 운항관리 규정도 지키지 않아 위험을 자초했습니다. 이번 침몰 사고 발생 지점이 우리나라에서 물살 속도가 두 번째로 빠른 곳인데, 이런 위험한 지역을 통과하면서
선장은 조타실을 비웠고, 입사 초년생인 3등 항해사에게 조타를 맡겨 놓았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것입니다.
현재까지 나타난 것만 보더라도 이번 사고는 사고 이전부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먼저, 선박의 도입, 점검, 운항 허가 과정부터 철저하게 짚어봐야 합니다. 20년이 다 된 노후 선박을 구입해 운항하면서 인원을 더 태우겠다고 선박구조까지 변경했다는데, 그 과정에서 안전점검은 제대로 했는지, 또 구명정이 46개나 있었는데 펼쳐진 건 하나뿐이었는데, 어떻게 지난 2월의 안전점검을 통과했는지 분명히 밝혀내야 합니다.
이런 일들을 선사를 대표하는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에서 해 왔다는 것도 구조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해양수산 관료 출신들이 38년째 해운조합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 또한 서로 봐주기 식의 비정상적 관행이 고착되어 온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밝혀야 할 것입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엄정히 수사를 진행해서 국민들이 의혹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 한 점 의혹 없도록 철저히 신속하게 밝혀야 할 것입니다.
법과 규정을 어기고 매뉴얼을 무시해서 사고원인을 제공한 사람들과 침몰 과정에서 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사람들, 또 책임을 방기했거나 불법을 묵인한 사람들, 단계별로 책임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의 위기대응시스템과 초동 대처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합니다.
저는 지난 4월 7일 회의 때 정부에 3,000개가 넘는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지만 현장에서 내용을 잘 모르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 매뉴얼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고를 보면 이 지시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방증입니다. 운항 이전부터 운항과정, 사고발생 이후까지 매뉴얼이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국민과의 소통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대형 사고시 정부가 발표하는 숫자는 정확한 정보만을 발표해야 합니다. 앞으로 정부 발표가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철저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SNS와 인터넷을 통해 온갖 유언비어와 루머가 많습니다.
이런 거짓말과 유언비어의 진원지를 끝까지 추적해서 그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과 방송의 역할이 국민들과 희생자 가족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실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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