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에서 10년째 운영돼 오던 일제 위안부 역사관이 폐관 위기에 놓였습니다.
2년 전 모금운동을 통해 간신히 재정난을 벗어난 바 있지만 또 한번 위기가 찾아온 겁니다.
이유진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부산 수영구 수영동에 있는 일본 위안부 관련 자료관인 민족과 여성 역사관.
지난 2004년 9월, 김문숙 부산정대협 회장이 사비 1억 원을 털어 문을 연 부산 유일의 위안부 역사관입니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필리핀 등에서 수집한 위안부 관련 자료들과 신문 스크랩, 재판기록 등 많은 위안부 관련 자료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그동안 이곳은 부산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역사교실을 여는 등 일제 만행을 알리는 산 교육장 역할을 해왔습니다.
김문숙 (87세) / 부산 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장
"항의하는 장소가 있어야 되겠다 싶어서 역사관을 열었는데 10명의 할머니들을 데리고 오고가고 6년을 재판하고 나니까 운영할 돈이 전혀 없어져서…"
김문숙 회장은 20여년 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피해자 소송을 진행할 때도 천만원이 넘는 비행기 값을 사비로 흔쾌히 낸 바 있습니다.
민족과 여성 역사관이 처음 경영위기를 맞은 것은 개관 8년 째인 지난 2012년이었습니다.
월세 95만원과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월세가 밀리고 경영이 어려워지자 역사관을 돕자는 전국적인 모금운동으로 1차 폐간위기를 간신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김문숙 (87세) / 부산 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장
"재작년부터 재정적으로 너무 곤란이 와서 그만두려고 했습니다. 그랬는데 전 국민이 모금을 해주고 격려를 해줘서 다시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관을 다시 운영할 수 있게 됐다는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부산시로부터의 역사관 월세와 취업준비생 인턴 1명의 지원만으로는 운영이 다시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역사관 운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전력과 수도 요금 등 한달 40만 원 정도의 운영빕니다.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는 부산 유일의 일본 위안부 자료관, '민족과 여성 역사관' 한 어르신의 집념과 의지, 사비로 지금까지 근근히 운영을 해올 수 있었지만 앞으로 얼마나 문을 더 열 수 있을지 걱정이 큽니다.
김문숙 (87세) / 부산 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장
"너무 운영하기가 어려워지니깐 전기세 같은 것도 부담이 돼서 관람하는 분이 없을 때는 언제든지 꺼놓고 누가 오시면 켜고 그렇게 하고있습니다."
역사관의 불빛이 꺼지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국민리포트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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