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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백자 재현 40년, 도예 명장 임항택
등록일 : 20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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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선 도자기 중 맑은 붉은색이 돋보이는 ‘진사백자’는 발색이 어려워 그 맥이 끊어졌는데요.

끊어진 맥을 잇기 위해 40여 년 동안 진사백자 재현에 힘쏟고 있는 한 장인이 있습니다.

여>

도예 명장, 항산 임항택 선생이 바로 그분인데요.

김순아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경기도 이천 도자기 명장 항산 임항택 선생의 전통가마에 시뻘건 불꽃이 넘실댑니다.

섭씨 1300도 정도를 유지하가 위해 불길을 살피는 장인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불색깔을 꼼꼼히 살피며 소나무 장작을 지피고 또 지핍니다.

불을 지핀지 스물 네시간.

전통가마 주변은 온통 검은 연기로 뒤덮였지만 불을 지피는 장인의 손길은 쉴 겨를이 없습니다.

지난 1975년 이천에서 도예계에 첫 발을 내딛은 도예가 임항택은 40여 년 동안 조선 진사백자 재현에 힘을 쏟은 끝에 지난 2004년 정부로부터 ‘도예부문 명장(名匠)’ 칭호를 받았습니다.

임항택 명장은 12세기 고려청자 전성시대에 가장 찬란했던 진사청자는 고려왕조 몰락으로 사라졌다가 400년 뒤인 조선조 후기에 다시 진사백자로 꽃을 피우게 됐다고 말합니다.

임항택 / 도예 명장

"붉은 색이 내기 힘들고 찾아내기 힘들어서 제가 여기 처음 공부하러 왔을 때도 빨강색을 보고 깜짝 놀랐거든요. 이렇게 아름다운 영롱한 색깔이 있을 수 있을까…"

임 명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재래식 전통 장작가마만을 고집합니다.

선홍색 투명 진사색은 전통방식 외에 발색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임항택 / 도예 명장

"진사색은 바로 동을 가지고 환원불에서 알맞게, 두께를 백료를 칠해서 또는 청자 유약을 칠해서 내면 그 속에서 아주 붉고 아름다운 맑은 색으로 변하거든요. 그걸 우리는 진사라 그러죠. 그것을 찾아서 35년, 40년동안 거의 헤매고 있는 겁니다."

진사백자는 붉은 안료인 진사로 밑그림이 그려진 도자기를 가마에 넣은 뒤 섭씨 1300도 고온 속에서 아주 까다로운 불의 심판을 받아야만 탄생됩니다.

전통 재래식 가마에 장작불을 지핀지 7일째인 오늘은 가마를 헐고 작품을 꺼내는 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가마입구를 막아 놓았던 황토벽돌을 조심스럽게 깨뜨립니다.

도공의 혼이 담긴 백자들이 하나둘 그 모습을 드러내자 이날을 기다려왔던 관람객들의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호리병부터 항아리까지 수백점의 자기들이 은은한 빛과 오묘한 색채로 그 신비스런 모습을 뽑냅니다.

덜 구워져 공기가 들어가거나 불이 맞지 않아 완성도에 미치지 못한 작품은 망치로 가차없이 깨어집니다.

불과 장인의 심판을 거친 작품들만이 오롯이 진사백자로서의 탄생의 기쁨을 누립니다.

전통 문화의 맥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요즘.

조선 진사백자의 맥을 재현하는데 한평생을 바쳐온 임항택 명장의 외골 장인정신은 푸른하늘보다 높고 소나무보다 더 고결해 보입니다.

국민리포트 김순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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