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이 인도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세운 작은 기둥을 '볼라드'라고 합니다.
하지만 법정 규격을 어긴 채 무분별하게 방치돼 있어서 시민들이 오히려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양호정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최근 인도를 걷다 볼라드에 걸려 넘어진 대학생 서상민씨는 인대가 늘어나 깁스를 했습니다.
인터뷰> 서상민 / 볼라드 피해자
"지나가다가 미처 볼라드를 확인하지 못하고 다리에 걸려가지고 넘어지면서…"
교통 약자 이동 편의 증진법을 보면 볼라드는 높이 80~100cm, 지름 10~20cm의 규격에 1.5m의 간격으로 설치되어야 하고,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시에 설치된 볼라드의 약 38%는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이승훈 변호사
"민법 758조에 그런 규정이 되어있고 이런 것에 따라서 볼라드와 같은 공적물을 설치, 보존하는 지자체라든가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50대 김모 씨는 한강둔치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볼라드에 걸려 넘어져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상해를 입은 뒤 지자체를 상대로 소송을 내 배상판결을 받았습니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볼라드가 오히려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걸림돌로 바뀐 것입니다.
이처럼 규격에 맞지 않는 볼라드는 보행에 불편을 겪는 장애인들에게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인터뷰> 나병택 소장 /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리석 볼라드가 세워져있으면 특히 무릎 아래쪽 높이의 볼라드 높이 같은 경우는 저희는 여지 없이 넘어질 수 밖에 없는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이 판결문은 장애인 권익문제연구소가 지난해 10월 안산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배상판결을 받은 내용입니다.
인터뷰> 김강원 팀장 / 장애우 권익문제연구소
"높이가 굉장히 낮았어요. 발목정도 위치까지 밖에 오지 않았고 단단한 석재로 돼 있었어요. 그리고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설치하도록 되어있는 반사 도로같이 눈에 잘 띄게 하는 조치들도 안되어 있어서 시각장애가 있으신 이 분이 미처 볼라드를 감지하지 못하시고 넘어지셨어요. 그래서 손목이 골절되는 골절상을 입으셨고…"
서울시는 현재 볼라드 관리가 각 지자체의 책임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전화녹취> 천주영 주무관 / 서울시 교통운영과
*말자막
"지금 그거는 저희가 알 수 없는 게 저희가 25개 자치구에 저희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요. 자치구에서 자치예산을 받아가지고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현장멘트>
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부 볼라드는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보여주는 한 예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조속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국민리포트 양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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