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패션이 만나면 어떤 예술적 감흥을 우리에게 줄 수 있을까요.
디자이너와 미술작가의 협업을 잘 보여주는 이색적인 전시회가 경기도 성남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진은선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패션을 입은 미술, 미술을 입은 패션을 보여주는 전시장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현대미술과 패션'전이 열리고 있는 경기도 성남 아트센터 큐브미술관의 진기한 풍경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4명의 작가와 4명의 디자이너가 각각 만나 공통된 주제를 서로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낸 협업작품들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민재홍 대리 / 큐브미술관 전시기획부
"이번 전시회 같은 경우에는 단지 크로스돼 있는 작가들의 양상만 보여주는 게 아니고 현재 서로가 서로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다양한 모습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퍼포먼스라는 주제를 함께 풀어낸 채규인 디자이너와 전미래 행위예술가의 협업 작품입니다.
걸려있는 자켓은 일반 사람들이 입는 옷보다 5배나 큽니다.
전미래 작가는 이 자켓을 입고 천정에 있는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퍼포먼스를 폅니다.
큰 옷에 파묻혀 끌려가는 모습이 체형이나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유행하는 패션만 따라가는 현대인들을 꼬집고 있습니다.
최수 / 경기도 수원시
"미술과 패션이 이렇게 참신하게 만나서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성연주 작가는 단호박, 가지, 돗나물, 바나나, 부추와 같은 식재료들을 이용해 옷의 형태를 만들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옷의 형태는 갖추고 있지만 옷의 기능은 못하고 있는 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런웨이를 공통주제로 선택한 이상봉디자이너와 장승효작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입니다.
'하늘로 가는 길'이라는 부제에 맞게 부활의 의미를 담고 있는 나비 위주로 꾸며졌습니다.
단청색으로 표현된 나비 모습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디자이너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장승효작가는 이상봉 디자이너가 지금까지 제작해온 컬렉션들을 콜라주 기법을 이용해 12m 길이의 런웨이 조형 내부에 담아냈습니다.
김명희 / 경기도 부천시
"아이들과 방학 맞이해서 왔는데요. 미술이랑 패션을 접목시켰다고 해서 볼거리가 될 것 같아서 왔는데 아이들도 좋아하고 색다른 경험이 된 것 같아요. 참 좋네요."
이밖에도 1세대 슈즈디자이너 이보현, 자신을 달력에 등장하는 핀업걸로 등장시킨 '캘린더걸' 시리즈를 만든 낸시랭, 작가 자신이 옷 벗는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캔버스에 옮겨 그린 임주연 작가 등 패션과 미술의 상호영향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끕니다.
이번 전시회는 현대미술이 우리의 삶과 생활, 일상으로부터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진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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