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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에 가을의 전령이 찾아들었습니다.
해바라기는 씨앗의 무게에 고개를 숙였고 알이 꽉찬 옥수수가 탐스럽게 익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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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중턱까지 내려앉은 가을은 산자락을 타고 빠르게 아랫마을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정현교 국민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사내용]
대관령 중턱에 터를 잡은 가을이 설익은 가을옷을 차려입고 나들이에 나섰다 녹색을 고집하는 여름의 끝자락과 마주치자 머쓱한 표정입니다.
가파른 벼랑을 보라색 꽃으로 치장하던 칡넝쿨도 어느새 씨앗을 품었습니다.
점점 짧아지는 햇살에 막바지 꿀 따기에 나선 벌들은 마음이 한결 바쁩니다.
한낮에도 옷소매를 파고드는 산등성의 서늘함에 대관령을 찾은 관광객들은 어리둥절한 모습입니다.
김승현 / 경북 안동시
"대관령에 오니까 벌써 가을이 왔네요. 이런 그늘에 있으면 서늘하기도 하고 저녁엔 추울 것 같아요."
여름 내내 해를 쫓던 해바라기는 어느새 익어버린 씨앗의 무게에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지난봄 향기를 선사하던 아카시아도 열매를 품었습니다.
뒤늦게 수확된 고추가 햇볕에 널려져 태양초로 익어가고 고랭지 양파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돕굽니다.
미처 따지 못한 오이는 누렇게 늙어버렸습니다.
김명천 / 강원도 평창군
"아침저녁으로 날씨는 추운데 농사는 무척 잘 됐는데 시세가 없어 큰일입니다."
얼갈이 여름 채소가 트럭에 실려 언덕을 내려가고 그 빈자리는 김장 채소에 차지합니다.
농부가 땀 흘려 가꾼 수수도 벌써 누렇게 익어 수확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근 수수밭은 얄미운 새들이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들지만 일손이 모자란 농가는 밭에 눌러앉아 쫓을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탐스럽게 익은 이 수수는 참새가 아주 좋아하는 먹입니다.
농민들은 달려드는 참새를 이렇게 반짝이는 줄로 쫓고 있습니다.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던 조와 그 옆의 기장도 씨앗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높아지는 하늘만큼 가을이 성큼 가까워지면서 수확을 서둘러야 하는 산촌 사람들은 달리는 일손에 쫓겨 짧아져가는 하루해가 아쉽습니다.
국민리포트 정현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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