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들이 말 대신 표정과 춤 연기로 구성된 수화 뮤지컬을 서울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 올려 화제입니다.
박세정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배우들이 무대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공연을 펼칩니다.
언뜻 보아 여느 뮤지컬과 다름없습니다.
무대 한쪽을 보니 자막으로 대사가 나옵니다.
음악과 노래는 녹음으로, 배우들의 대사는 선생님들이 대신해줍니다.
공연 중인 이들은 서울 시립 서대문 농아인 복지관 수화 공연 배우들입니다.
이번에 청각장애인 극단 '난파'가 무대에 올린 수화 뮤지컬 작품은 '달의 소녀'입니다.
인터뷰> 김형진 과장 / 서대문농아인복지관 운영지원팀
"많은 사람들에게 청각장애인들도 수화뮤지컬을 통해 충분히 즐길 수 있고 또한 음악을 통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인식개선 차원에서 이런 공연을 하게 됐습니다."
지난 7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청각 장애인 연출가로부터 넉 달 동안 안무와 춤을 교육받았습니다.
뮤지컬 작품 '달의 소녀'는 배우들의 수화와 댄스 등 비언어적인 소통을 활용하는 넌버벌 퍼포먼스로 구성됐습니다.
인터뷰> 이재란(32) 연출가 / 주인공 '하란'역
"처음 가르쳤기 때문에 정말로 힘든 과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가르쳤고 농아인들과 박자 그런 것들을 저도 금방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 보람을 가지고 연습에 임하게 됐고.."
이 작품은 비장애인 안무가 아버지와 무용전공인 어머니 사이에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주인공 '하란'이 춤에 재능을 보이면서 소원해졌던 부모 사이를 다시 가깝게 이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배우들이 말 대신 몸과 표정으로 하는 진솔한 연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듭니다.
인터뷰> 김민영(45)/ 창작수화뮤지컬 '달의 소녀' 배우
"음향이랑 이런 것을 맞추는 것이 매우 힘들었습니다. 열심히 반복하다 보니까 점점 제가 변하는 것들을 많이 느꼈고 발전되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인터뷰> 소영숙 / 서울 금천구 독산로
"수화로 뮤지컬을 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까 처음에는 궁금했는데요. 보고나니까 여유롭고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그런 뮤지컬이었어요."
이틀에 걸친 세 차례 공연에 350여 명이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공연 관람 수입은 청각장애인 배우 양성사업에 사용됩니다. 청각장애인들로 구성된 극단 '난파'는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새로운 수화 창작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박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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