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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배달하는 느린 우체통
등록일 :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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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우체통은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지금도 6개월이나 1년 뒤에 추억을 담은 편지를 배달해주는 이른바 '느린 우체통'이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배석원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북악스카이웨입니다.

이곳에는 2년 전에 '느린 우체통'이 설치돼 북악스카이웨이의 풍광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려는 연인들로 1년 만에 2천500여 통의 손 편지가 쌓일 정도로 인기였지만 현재는 팔각정 입찰문제 등의 사정으로 잠시 우체통 문이 닫혔습니다.

인터뷰> 장광기(25) / 인천시 남동구 (중앙 자막노)

"인천에서 북악스카이웨이에 와서 우체통 체험을 하려고 왔는데 운행이 중단돼서 많이 아쉽네요. 와서 좋은 추억 남기려고 했는데 개선돼서 운영했으면 좋겠네요."

이곳 북악스카이웨이를 찾은 사람들은 1년 뒤에 편지를 받아볼 수 있는 느린 우체통이 잠시 중단됐다는 소식에 아쉬움 속에 사진으로 추억을 남겼습니다.

강원도 경포해변에도 일반 우체통보다 큰 2.5m 크기의 느린 우체통이 눈에 띱니다.

'이 편지는 추억의 느린 편지로 1년 후에 도착하는 우편입니다'라는 설명이 쓰여졌습니다.

올해를 마무리하면서 제게 쓴 편지입니다.

이제 이 편지는 1년 뒤에 발송됩니다.

경포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은 당시의 감성을 서로 간직하자는 취지로 올해의 마지막 추억을 남기려고 친지 등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손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숙(50)/ 대전시 (우 자막노)

"저희는 대전에서 우리 사랑하는 친구들하고 놀러왔구요. 여기 와보니까 우체통이 1년 뒤에 편지가 간다고 해서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지금 사랑하는 가족들한테 편지를 썼구요."

이곳 느린 우체통에는 작년 여름 설치된 이후 1년간 만 9천여 장의 엽서가 보내졌고 지금까지 2만 3천 장의 우편물이 몰리고 있습니다.

엽서나 우표를 따로 준비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체통 서랍에는 오죽헌, 경포호, 선교장 등 강릉의 주요명소인 8곳의 그림엽서가 가득 들어 있고 우표 값은 강릉시가 내 줍니다.

인터뷰> 최윤선/ 강릉시청 관광과 주무관

"추억의 느린 우체통은 피서객들로 하여금 유년 시절 아련한 손편지의 어떤 향수를 자극하고 피서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제작됐습니다."

느린 우체통은 추억의 감성을 6개월이나 1년 뒤에 되살릴 수 있도록 지난 2009년 영종대교에 처음 설치된 이래 제주 올레길에서부터 신안군 가거도, 청산도 등 전국 관광명소 50곳에 자리 잡아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손으로 쓰는 편지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

1년 뒤에 보내지는 손 편지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추억의 다리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배석원 입니다.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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