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차에 치여 1년에 희생되는 동물들이 얼마나 되는지 아시나요?
우리나라에서만 한해 2천 마리가 넘는다고 합니다.
'로드킬'로 희생된 동물들을 애도하는 이색적인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진정윤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사내용]
자동차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 건널목.
도로 한가운데 차에 치인 흰 개를 점박이 개가 지키고 있습니다.
몸을 핥으며 깨우려 애를 쓰지만 쓰러진 친구는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지난 5년간 고속도로에서 희생된 동물은 만 819마리.
이 가운데는 고라니의 수가 천78마리로 가장 많았고, 너구리 천88마리, 그리고 멸종 위기인 삵도 113마리나 됐습니다.
이같은 로드킬 현실을 작품전시를 통해 애도하는 이색 전시회가 경기도 수원 미술관에서 열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만장 로드킬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제사의식의 전시형태로 꾸며진 이번 전시에는 3명의 작가가 참여했습니다.
장례행렬 때 뒤따르는 만장들이 줄줄이 내 결려 있습니다.
만장에는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글 대신 로드킬로 희생된 동물들을 슬퍼하고 애도하는 글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죽어서나마 행복하게 뛰어놀 수 있는 보금자리를 '관'의 모양으로 표현했습니다.
도로 위에서 분해돼 사라져 가는 동물들의 처참한 모습을 형상화해 아름다움과 잔인함을 함께 표현했습니다.
인터뷰> 김상미 큐레이터 / 수원미술전시관
"동물들이 길 위에서 풍장을 당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세 작가들이 이러한 경우들을 다시금 전시를 통해서 애도하고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기 위해서 전시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전시장을 둘러본 관람객들은 인간 중심으로 이뤄진 개발로 희생된 동물들의 생명도 우리 목숨 못지않게 소중하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습니다.
인터뷰> 이왕용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물들이 자연 속에 살다가 인간이 만들어 놓은 건축물에 내려와서 자동차에 치여 죽거나 하니까 그것들이 너무 안타까운데 이런 전시가 많이 열려서 사람들이 그걸 많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생명의 소중함을.."
이번 전시는 인간과 동물과 공생하고 상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져줬습니다.
국민리포트 진정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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