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하면 소그림이 머리에 떠오르실텐데요.
국민화가 이중섭이 1950년대에 담배 은박지에 그린 은지화 3점이 60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고은비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국민 화가 이중섭이 그린 은지화와 편지화가 전시되고 있는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입니다.
'이중섭의 사랑, 가족'이란 주제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괌심을 끌고 있는 작품들은 담뱃갑 은박지에 그린 그림인 은지화 3점과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은 편지화 20여 점입니다.
은지화 3점은 60년 만에 편지화들은 이번에 처음 공개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은정 / 현대화랑 전시기획자
"이중섭 작가하면 보통 힘찬 소의 이미지를 많이들 떠올리시는데요. 정작 그 작품 속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저희 현대화랑 전시에서는 이중섭 작가의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담은 작품들 위주로 전시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은지화에는 복숭아 밭에서 노는 아이들 낙원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 나온 은지화 3점은 지난 1955년 당시 주한 미국대사관 문정관 아서 맥타가트 씨가 구입해 뉴욕 현대미술관에 기증했던 작품들입니다.
이중섭은 오산학교 시절부터 이미지가 떠오를 때 담뱃값 속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은지화는 은박지에 연필이나 철필 끝으로 눌러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수채나 유채를 칠해 물감이 마르기 전에 헝겊으로 닦아내 색이 스며들게 해 제작됩니다.
인터뷰> 성강원 / 경기도 부천시
"이중섭 작가님의 그림은 도화지 보다 은박지에 그려서 더 특별하고 의미있는 그림인 것 같습니다."
함께 공개되는 20여 점의 편지화들은 한국전쟁으로 아내와 자녀를 일본으로 보낸 뒤 작성된 작품들입니다.
그림과 함께 일본어로 쓴 편지들에는 이곳 저곳 절절한 가족사랑이 넘쳐 납니다.
이 편지에는 아내를 부르며 '하루라도 빨리 함께 살고 싶소' 라는 애절한 사연이 담겨 있고 자녀에게 보낸 편지에는 아빠는 닷새간 감기에 걸려 누워 있었다며 '열심히 그림을 그려 팔아 선물을 잔뜩 사갈 테니 건강하게 기다리라'는 애틋한 자녀사랑도 엿보입니다.
편지 귀퉁이에 어린 두 아들을 위해 익살스런 그림을 그려넣은 편지도 눈길을 끕니다.
국민화가 이중섭의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담은 이번 전시는 2월 22일까지 계속됩니다.
국민리포트 고은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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