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로 평생 고통스러운 삶을 살면서도 절약해 모은 돈과 재산 등 1억 7천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해 큰 감동을 준 고 황금자 할머니의 1주기 추모식이 최근 열렸습니다.
박세정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사내용]
폐지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고 세상을 떠난 고 황금자 위안부 할머니 1주기 추모식이 열리고 있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겸재정선 미술관입니다.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분위기 때문인지 추모식장이 엄숙합니다.
본격적인 추모식에 앞서 고인의 기부로 조성된 장학금이 대학생 4명에게 200만 원씩 전달됐습니다.
인터뷰> 장혜연 장학금 수혜자/ 고려대 1학년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 어려운 환경에서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장학금 주셨는데 이렇게 돌아가신 후에도 장학금 주신 것 감사하고요. 할머니가 원하는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게 주라고 하신 말씀을 잘 받들도록 하겠습니다."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각계인사들의 추모사가 이어지면서 추모식장은 한층 숙연해졌습니다.
1년 전 91세의 나이로 떠난 황 할머니는 생전에 정부 보조금을 절약하고 폐지로 모은 돈 1억 원과 사후에 재산 기부 7천만 원 등 모두 1억 7천만 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아 큰 감동을 안겨줬습니다.
예인 스토리의 대금산조가 할머니의 외롭고 힘들었던 지난날을 위로하듯 추모식에 애잔하게 울려퍼집니다.
서울 강서구는 '아낌없이 주고 날아간 나비'란 제목으로 황금자 할머니 추모 기획전도 마련했습니다.
인터뷰> 이영주 / 강서구 문화체육과 기획팀
"전시를 통해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바로 알고 황 할머니가 우리에게 주신 진정한 기부와 감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자리가 됐으면 합니다."
1부 '전쟁, 소녀를 짓밟다' 에서는 황금자 할머니를 비롯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를 여성 작가들의 시선으로 담아낸 2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됐습니다.
2부 '기부, 가슴에 맺힌 한을 장학금으로 내어 놓다'에서는 황 할머니가 폐지를 모아 전 재산을 기부한 사연과 유언장, 통장 등이 공개돼 눈길을 끕니다.
'이별, 구민들의 애도 속에 나비 되어 날아가다'라는 제목의 3부는 환청에 시달리며 작은 소리에도 놀라 고생하던 할머니가 생을 마감한 뒤 최초로 치룬 강서구민장과 할머니의 일대기를 담은 영상과 사진으로 꾸며졌습니다.
평생 아꼈던 국민훈장 동백장과 시상식 때 입었던 고운 한복, 할머니의 손때가 묻은 쌀 단지, 묵주 등 50여 점의 유품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인터뷰> 임정은 (42) / 서울 강서구 방화대로
"황금자 할머님께서 고통받고 힘들게 사셨다는 게 가슴 아프고요. 돌아가시기 전에라도 관심 갖고 인사드렸었으면 좋았는데.."
서울 강서구는 황금자 할머니 1주기와 광복 70주년에 맞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 1억 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위안부 피해자로 살아계신 할머니는 전국에 54명이 있습니다.
황금자 할머니의 추모기획전은 2월 22일까지 계속됩니다.
국민리포트 박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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