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이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든 故 백남준의 예술적 감각과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작품전이 그의 서거 9주기에 맞춰 서울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손준수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전 'W3'가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백남준의 미래 예측과 아이디어, 미학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 12점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시 작품들은 30년 가까이 백남준의 손으로 활동한 이정성 씨가 설치를 맡았습니다.
인터뷰> 이정성 대표/ 아트마스타
"1988년도 올림픽 기념해서 과천 현대미술관의 다다익선을 선생님하고 저하고 제일 첫 작업으로 시작해서 돌아가실 때까지 제가 선생님을 보좌해서 작품을 만들었고 또 돌아가신 후에는 지금 보시다시피 이런 전시를 설치도 하고 수리도 하고 작품 카탈로그를 만드는 등 전반적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백남준이 1963년 생애 첫 개인전을 열었을 때 전시됐던 작품입니다.
텔레비전 브라운관을 캔버스로 삼아 만든 이작품은 전자파동으로 화면을 변동시켜 소리를 이미지로 표현했습니다.
백남준이 자신의 작품과 삶에 크게 영향을 준 아방가르드 첼리스트 샬롯 무어만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작품입니다.
한가운데 사람의 얼굴 형상을 한 첼로 위로 11개 모니터에 샬롯의 퍼포먼스 장면이 눈길을 끕니다.
모니터 위를 둘러싸고 있는 전선들은 무당이 굿할 때 입는 의상을 암시합니다.
샤머니즘에 관심이 많았던 백남준에게 암 투병의 고통 속에서 모르핀 주사를 맞고 그녀가 선보인 마지막 퍼포먼스는 마치 신들린 무당의 굿판처럼 다가옵니다.
무한대를 상징하는 기호모양으로 벽에 걸린 이 작품은 'W3'입니다.
'W3'는 월드 와이드 웹 즉 인터넷을 뜻합니다.
20분 가량의 영상을 일초 간격으로 옆 모니터에 전달해 현재의 초고속 통신을 표현했습니다.
백남준은 인터넷 개념이 생기기도 전인 지난 1974년 '전자 초고속도로'란 제목으로 이 작품을 구상해 록펠러재단에 제출했다가 거절 당한 뒤 1994년 이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인터뷰> 김대호(28) / 서울 강남구 도곡로
"평소 책에서만 보던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과 여러 가지 사상들을 직접 와서 보게 되니깐 정말 좋았던 거 같고 여러 가지 선생님의 생각을 잘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습니다."
1월 29일은 그의 9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경기도 용인 백남준 아트센터에서도 때맞춰 '백남준 추모 9주기' 전을 여는 등 백남준을 재조명하는 바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고재 갤러리의 'w3'전은 오는 3월 15일까지 계속됩니다.
국민리포트 손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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