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암 이응노 미공개 드로잉전'을 비롯해 '외국인이 본 근대풍물화전' '박수근 드로잉전' 등 '가나아트 콜렉션' 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나인사아틉니다.
고암 이응노 미공개 드로잉전에는 1930년대에서 50년대까지 서울 도심 풍경과 남대문시장 뒷골목 등 우리나라 근현대 생활풍경을 담은 드로잉 400여 점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시장 통에 한 아낙이 가마솥을 걸어두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골 장터의 국밥집이 사실적으로 표현됐습니다.
폭격으로 반쯤 부서진 담벼락과 연기가 치솟는 건물에서 전쟁의 참혹함이 느껴집니다.
한국전쟁 당시 폭격피해를 본 조선 호텔 주변을 그린 이 작품은 서울 도심의 모습을 그린 몇 안 되는 그림 중 하납니다.
동양화의 전통 위에 현대적 감각을 덧입힌 고암 선생의 드로잉작품들은 프랑스 유학 길에 오르기 전에 제작한 것들로 동양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작가의 궤적을 잘 엿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진정숙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제가 56년에 태어났는데요. 그 이전의 작품들을 이렇게 잘 보존하고 그 작품들을 지금 저희들이 보고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서양문물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인 20세기 초 한국의 풍물을 판화로 담은 '외국인이 본 근대 풍물화전'도 이채롭습니다.
곰바위를 쓴 아이와 엄마가 설날 아침 궁궐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장난감을 든 아이는 추위도 아랑곳 없이 즐겁기만 합니다.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함으로 한국의 풍물을 묘사한 엘리자베스 키스의 작품들은 마치 관광 사진첩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젖가슴을 드러낸 채 장사하는 고단한 아낙들의 모습을 그린 윌리 세일러의 이 작품은 사실적이고 치밀한 묘사로 생동감이 넘칩니다.
인터뷰> 김예은 / 의정부 가능초 5학년
"그림이 굉장히 감명 깊고 우리나라에 이런 그림이 있었구나 생각이 들었고 이런 그림을 꼭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1982년 서울미술관 첫 전시 후 30여 년 만에 공개되는 박수근의 드로잉 작품 35점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끕니다.
시장 사람들, 빨래터의 아낙네들, 아이를 업은 여인 등 평범한 소시민과 한국인의 생활상이 단순한 형태와 선, 투박하고 거친 질감과 모노톤의 색채 속에 잘 담겨 있습니다.
또한 마치 동화책의 삽화나 우화에 쓰일 법한 동물 드로잉 등은 또 다른 박수근의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INT> 김현경/ 가나인사아트센터 큐레이터
"이번 전시를 통해서 근대 격변기를 거치면서 예술 특히 미술에서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고 새로운 서구양식을 수용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장멘트>
70~80년 전 서울의 생활상을 드로잉과 판화로 잘 보여주는 이번 전시회는 다음달 1일 까지 계속됩니다.
국민리포트 최영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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