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책방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먼지 끼고 빛바랜 책들, 그리고 정적인 분위기 등이 우선 떠오르실텐데요
서울 응암동에 한 헌책방의 경우 주인이 읽어본 책만 팔면서 가끔씩은 책방을 문화공간으로도 변신시켜 화제입니다.
신지수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곳곳에 배치된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언뜻 카페처럼 보이는 이곳은 헌책방입니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 뒷골목 지하에 자리잡은 이 책방의 이름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입니다.
책방 이름도 특이하지만 정작 이곳이 다른 책방들과 다른 점은 책방 주인이 읽어본 책만 판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는 책방주인과 손님이 책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20평 남짓한 공간에 진열된 책들은 3천여 권에 이릅니다.
한 가운데엔 6명이 앉아 읽을 수 있는 큰 책상과 조그만 책상들, 그리고 작은 무대와 스크린도 갖춰져 있습니다.
이 헌책방은 서가배열 또한 남다릅니다.
손님들이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찾는 인문학서적은 눈에 잘 띄는 책방 입구 쪽에 배열했습니다.
그때그때 손님들의 관심사가 바뀔 때마다 책의 진열 또한 바뀝니다.
2007년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장소가 외진 곳에 있어 찾는 손님이 거의 없었지만 책방주인의 친절한 책 설명과 독서모임과 문화공연으로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차츰 단골손님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윤성근/'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대표
"독서모임도 하고 있고 여튼 뭐 여러 가지 책으로 엮을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해볼 수 있는 그런 재밌는 공간입니다."
인터뷰> 최동훈 / 서울 은평구 은평로
"독서모임 사람들은 완벽한 타인이잖아요. 그래서 이야기를 사적인 이해관계 없이 편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또 책 읽는 사람이 이해하는 폭이 넓어서 서로 대화하기가 굉장히 편하고 좋거든요. 그런 이유에서 하고 있죠."
단골 손님이 지방까지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절판되거나 구하기 어려운 책도 수소문해서 찾아주는 역할도 합니다.
인터뷰> 윤성근 /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대표
"책을 찾을 때 어떤 사연이 있는 경우, 그런 경우에 제가 조금 들어보고 사연이 조금 괜찮다 싶은 경우에 정말 뜻 깊은 사연이 있다 그런 경우에 책을 찾아드리고 있어요."
손님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독서 취미를 같이하는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까지 맡고 있는 이 헌책방은 대형서점과의 경쟁에서 소형서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읽어 본 책만 파는 헌책방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독특하고 특화된 전략으로 서점 경영의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신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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