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북한 소식을 살펴보는 북한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은 김경아 기자와 함께 합니다.
어서오세요.
'남남북녀'라는 말이 있는데요.
남자는 남부지방 남자가 잘났고 여자는 북부지방 여자가 잘났다는 뜻인데, 북한판 엄친딸들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요?
기자>
네. 북한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인기처녀' 동영상이 국내외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제작한 이 영상에는 에어로빅 강사와 영어교수, 교통경찰, 의사, 발명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북한 여성들이 등장합니다.
준비한 화면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조선신보는 작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인기처녀'라는 제목의 영상물 10개를 시리즈로 공개했는데요.
3~4분 분량의 영상에는 각각 다른 직업을 가진 20대 여성들이 등장합니다.
자막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하고 자연스러운 대화 분위기로 진행된 인터뷰를 실어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인기처녀 2편에 소개된 에어로빅 강사의 모습인데요.
인터뷰 내용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진아 / 금릉운동관 율동운동 보급원
"몸이 날씬해지고 유연해지고 저녁이라서 손님들이,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오십니다. 사무실에서 부종오고... 걷지 못하고 하던 사람들도 몸이 부은 게 다 내리고 건강해진다고 유연성도 풀리고 가면 좋다고 합니다"
스튜디오, 기자>
이 영상들을 보면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그동안 접해온 북한의 영상들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느끼실텐데요.
앵커>
네. 출연자들이 전혀 딱딱한 느낌이 없고 자유로워 보이고요.
정말 북한에서 만든 영상이 맞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기존의 북한 영상들과 비교해보면 굉장히 다양한 편집 기술이 사용됐고, 배경음악과 효과음, 자막 등을 이용해 지루하지 않도록 구성이 돼있습니다.
또 각 영상의 주인공이 다음 영상 출연자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예고편을 만든 것도 눈에 띄는데요.
과거 조선중앙TV에서는 모란봉 악단의 공연 중 솔로 무대가 있더라도 개인 연주가나 가수의 이름을 자막으로 명시하지 않을 정도로 지도부 외의 개인의 이름을 소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부터 각 개인의 이름을 자막으로 처리하기 시작했고, '인기처녀' 시리즈에선 개성있는 개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소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도 이상형이 무엇인지, 취미는 무엇인지 개인적인 내용들도 포함돼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김은정 / 평양 컴퓨터기술대학 교원
"제 취미는 책읽기...책 읽는 걸 좋아하고 그 다음에 노래 듣기를 좋아합니다. 음악듣기...어릴 때는 보천보전자악단 노래를 굉장히 좋아해서 노래배우가 되고 싶어하던 희망도 있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류정혜 / 교통보안원
"애인은 아직 없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진실하고 정직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인물 체격은 좀 있는 사람을 그려보곤했답니다."
조선신보가 이처럼 개인을 앞세운 영상을 제작한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북한 체제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능력있고 미모도 빼어난 여성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인기처녀 시리즈도 결국 북한의 체제 선전물인데요.
금릉운동관은 여느 스포츠센터 못지않은 시설과 기구들을 갖추고 있고, 옥류아동병원의 병실은 깨끗하고 아이들을 위한 각종 장난감도 놓여있습니다.
교통경찰이 서 있는 평양 거리는 높은 빌딩으로 둘러쌓여있고 고급 승용차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는데요.
이처럼 평양 시내의 발전상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또 출연자들의 인터뷰에서도 자연스럽게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김경혜 / 중구역 대동문유치원 교양원
"위대한 장군님을 가장 가까이 모시고 사는 우리 평양에는 저런 재간둥이들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안고 제가 교양원이 되어서 재간둥이들을 키워 위대한 장군님께 기쁨을 드릴 마음을 안고 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튜디오, 기자>
정밀하게 계산된 카메라 앵글과 내용에서 북한의 의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시대의 흐름에 맞게 북한의 체제 선전 방식도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북한에서 국제관광 사업 활성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평양 순안공항이 새단장을 마치고 곧 정식 개장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면세점과 요리점 등의 시설을 갖추고 외국인 관광객 끌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완공단계에 이른 평양 순안국제공항 2청사 공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지난달에 보도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당시 각종 시설과 디자인 등을 국제적 기준과 세계적 추세에 맞게 갖출 것을 강조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잠시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TV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상품진열대와 가구도 세계적 수준에서 영도에 맞게 질적으로 제작하여 배치하고 상품진열을 예술적으로 잘하며 항공역사 영업 봉사를 국제적 기준에서 할 수 있게..."
순안공항 제2청사의 내부 시설들을 살펴보면, 우선 면세점 간판들이 눈에 띕니다.
가방과 시계 등 광고물이 곳곳에 붙어있고, 개성고려인삼차 등 특산품 상점도 설치됐습니다.
아시아요리 전문점과 유럽요리 전문점 등 다양한 식당 시설도 보입니다.
북한은 또 대형 여행사도 추가로 설립했는데요.
지난 1월 평양에 설립된 평양고려국제관광사가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10개국에 지사를 두고 활발하게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기자>
북한은 작년부터 평양 마라톤대회에 외국인의 참가를 허용하는 등 김정은 체제 이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데요.
국제공항 새단장과 대형 국제여행사 설립도 결국 외화벌이를 위한 의도로 분석됩니다.
앵커>
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국제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은데요.
이런 외화벌이보다 국제사회와의 대화에 심혈을 기울이기를 바라겠습니다.
김경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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