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관 위기에 내몰린 대학로의 한 소극장이 감동의 인터넷 후기로 되살아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연극팬들의 마음을 움직인 감동적인 사연, 강현빈 국민기자가 소개해 드립니다.
서울 대학로 골목길에 자리 잡은 아담한 소극장 앞입니다.
공연 시작 한 시간 전이지만 매표소 앞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연극 '손순 아이를 묻다'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연극이 시작되자 객석 100여 좌석이 거의 관객들로 찼습니다.
연극 '손순 아이를 묻다'는 과일장수 '손순'이 치매에 걸린 노모와 장애로 고통받는 아들 '유하'를 돌보며 겪는 고통스런 현실을 그린 작품입니다.
남>"유하 죽이자고!"
여>"미쳤어요?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말이에요?
유하 당신 아들이에요 아들!"
아들>"살려주세요! 아빠 죽기 싫어!"
연극이 절정에 이르자 관객들의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연극이 끝나고 객석에서는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에 뜨거운 박수세례가 쏟아집니다.
인터뷰> 김소영 / 서울 노원구
"현실이나 제 가치관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계기였고 좋은 극이어서 다른 제 지인들이나 부모님께도 꼭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삼국유사에 실린 효자 '손순'의 일화를 현대에 맞게 각색한 이 작품은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이 극장은 관객이 들지 않아 문 닫을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무엇이 이 같은 놀라운 반전, 기적을 가능케 했을까요.
기적은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한 연극관람 후기에서 비롯됐습니다.
한 누리꾼이 공연을 본 뒤 후기를 남기자 극단 대표인 박진신씨가 다시 무대에 대한 열정과 연극인의 애환을 담은 장문의 답장을 올립니다.
진정성 넘치는 박 대표의 글은 순식간에 조회수가 2만 건을 넘어서고 온라인에서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막을 내릴 예정이던 공연은 관객들의 빗발치는 요청으로 연장되고 연극팬들은 자발적으로 전철역 벽면 광고를 붙이는 등 소극장을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선 겁니다.
'프로그램 북'을 만드는 큰 비용 700만 원도 거뜬히 모아졌습니다.
인터뷰> 박진신 연출가 / 극단 '푸른달' 대표
"많은 분들이 봐주심으로 인해서 하시는 배우분들이 힘을 받고 만드는 저희들도 더 많은 힘을 받고 공연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인터뷰> 이재원 배우 / '손순' 역
"너무 좋은 관객 분들이셔서 저희에게 박수를 되게 열심히 쳐주세요. 그거 배우로서 감사한 일이고요. 기분 좋고요."
관객들의 호응에 보답하기 위해 박 대표는 6월 중순 본인이 직접 무대에 오르는 일인 마임극 '인생은 아름다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폐관 위기를 맞은 대학로 소극장의 한 연출가가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진솔하고도 감동적인 사연이 공연 마니아들의 마음을 울려 다 꺼져가던 소극장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강현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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