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는 북한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은 유진향 기자와 함께 합니다.
유기자, 안녕하세요.
요즘 가뭄으로 전국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북한도 예외는 아니라고요?
기자> 유진향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북한의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가장 큰 걱정은 역시 모내기죠.
최근 북한 매체들은 모내기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요.
가뭄으로 인한 어려운 여건에도 모든 역량을 집중해 모내기 전투를 펼쳐 80% 이상의 면적에 모내기를 마쳤다며 성과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죠.
벼농사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땅에 심은 모가 얼마나 살아남느냐 바로 활착률이 관건인데요.
북한 당국이 모를 살리기 위해 각 지방과 기관이 보유한 양수기와 전동기 등의 설비들을 총동원해 논과 밭에 물을 공급하도록 지휘하고 있습니다.
화면 보면서 자세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모를 심은 논에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집니다.
최악의 가뭄을 이겨내고 모내기를 끝마친 북한의 한 협동농장.
모가 잘 살아 남을 수 있도록 모의 3분의 2정도가 잠길 수 있게 물대기 작업이 한창입니다.
모내기 후 약 일주일 동안의 물공급이 활착률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씽크> 장금철 / 북한 서화협동농장 작업반장
특히 왕가물(왕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불리한 기후조건과 바람이 세게 부는 지리적 특성으로부터 논에 낸 모들이 말라죽는 현상이 없도록 논물 관리에 순차적 힘을 놓고 있습니다.
씽크> 리학봉 / 북한 안악농장 기사장
"지금 우리 농장에서는 모내기가 기본적으로 끝난데 맞게 포전별로 필지별로 매일 염도를 측정해서 허용수치보다 높은데는 물을 흐름식으로 갈아대어 모살이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농장에서는 잡초제거에도 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아낙들이 긴 막대를 들고 바닥을 밀며 잡초를 제거하고 있습니다.
씽크> 북한 조선중앙TV
"농장에서는 분조별 포전담당별 사회주의 경쟁을 조직해서 김매기의 질과 속도를 높은 수준에서보장하면서도 일정계획을 150% 이상 넘쳐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초 작업을 위해 농약 사용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농약통을 등에 맨 아낙들이 줄을 맞춰 농약을 치고 있는데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북한의 들판에서는 물대기와 잡초제거 등 논벼 생육에 유리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화면으로만 보면 논에 물이 가득 차 있어서 가뭄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나는데요?
북한 가뭄 어느 정도 심각한 상황인가요?
기자>
북한 매체마다 물원천을 확보해야 한다는 기사를 꾸준히 올리고 있는데요.
북한에서 가뭄은 일부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거의 모든 논밭에 해당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저수지와 발전소들의 담수량이 바닥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지하수를 파도 지하수에 발전기를 놓고 물을 끌어 올려야 하는데 전기가 부족하니 그마저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하나 더 설명드리면 전기가 부족한데 당국에서는 전기 공급을 신경쓰지 않거든요.
그래서 돈이 좀 많은 농장 같은 경우 배전소에 뒷돈을 대고 전기를 끌어온다고 합니다.
서로 전기를 쓰려고 하다보니 가뭄이면 배전소 인원들이 돈을 많이 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북한 당국이 가뭄 피해를 줄이려고 기술과 인력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가뭄이 계속된다면 올해 식량 수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에서 5월 북한의 평균 강수량은 평년의 74%에 그쳤습니다.
특히 3월 강수량은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적은 양을 기록했습니다.
유엔은 올해 가뭄으로 인한 북한의 대규모 식량부족 사태를 경고 했는데요.
통일부도 다음달 초까지 가뭄이 계속된다면 식량 생산이 최대 20%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아직 큰비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이번에도 가뭄과 연관된 소식인데 이번엔 축산단지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이 건설 중인 세포지구 축산기지에서도 가뭄을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세포지구 축산기지는 북한 강원도 세포군에 방대한 목초지를 조성한 뒤 소와 양, 염소 등의 가축을 길러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건설되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북한 당창건일에 맞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심각한 가뭄 탓에 이 목초지 조성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축산기지 건설을 위한 물공급 노력을 화면에 담아봤습니다.
화면 보시죠.
우물같이 보이는 이것은 북한의 물잡이터입니다.
산골짜기를 따라 내려온 물을 모아 보관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모아진 물은 인근의 축산기지 풀밭에 뿌려집니다.
씽크> 박순철 / 북한 농업과학원 중대장
"약간의 시멘트를 섞어서 다짐했단 말입니다. 물이 전혀 스미지 않습니다. 하루에 수백입방 정도의 물이 모이게 됩니다. 이 물통밑에 저렇게 관을 설치했는데 거기로 물이 빠지게 돼 있습니다. 이 물면에서부터 저기 풀판까지 압이 얼마나 센지 모릅니다. 이 압이면 얼마든지 자연흐름식 분수식 관수를 할 수 있습니다."
물잡이터에서 공급하는 물을 뿌리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작업자들이 간격을 맞춰 막대를 꽂고 그 위에 호스를 올리자 곧바로 호스 중간 중간에 있는 구멍을 통해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한쪽을 적시고 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물을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작업자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물을 공급하면 이곳의 목초지는 얼마든지 가뭄을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씽크> 오경철 / 북한 농업과학원 대원
"짝지발식 관수라는겁니다. 저 물잡이터에 보시지 않았습니까. 그 물이 자연압을 형성해서 이렇게 뿜어지게 됩니다. 보십쇼. 4미터 폭으로 뿌려 지지 않습니까? 이렇게 30분만 뿜게 되면 4미터 폭의 관 길이만한 면적을 푹 적시게 됩니다."
기자>
북한이 이처럼 목초지 조성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가 있는데요.
북한에선 가축을 기르고 싶어도 사료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사료를 만들기 위해선 많은 곡물이 필요한데 당장 인민들에게 배급할 곡물도 없는 상황이죠.
사료 대신 목초지 조성에 눈을 돌리게 된 건데 가뭄 탓에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앵커>
네, 결국 이곳도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이 공들여 조성하는 곳인데 가뭄이 도와주질 않는군요.
한반도 전역이 가뭄으로 바짝 바짝 마르고 있는데 하루 빨리 시원한 단비 소식 들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진향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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