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매체에서는 연일 '여성 띄우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여성 전투기조종사에 이어 여성과학자를 소개하는 특집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김경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깔끔하게 포장된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평양 양말 공장.
기계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근로자들에게 설명해주는 여성이 눈에 띕니다.
자동 양말 포장기를 개발한 여성과학자입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TV
"노동자들은 1년 365일 매일 바쁘게 현장에 나와 사는 그를 보며 얼마나 힘들겠느냐고 말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힘들다니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하고 웃음지으며 말하는 여성 과학자..."
비닐하우스 안에서 돋보기로 작물을 살펴보고 있는 이 여성은, 북한 작물의 특성을 잘 파악해 살충효과가 큰 병해충 퇴치약을 개발했습니다.
현재 비료와 농약 연구를 하는 식물학연구소 실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10여종의 우량버섯품종을 개발한 버섯연구소 실장도 여성과학자입니다.
녹취> 신정령 중앙버섯연구소 실장 공훈과학자
"우리들이 연구한 갖가지 버섯이 인민들의 식탁을 풍성하게 할 그날을 생각하면 정말 몇백 밤을 새워도 힘든 줄을 모르겠습니다."
16분 길이의 특집 방송에서는 기계, 건축, 농업,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과학자 6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패를 거듭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개발해낸 사례를 설명하는 등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한 인물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구성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에는 다소 평범한 직업을 가진 여성도 선군시대 공로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중앙TV는 보도 시간을 할애해 여성운전사를 소개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활동이나, 노동당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여는 행사와 사업 등을 주로 전하는 보도 시간에 여성운전사를 소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리항준 백두산선군청년발전소 건설 연합지휘부
"권경희 동무는 우리 백두산선군청년발전소 건설에서 남다른 열정과 충정의 마음을 안고 남자들도 꺼려하는 멀고 험한 운행길을 쉼없이 다니면서 비가오나 눈이오나 낮과 밤이 따로 없이 굉장한 수송전투를 벌여 발전소 건설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선 지난 6월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초음속전투기를 모는 여성 비행사를 극찬하는 모습을 공개했고, 또 지난달에는 고아 7명을 키우는 스무살 미혼 여성에게'처녀 어머니'라는 이름을 붙여 모범인물로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연일 '여성 띄우기'에 열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달 30일 남녀평등권법령 발포 69주년을 맞아 열린 축하공연의 내용을 보면 그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TV
"공연에서 출연자들은 지난날 천대와 멸시속에서 살아오던 우리 여성들을 나라의 주인으로 내세워주시고 보람찬 삶과 행복을 안겨주신 위대한 수령님들에 대한 고마움을 다채로운 종목들에 담아 격조높이 구가했습니다."
결국 북한 당국에 헌신하는 여성상을 부각시키고 충성심을 독려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KTV 김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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