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가 대결에서 대화 분위기로 반전되면서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도 남북 고위급접촉 타결 소식을 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일제히 보도했고, 대남비방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 움직임, 김경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43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 끝에 극적으로 합의를 이룬 남북 고위급 접촉.
북한도 신속하게 합의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25일 새벽 2시, 북한의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은 음악 방송을 중단하고, 내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판문점에서 열린 북남 고위급 접촉이 끝났다고 긴급 보도했습니다.
이어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도 관련 소식을 전했고, 공동 보도문 전문을 소개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북과 남은 접촉에서 군사적 대결과 충돌을 막고 관계발전을 도모하는 데서 나서는 원칙적 문제들을 진지하게 협의하고 공동보도문을 발표했습니다."
조선중앙TV는 특히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는 2항의 내용도 그대로 전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데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공동 보도문의 전체적인 내용은 우리 측과 거의 같았지만 남과 북의 순서를 바꿔 표현한 것과 북측의 준전시상태 해제 시점을 명확히 한 점 등은 달랐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22일 1차 접촉 개최는 신속하게 보도했지만 33시간 넘게 진행된 2차 접촉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다가, 극적 타결된 합의문은 신속하게 발표했습니다.
북한도 남북 합의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에 나온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의 발표에서 북한은 이중성을 드러냈습니다.
남북 고위급 접촉 대표였던 황병서 국장은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접촉 경위와 타결 내용을 밝히며 지뢰도발을 근거 없는 사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번 회담을 통해 남측이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병서 / 북한군 총정치국장
"남조선 당국은 근거없는 사건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벌어지는 사태들을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일방적 행동으로 상대측을 자극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 정세만 긴장시키고 있어서는 안 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는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되었을 것입니다."
다만 황병서 국장은 북남관계 개선의 새로운 분위기가 마련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우리 정부가 약속을 이행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황병서 / 북한군 총정치국장
"남측 당국이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 접촉에서 이룩된 합의정신을 진지한 자세로 대하고 그 이행에 적극 나섬으로써 북남관계 발전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하기를 바랍니다."
따라서 황병서 국장의 발표는 북한 주민의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대내 선전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북측 대표으로 참석했던 김양건 노동당 대남당당 비서 역시 북한 매체를 통해 남북이 원인모를 사건으로 요동치는 사태에 말려들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번 합의 내용처럼 남북이 여러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양건 비서는 특히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전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북과 남은 이번 접촉에서 이룩된 합의정신을 귀중히 여기고 극단적인 위기를 극복한데 그칠 것이 아니라 북남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전진시켜 나가야 한다."
북한 매체들은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 이후 남한에 대한 직접적인 비방을 자제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남북 공동 보도문 긴급 보도와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결과 발표 등 북한 매체의 이례적인 보도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KTV 김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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