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내일 금강산에서 열립니다.
평생을 기다려온 재회를 앞둔 남측 이산가족들은 오늘 속초에 집결해 내일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요.
김경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60여 년의 기나긴 기다림 끝에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
우리측 이산가족들은 오전부터 일찌감치 속초에 속속 도착했습니다.
손에는 북한의 가족들에게 전달할 생필품과 약품, 과자 등 각종 선물을 가득 채운 커다란 가방을 들려있고 가족을 만난다는 설렘과 기쁨으로 밝은 표정이었습니다.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에 의지해야하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혈육을 만나러 가야한다는 의지로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이미 돌아가신 줄 알고 30년이 넘게 제사를 지냈던 남편을 만나러 가는 이순규 할머니의 사연 등 그동안 생사조차 알지 못했던 안타까운 이야기들도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이순규 / 이산가족 (남편 오인세 상봉)
"글쎄요. 뭐...하고 싶은 말이야 쌓여있지만 어떻게 말할 수가 없어요. 잘 있었냐고 살아 있어줘서 고맙다고..."
드디어 내일이면 만날 혈육들에게 그저 잘 지냈는지 안부를 전하고 싶다는 이산가족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도 상기됐습니다.
인터뷰>손경용 / 이산가족 (형 손권근 상봉)
"형님이 북에서 신청을 했어요. 그래서 만나기로 했지. 하고 싶은 말은 '형님 어떻게 살았냐고' 그것뿐이지 다른 게 뭐 있어..."
숙소에 모인 가족들은 이산가족 등록을 마치고 행사 일정 안내와 방북 교육을 받았습니다.
저녁 식사 후 의료진들에게 건강검진을 받은 가족들은 이제 휴식을 취하고 하룻밤을 보낸 뒤, 내일 오전 8시 30분경 버스를 타고 속초를 떠날 예정입니다.
이후 강원도 고성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출경 절차를 거쳐 금강산으로 출발합니다.
내일부터 2박 3일 동안 진행되는 1차 상봉 행사에는 우리측 이산가족 390여명이 그리운 가족을 만납니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들도 차질 없는 행사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인터뷰>김성주 / 대한적십자사 총재
"이번에는 (이산가족)당사자 뿐만아니라 가족들이 같이 올 수 있었던 게 참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성공리에 잘 마쳐서 우리가 차후에 더 좋은 일이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고..."
상봉단 가운데 고령인 분들이 많은 점을 감안해 행사장에는 의료진 20명과 구급차 5대도 함께 들어갈 예정입니다.
60년이 넘는 이별의 한을 풀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지만, 간절한 만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상봉 가족들의 마음은 벌써 금강산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KTV 김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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