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광화문 광장에 최근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직업 사진사 두 명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놀랍게도 이들은 모두 노숙인 출신이어서 더욱 우리에게 감동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정지은 국민기자가 그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사내용]
화창한 가을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입니다.
한 사진사가 한복 입은 학생들 모습을 제법 능숙하게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뒤이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이 사진사 앞에서 포즈를 취합니다.
이 사진사는 이곳 광화문 광장에서 한달 전부터 사진 영업을 해오고 있는 희망사진관 김창훈씨입니다.
네달 전만 해도 노숙인 신세였던 김 씨에게서 지금 과거의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창훈 사진사 / 희망사진관
"제가 찍은 사진을 보고 고객들이 잘 나왔다 기뻐하시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찍은 사진은 광화문광장 한 켠에 마련된 작은 부스의 희망사진관에서 즉석 인화돼 액자 또는 기념타올로 만들어집니다.
문을 연지 얼마 안됐지만 광화문에서의 추억을 즉석에서 사진으로 남기려는 손님들이 몰려들면서 김 씨의 일상은 요즘 활기에 넘칩니다.
인터뷰> 손지혜 / 경기도 부천시
"광화문에 와서 이 액자를 만들고 한복도 입어보고 체험해봐서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 같아요."
액자에 담긴 사진은 4천원, 기념타월은 7천원을 받는 노숙인 출신 사진사 김 씨는 하루 평균 12만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김 씨가 사진을 통해 얻은 수익금 가운데 상당 부분은 노숙인의 자활과 자립에 활용됩니다.
김 씨가 사진사로 재활할 수 있었던 데에는 사회적기업 빅이슈코리아와 서울시의 지원이 큰 힘이 됐습니다.
인터뷰> 한예지 / 사회적기업 '빅이슈코리아'
"문화적으로나 주거에 있어서 노숙인 분들이 소외계층에 속하는데 이분들에게 사진을 통해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희망사진관이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희망사진관에서 재활에의 꿈을 키워가는 노숙인 출신 사진사는 김창훈씨 외에도 이태환씨가 한 사람 더 있습니다.
두 사람은 조세현 사진작가의 재능기부로 진행되는 노숙인 사진자활 프로그램 '희망프레임'을 수료했습니다.
희망사진관 사진사들은 SNS에 작품사진 페이지를 운영하는 등 사진을 통해 제2의 인생을 활발하게 설계해나가고 있습니다.
희망사진관은 실무 경험을 더 쌓은 뒤 앞으로 출장촬영도 추진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노숙인 출신 사진사가 운영하는 희망사진관이 노숙인들에게 재활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좋은 일자리가 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정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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