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내지 않고 필요한 물건을 감사의 마음이 담긴 글쪽지만 남기면 가져갈 수 있는 특별한 나눔가게가 있습니다.
나눔가게 '돌고'를 손지혜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인천 배다리문화마을 골목 낡은 건물들 사이에 '나눔 가게 돌고'란 간판이 눈길을 끕니다.
두 평 남짓한 매장 조그마한 가게 한쪽 벽면에 글쪽지가 빽빽이 붙어 있고 반대편엔 옷들과 핸드백, 어린이용 신발 등 다양한 물건들이 놓여 있습니다.
이곳은 가게라고 써 있지만 돈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닙니다.
필요한 물건은 누구나 가져갈 수 있고 안 쓰는 물건은 누구나 기증할 수 있는 곳입니다.
물건을 기증한 사람은 사연을 남기고 물건을 가져가는 사람은 감사의 글만 남기면 됩니다.
가게를 지키는 사람도 따로 없습니다.
선반에 진열된 이 샴푸와 로션 앞에는 개봉하지 않은 물건이니 아름다운 머릿결, 피부를 가꾸라는 기증자의 글쪽지가 붙여져 있습니다.
이 침대는 딸이 시집을 가게 돼 더 이상 집에서 침대가 필요 없게 되자 한 할머니가 내놓은 겁니다.
이일섭 / 인천시
“여기 이렇게 나눔 가게가 생겨서 저도 동참을 하고 싶어서 집에 있는 안 쓰는 물건이나 책을 (기부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손가락을 다친 한 대학생은 이곳 나눔 가게 돌고에서 얼마 전 밴드를 구한 것이 고마워 이번에는 나눔을 위해 다시 찾았습니다.
문수홍 / 서울 강남구 삼성로
“그때 마침 여기에 있던 대일밴드를 유용하게 잘 써서 이번에는 제가 가지고 있던 핸드크림을 나누려고 가져왔습니다.”
문을 연지 6개월 만에 가게 벽면과 선반에 남겨진 글쪽지는 5백장이 넘습니다.
태어난 지 5개월 된 손녀를 위해 옷을 잘 입히겠다는 할머니의 감사글, 견과 두 봉지 가운데 한 봉지는 후에 올 방문자를 위해 남겨놓겠다는 쪽지 등 붙여진 글쪽지에는 나눔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 그리고 감사의 마음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나눔가게 돌고'는 지역공동체 문화공간인 '스페이스 빔'이 방치된 빈 상가를 나눔의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탄생됐습니다.
직접 페인트칠을 하고 가게 용품도 모두 재활용품을 사용해 가게를 여는데 든 비용은 50만 원에 불과합니다.
민운기 대표 / ‘스페이스 빔’
“새로 구입하고 설치하는 것보다 기존에 있는 것을 잘 활용하는 쪽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이미 안에 있는 선반을 페인트칠하고 참가 회원 분께서도 손수 선반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입소문이 나면서 서울이나 경기도에서도 최근에는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늘고 있는 등 나눔가게 돌고'가 따뜻한 나눔의 장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물건이 돌고 돌면서 따뜻한 마음이 쌓이는 나눔가게 돌고는 하루 스물 네시간 일년내내 쉬지 않고 문이 열려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손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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