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 국민방송

앵커> 

어르신들이 모여 어린이 장난감을 무료로 수리해 주는 곳이 있습니다.

인천의 '키니스 장난감병원'이 그곳인데요.

문을 연 지 4년 만에 자그마치 3만 점에 이르는 장난감들이 무료로 새 생명을 찾았다고 합니다.

박세정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인천시 남구 관교동의 한 주택 2층.

나이 지긋한 한 어르신이 고장난 장난감을 고치느라 분주합니다.

선이 끊어져 작동이 멈췄던 장난감이 어르신의 능숙한 솜씨로 다시 제 기능을 되찾았습니다.

죽었던 장난감이 살아난 겁니다.

주변에는 각종 드라이버와 연장들 그리고 수리를 기다리는 장난감들이 널려 있습니다.

이곳은 고장난 장난감을 무료로 고쳐주는 우리나라 유일의 ‘키니스 장난감 병원’입니다.

'키니스' 란 명칭은 어린이 '키드' 와 노인 '실버' 의 합성으로 만든 말입니다.

'키니스 병원' 에는 원장인 이사장을 비롯해 어린이들을 위해 기꺼이 재능을 기부한 6명의 어르신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 이사장을 포함해 5명이 모두 69살 동갑내기이고 막내인 박종태 씨는 66살입니다.

이들의 전직은 대학교수, 교장, 전자업체 근무 등 화려합니다.

안터뷰 > 김종일 이사장 / 키니스장난감병원

"장난감들이 최근 것들을 보니 기능이 많던데, 기능이 많은 장난감일수록 고장이 많을 것이고 해서 장난감 병원을 생각하게 됐고요."

요즘 이곳에서 새 생명을 찾는 장난감은 하루 20여 건으로 벌써 7천 건의 수리실적을 올렸습니다.

인터뷰> 김경래 의사 / 키니스장난감병원

"배터리, 건전지 접촉 단자, 이런 것이 완전히 부식됐습니다. 이런 건전지 같은 것은 빼 두어야 되겠고, 처음 사용할 때 물 묻은 손으로 스위치에 작동할 때 물이 들어가 쉽게 부식돼 소리가 안 납니다."

지난 2011년부터 문을 연 키니스병원은 그동안 3만 점의 장난감을 수리했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카페 회원도 2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일주일에 화요일과 금요일은 완치된 장난감 환자들이 어린이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퇴원하는 날입니다.

선반 위에 수리된 장난감들은 진료기록 카드를 꼼꼼히 대조한 뒤 박스에 정성껏 포장됩니다.

현관 입구에는 택배로 붙여질 포장박스들이 수북합니다.

인터넷 카페에는 어르신들의 재능기부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감사의 게시글들이 가득합니다.

병원의 재원은 10여 명으로 구성된 이사진의 회비와 일반 독지가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늘 쪼들리는 살림살입니다.

'키니스병원' 에선 장난감만 고쳐주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은 일년동안 '키니스' 가 기증받은 장난감을 고쳐 마련한 천 점의 장난감을 어린이시설에 기부하는 날입니다.

인천 남구 지역 내 장애인종합복지관과 미혼모시설인 ‘스테라의 집’ 등 관내 14개 어린이 시설이 장난감을 받기 위해 모였습니다.

인터뷰> 조경숙 회장 / 가정어린이집연합회

"좋은 취지의 뜻인 만큼 어린이들한테 나누어서 바르고 착하게 성장하도록 밑거름이 되는 일을 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인생 2막을 활기차게 꾸려나가고 있는 '키니스 장난감 병원' 어르신들의 새해 목표는 전국에 지사를 세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국민리포트 박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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