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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교복 고쳐주는 '재봉틀 선생님'
등록일 : 201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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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에서 이름만 들어도 무서운 선생님이 바로 학생부장 선생님이죠.
그런데 충남의 한 중학교에는 학생들 사이에 오히려 '재봉틀 선생님' 으로 불리며 결코 무섭지 않은 학생부장 선생님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직접 재봉틀로 낡은 교복을 고쳐주다보니 학생들이 이런 살가운 별명을 붙였다고 합니다.
박세정 국민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사내용]
학교 학생부 상담실에 들어서자 재봉틀 소리가 들립니다.
한 남학생이 낡아 찢어진 바지를 들고 와 당연하듯 재봉질을 열심히 하는 선생님께 보여줍니다.
선생님은 고치던 옷을 잠시 내려놓고 천 조각을 찾아 알맞은 크기로 잘라 대고 거침없이 재봉틀로 박기 시작합니다.
-학교생활 어때?"
-괜찮습니다.
-요새 야구 안해?
짧은 시간이지만, 마치 아버지와 아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얘기를 나누는 듯 선생님과 학생의 대화가 자연스럽고 정답기만 합니다.
-맘에 들어요.
-뒤도 완전히 대 가지고 여기가 찢어질 일은 없을 거야.
-감사합니다.
-내가 봐도 예쁘다.
금세 찢어진 곳을 누벼 튼튼한 바지가 됐습니다.
인터뷰> 김태정 / 쌍용중학교 3학년
"수업도 열정적으로 잘 가르쳐 주시고, 옷이 찢어져도 잘 고쳐 주시는 그런 모습이 존경스럽고 저도 나중에 커서 김철회 선생님 같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잠시 후, 이번에는 한 여학생이 단이 뜯어진 치마를 들고 왔습니다.
치마단은 세발뜨기로 바느질해야 튼튼하다며, 한 땀 한 땀 손바느질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찢어지고 오래돼 헤진 교복을 들고, 상담실을 드나들면서 진학 상담부터 친구 관계, 집안일까지 선생님과 속깊은 이야기도 나눕니다.
인터뷰> 가시은 / 쌍용중학교 3학년
"(옷을) 수선하러 올 겸 이곳에 오면 선생님한테 진학상담에 대해서도 쉽게 말씀 할 수 있고요.선생님과 얘기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김 교사가 학생들의 교복을 고쳐주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 천안의 한 중학교에 근무할 때부터,
학생부장을 맡았던 김 교사는 사춘기 학생들에게 엄한 체벌보다는 살갑게 다가가기 위해 중학교 시절 어머니께 배운 재봉틀 솜씨로 교복을 고쳐줬습니다.
그렇게 해서 학생들 사이에 '재봉틀 선생님'으로 불린 지 올해로 15년째, 김 교사가 한 일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졸업생들에게 교복을 기부 받아 생활형편이 어려운 신입생에게 물려주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학생부 상담실 한 쪽에는 헌 교복들이 언제라도 골라 입을 수 있도록 잘 정리돼있습니다.
김 교사는 원래 과학을 가르친 선생님으로 교단에 선지 어느새 38년, 그리고 학생생활지도부장을 맡았던 지난 15년 동안 학교를 옮길 때마다 상담실에 재봉틀을 설치해 교복을 고쳐준 겁니다.
하지만 그것도 올해가 마지막, 오는 8월이면 62세로 정년퇴임하게 됩니다.
정든 교단을 떠난 뒤에도 학생들을 계속 지켜보겠다는 김 교사는,
인터뷰> 김철회 교사 / 천안 쌍용중학교
"하고 싶은 일은 너무 많은데 다 못하고 가는 것 같은 느낌이고 나머지 학생들한테 베풀지 못한 것 찾아서 베풀어 주고, 정리해 주고 사회에 나가서 멀리서 바라보면서…"
오늘도 변함없이 호루라기를 불며 학생들의 안전한 귀갓길도 도와주는 김철회 선생님,
퇴임하는 그 날까지 재봉틀을 돌리는 소리는 상담실을 계속 울릴 것이고 학생들은 비록 선생님이 정든 교정을 떠나더라도 오랫동안 그 높은 뜻을 간직해 이어갈 것입니다.
국민리포트 박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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