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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운동가 '제정구의 청계천' 사진전
등록일 : 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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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난했던 1970년대 서울 도심 청계천 주변에 끝없이 이어진 판자촌을 기억하세요?
이젠 역사 속으로 사라진 가슴 저릿한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도시빈민운동을 벌였던 고 제정구 의원의 유품도 처음으로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정우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50여 년 전 판자촌이 줄지어 서있던 청계천변, 지금은 이름 모를 들풀이 해마다 피어나고 그 시절, 미역을 감고 빨래를 하던 물가에는 소풍 나온 오리 부부가 물놀이를 합니다.
청계천에서 살았던 한 어르신은 그 시절 판자촌을 생생하게 떠올립니다.
인터뷰> 김회기 / 서울 성동구
"내가 이 동네 살았어요.판자집이 다 이렇게 생겼다고…밑으로는 물이 내려가고 거기서 빨래하고 거기서 그냥 목욕도 하고 그 물에서 그렇게 하고 살았다고…"
'제정구의 청계천'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청계천박물관입니다.
청계천 물길 따라 얼기설기 들어선 판자집과 바닥 뚫린 공동 화장실.
그리고 길가에 널린 빨래와 물지개가 얹혀진 힘든 어깨가 보입니다.
인터뷰> 양현서 / 서울 휘경여중 3학년
"우리는 아파트에 이렇게 사는데 그래도 막 불편한데 이 아이들은 얼마나 불편할까 집 같지도 않은 곳에서 살고, 어떻게 살까 마음이 너무 찡했어요"
불치병에 걸린 한 소녀가 흰 눈자위로 말을 하는 듯합니다.
'살려 달라고' 소녀를 바라보는 것 말고는 해줄 것이 없는 어른들.
빈 눈동자가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인터뷰> 김서정 / 서울 휘경여중 3학년
"개미촌에 살고 있는 여자아이가 저랑 같은 또래인데 눈이 흰자밖에 안보이는 게 아픈 모습을 보고 많이 안타까워서…"
생활은 어렵지만 잔잔한 행복이 느껴집니다.
복개공사로 인한 철거로 부서진 판자집 터에 비를 피할 천막을 짓고 하루 하루를 버텨내던 엄마의 간절한 기도가 어린 딸에게 전해집니다.
아기를 업고 기도하는 엄마를 바라보는 어린 소녀의 눈빛이 애절합니다.
이번 사진전엔 1970년대 당시 판자촌 빈민들의 눈물겨운 일상을 당시 사회운동가였던 고 제정구 의원의 눈을 통해 보고 같이 활동하던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가 카메라에 담아낸 기증 사진 90여 점이 선보였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청계천 판자촌의 실상을 알고 도시빈민운동에 뛰어들었던 고 제정구 의원의 유품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당시 서울대 학생수첩과 판자촌의 비참함을 기록한 일기장, 그리고 1986년 수상한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린 '막사이사이상' 메달이 눈길을 끕니다.
"몇 천년 전의 미개지역을 그대로 보는 듯한 입이 찢어지도록 억울한 인생들의 집합소."
당시 안타까운 마음을 직접 써 내려간 일기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립니다.
인터뷰> 사종민 관장 / 청계천박물관
"청계천 판자촌에서 빈민구호활동에 헌신한 여러명의 사회운동가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윤기순 / 서울 성동구
"이제는 다 이렇게 개발해가지고 살기 좋고 얼마나 좋아요 이 나이가 되도록 여기서 이렇게 사니까 이런 거 다보고 그러는 거지…허허허."
가난했던 지난 1970년대, 청계천 판자촌의 삶을 조명한 '제정구의 청계천' 사진전은 오는 26일까지 계속됩니다.
국민리포트 이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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