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앵커>
오늘 첫 번째 소식은 공사를 추진한 지 20년이 지나도록 개통하지 못하고 있는 인천 '배다리 관통도로'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신국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기자, 어서오세요.
◆ 신국진 기자>
안녕하세요.
◇김현아 앵커>
'배다리 관통도로', 대체 어떤 이유로 20년이 넘도록 공사가 중단된 채 개통하지 못하고 있는 건가요?
◆신국진 기자>
내용 설명에 앞서 이번 사례를 통해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는데요.
이와 관련된 내용은 뒤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인천 배다리 관통도로에 대해 영상을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배다리 관통도로는 인천 원도심인 동구 송현동과 중구 신흥동을 연결하는 총 길이 2.92㎞의 산업도롭니다.
전체 4개 구간으로 공사가 진행되는데요.
이 중 3구간인 송림로부터 유동삼거리 380m 구간이 공사 시작도 하지 못한 채 중단된 상탭니다.
◇김현아 앵커>
신기자 설명대로라면 배다리 관통도로 4개 구간 가운데 3구간 공사는 20년이 되도록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는 건가요.
◆신국진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배다리 관통도로는 왕복 4차선입니다.
1999년 실시설계 인가를 받아 2001년 착공됐고, 4구간인 중구 삼익아파트에서 유동삼거리 940m 구간은 2010년 개통했습니다.
1구간과 2구간 역시 지난 2011년 준공됐지만 개통은 하지 못한 상탭니다.
더구나 8년 전 공사가 전면 중단되면서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김현아 앵커>
공사는 이미 20년 전 첫 삽을 떴는데 문제가 된 구간은 공사 시작도 못 하고 8년이 지났다는 거죠?
◆신국진 기자>
네, 맞습니다.
◇김현아 앵커>
일 이년도 아니고 이렇게 오랜 기간 왜 공사가 중단된 건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신국진 기자>
네, 준비한 영상을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배다리 관통도로, 그중 3구간이 지나는 곳인데요.
배다리 꽃동산으로 불리며 지금은 코스모스가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중간에 정자도 하나 있고, 한 켠에는 마을 주민이 가꾸는 텃밭도 있었는데요.
바로 옆으로는 70여 가구가 생활하는 인천 쇠뿔마을이 있습니다.
이 마을 자체가 상당히 오래된 마을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함금숙 / 쇠뿔마을 주민
"이 마을은 역사가 깊잖아요. 누구든지 나와서 구경할 수 있는 우리 동네 진짜 그런 게 있어요. 내가 여기 살다 보니깐 공기가 너무 좋고, 시골 같고..."
인터뷰> 하유자 / 쇠뿔마을 주민
"우리 마을이 참 좋았지, 25평, 18평, 15평 아기자기, 아기자기한 동네였어요."
◆신국진 기자>
역사와 근대문화유산을 간직한 이 마을에 산업도로가 들어선다고 하니 반대하는 마을 주민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김현아 앵커>
마을 주민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렇다 해도 근대문화유산 보존을 이유로 8년, 더 길게는 20년간 공사가 중단됐다는 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관계기관의 적절한 보상이나 주민을 위한 대책이 이뤄졌다면 합리적인 해결이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신국진 기자>
네, 이제부터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소통입니다.
주민입장에서는 공사를 진행하는 기관에 대한 신뢰가 없었습니다.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던 건데요.
작은 오해가 갈등의 실마리가 돼 주민과 기관의 소통 단절을 가져왔던 겁니다.
인터뷰> 하유자 / 쇠뿔마을 주민
"산업도로라는 게 알고 보니깐 이 동네에 어떠한 혜택이 없잖아요. 김포하고 강화, 송도 때문에 이 도로가 생기는 거잖아요. 그럼 이 동네 사람들이 이 도로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이 도로 매연만 먹고 내주게 되니깐..."
인터뷰> 이종우 / 인천시청 시민정책담당관
"(시청의) 부서 간 칸막이가 너무 심했어요. 이게 도로부지이다 보니까 도로과는 와서 주민에게 도로 뚫어야 합니다. 그러니 주민은 왜 뚫어, 지상부지 꾸미는 건 주거재생과 담당, 여기다가 공원을 꾸미려면 공원녹지과 담당이에요. 다 달라요. '공원녹지과에서 왔는데요. ' 했는데 얘기가 다르지, 도로과 다르지 그러니 주민은 다 거짓말쟁이 관은 다 안 믿어..."
◇김현아 앵커>
시에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서 간 의견 조율이 잘 안 된 거 같네요.
주민과 갈등의 골이 깊어져서 안타깝군요.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애초 3구간은 지상 도로였지만 중간에 지하터널로 계획이 변경됐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고 주민입장에서는 마을 앞으로 4차선 산업도로가 들어서면 피해 본다는 인식에 갈등이 시작된 겁니다.
◇김현아 앵커>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있던 갈등이 최근 해결돼 합의안을 내놓은 거죠?
어떻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을까요.
◆신국진 기자>
네, 인천시와 주민 등이 참여한 민관협의회가 지난해 구성이 됐습니다.
하지만 협의회는 의견 차이가 심해 공전을 거듭했다고 합니다.
협의회에 변화가 시작된 건 지난 7월이었고, 7차례 협상 끝에 3구간의 지하화와 50㎞ 속도제한 등에 합의해 오는 2022년 개통 목표를 세웠습니다.
◇김현아 앵커>
협의회는 지난해 구성는데 변화는 지난 7월부터 생겼다, 그간의 상황을 유추해보면 갈등 해결까지는 어려운 과정이 있었을 거 같아요.
◆신국진 기자>
네, 민관협의회가 서로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공전을 거듭했는데요.
인천시를 대표해 협의기구에 참여했던 이종우 시민정책담당관이 쇠뿔마을에 들어가 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합니다.
◇김현아 앵커>
공무원이 도로건설에 반대하는 마을의 구성원이 돼서 주민 설득에 나섰다는 건가요?
◆신국진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담당관이 쇠뿔마을에 거주하면서 주민들이 기관을 믿고 대화에 참여해주기를 기다렸던 겁니다.
주민입장에서는 공무원을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뺏기 위한 점령군처럼 보여 적대시해왔던 건데 공무원 한 사람이 마을에 살면서 진정성을 알게 됐고, 굳게 닫혔던 마음을 열어 보인 겁니다.
인터뷰> 정명섭 / 쇠뿔마을 주민
"맨 처음에 약간 저도 반감이 있었어요. 저쪽만 말 들어준다고 생각해서, 저와 새벽 세시까지 술을 먹다 보니깐 인간적으로 풀리고,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니 마음을 열면서 소통을 했고..."
인터뷰> 함금숙 / 쇠뿔마을 주민
"일단은 이 길이 10년이 넘었잖아요. 소통관이 오셔 가지고 살면서 마을 주민하고 같이하다 보니깐 합의가 된 거잖아요." VCR7
◇김현아 앵커>
주민의 심정을 이해하고 진정성을 갖고 주민과 소통하다 보니 20년 넘는 갈등도 해결할 수 있었던 거네요.
◆신국진 기자>
네, 맞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는데요.
이종우 시민정책담당관 이야기 한 번 더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이종우 / 인천시청 시민정책담당관
"행정적 생각을 갖고 저쪽은 우리는 도로를 뚫어야 하니 시민은 받아들여 하면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거더라고요. 이렇게 서 있는 걸 이렇게만 서서 이야기해도 주민은 그 소통창구로 해서 대변하려고 하고, 저마저도 주민 편에 서서 공무원을 설득하고 하면 마음을 열어주세요. 그다음에 행정의 입장을 이야기해야죠."
◆신국진 기자>
앞서 합의안에 최종 합의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주민과 인천시는 최종 합의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합의안에 100% 만족하지 않는 주민도 있는 만큼 공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주민과 기관은 소통을 통해 공사를 마무리하고,
도로 위, 부지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영상취재: 홍성주, 구자익 / 영상편집: 최아람)
◆신국진 기자>
취재를 하기 전 상당히 조심스러웠던 부분이 있는데요.
주민의 마음을 열고 이제 공사 재개를 약속한 상황에서 완공까지는 아직 풀어야 할 부분이 조금 남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민과 기관 모두 마을을 생각하는 마음은 같더라고요.
앞으로 있을 문제도 분명 대화로 잘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현아 앵커>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끌어온 갈등이 소통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는데요.
앞으로 발전하는 쇠뿔마을의 모습 관심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신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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