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아 앵커>
다음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여러 민원 가운데 소음과 관련된 민원은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집단소송이나 주민 갈등으로까지 확대되기도 하는데요.
소음과 관련된 민원을 잘 해결한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신국진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신기자 어서오세요.
◆ 신국진 기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아 앵커>
소음이라고 하면 공사장이나 자동차 소음이 가장 먼저 생각나고요.
최근에는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어떤 건가요.
◆ 신국진 기자>
네, 우리 마을 앞, 혹은 우리 집 바로 앞에 기찻길이 있다면 어떨까요?
특히, 하루에도 30에서 40여 대의 열차가 운행되고, 앞으로 KTX까지 다녀야 한다면 소음이 상당히 심각하겠죠.
◇ 김현아 앵커>
네, 생각만으로 아찔한데요.
이미 하루에 수십 대의 열차가 다니고 있는데 앞으로 KTX까지 운행한다고 하면 소음을 견뎌야 하는 마을 주민들의 고통이 크겠습니다.
◆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쿵쾅 쿵쾅 작은 소리가 아니고, 열차 소음 때문에 민원이 제기된 마을인데요.
영상을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장소: 등명해변마을/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바로 옆에 위치한 강원도 강릉시 등명해변마을입니다.
마을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수려한 등명해변 덕분에 주말이면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유명 관광마을입니다.
이곳은 멋진 해변과 해변에 있는 소나무, 그 옆으로 지나는 철길이 있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시면 마을과 철길 사이는 4m 도로가 전부입니다.
철길은 강원도를 운행하는 영동선인데요.
현재는 화물선을 비롯해 관광열차까지 하루에 30대에서 40대의 열차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이 구간을 지나는 열차는 서행하지만 그 소리는 상당히 크게 들렸습니다.
인터뷰> 신국진 기자
"기차 지나갈 때 소리가 굉장하던데요."
인터뷰> 유숙이 / 마을주민
"오늘은 조금 천천히 오네요. 손님을 태우면 천천히 가요. 손님들 구경하기 위해서 빈 차로 지나갈 때는(굉장히 빨리 지나가요.)"
◇ 김현아 앵커>
네, 평상시에도 열차 소음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많은 고통을 겪을 것 같은데요.
◆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열차소음문제는 그동안 마을 주민들이 어느 정도 감수하며 살아왔다고 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등명해변마을은 주말이면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데요.
관광객들이 철길을 따라 운행하는 기차를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김현아 앵커>
기차 운행에 따른 소음 피해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감내해왔던 거군요.
◆ 신국진 기자>
네, 심지어 마을 주민들은 철길 주변으로 자체적으로 안전시설을 설치하며 혹시 모를 사고 예방에도 힘을 써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문형경 / 마을주민
"철도시설물이라서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아쉽고요. 제가 사람 못 넘어가게 테이블도 이렇게 놓고, 자갈을 안 깔아났다면 풀이 웃자랐겠죠."
◇ 김현아 앵커>
그동안 마을 주민들이 열차 소음을 참고 지내왔던 건데요.
어떤 민원을 제기한 겁니까.
◆ 신국진 기자>
발단은 오는 12월부터 강릉선 KTX가 동해역까지 연장 운행되기로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영상을 다시 보며 설명 드리겠습니다.
당장 12월부터 KTX가 운행된다고 하지만 주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한 시설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사비로 설치한 그물 시설이 전부인데요.
이렇다 보니 관광객들은 무단으로 철길을 통과한 뒤 건너편에 위치한 해변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취재 당시에도 취재진을 비롯해 일부 관광객들이 철길을 무단으로 건넜지만 어떠한 통제를 받거나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 김현아 앵커>
네, 신기자 설명대로 특별히 안전장치가 없어서 철길 무단횡단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아요.
◆ 신국진 기자>
네, 그래서 철도공사에서는 이런 안전문제와 마을 주민들이 제기한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울타리 설치를 추진하기로 한 겁니다.
당초 계획한 울타리는 약 2m 높이 였다고 합니다.
등명해변마을 주민들은 울타리가 설치될 경우 관광지 미관을 해치고, 시야가 가린다며 지난 8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접수했습니다.
◇ 김현아 앵커>
주민 민원이 접수된 지 석 달 정도가 지난 상황인데요.
마을 주민들도 동의하고 관광객들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된 건가요?
◆ 신국진 기자>
네, 비교적 빠른 시간에 중재안이 나왔습니다.
우선, 철도공사는 등명해변 철도 양쪽에 경관 펜스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관광객 통행이 잦은 100m 구간에는 바다를 볼 수 있게 펜스 높이를 1.6m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또, 차량이나 관광객들의 통행이 원활하도록 최대한 철로에 가깝게 펜스를 설치하고, 건널목도 설치할 예정입니다.
펜스와 인접한 부분은 마을 주민들이 나무나 꽃을 심어 펜스로 인한 관광지 이미지 훼손을 최소화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구자익 / 영상편집: 최아람)
공사는 KTX가 시범 운행에 들어가는 12월 전에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창원 / 국민권익위원회 산업농림환경민원과장
"자체적인 안전기준이 있기 때문에 안전기준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반영해서 미관도 살리고 주민들의 요구사항도 충족시키는 차원에서 서로 합의에 이르게 됐습니다."
◇ 김현아 앵커>
관광지의 이미지를 살리는 동시에 안전도 지킬 수 있어서 이번 중재안에 주민들도 만족할 것 같은데요.
◆ 신국진 기자>
네, 주민들은 이번 결정을 반기고 있습니다.
특히, 집단 민원을 권익위에 접수하고, 불과 3개월 만에 대안이 나오다 보니 철도공사나 강릉시와 심한 갈등을 겪지 않았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 김현아 앵커>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이 신속하게 나와서 참 다행입니다.
◆ 신국진 기자>
네, 맞습니다.
그런데, 마을 주민들은 KTX가 본격적으로 운행을 시작하기 전에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나 유모차가 있는 가족 등 교통약자의 해변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추가로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인터뷰> 문형경 /마을주민
"우리야 오지만 소수의 인권이 배려를 해드려야 (지금은) 침해를 한다는 거죠. 잘못된 거죠. 공사할 때 유모차나 휠체어 정도는 다닐 수 있게끔 조금씩만 약자 편에서 노력한다면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건데..."
◇ 김현아 앵커>
교통 약자까지 배려하는 마을주민의 마음이 정말 따뜻합니다.
관광지 이미지도 살리고, 소음과 안전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중재안에 양측이 합의를 하면서 민원이 해결됐는데요.
주민들이 걱정하는 교통약자를 위한 대안 마련에도 속도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신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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