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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 녹지 구조개선으로 보행자 안전 확보
등록일 : 20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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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아 앵커>
이번에 소개할 개선 사례는 보행자 안전문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보행자 교통사고의 상당수는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는 좁은 이면 도로에서 발생하죠.
서울의 한 초등학교와 인접한 아파트단지 앞 도로에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고 보행자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인도를 만들기로 했다는 소식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이리나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안녕하세요.

◆ 이리나 기자>
안녕하세요.

◇ 김현아 앵커>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이면 도로의 열악한 보행여건은 늘 문제로 지적되곤 하는데요.
이번에 취재한 내용도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곳이라면서요?

◆ 이리나 기자>
네 또 이면도로 뿐 아니라 통학로인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다치거나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아이들이 해마다 5백여 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는데요.
이번에 소개할 곳은 대단지 아파트와 바로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특히 인근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매일 아침 많은 아이들이 이 길을 지나는 통학로이기도 한데요.
먼저 어떤 상황인지 영상부터 보시겠습니다.
(장소: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400여 세대가 넘는 한 아파트 정문 앞입니다.
이 정문을 나오면 바로 왕복 2차선 이면 도로가 길게 이어져 있는 걸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 도로에는 보행로가 없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도로에 차가 오가고 있고, 보행자들은 차를 피해 도로를 걸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가 하면 이곳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초등학교가 있는데요.
이 도로는 인근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통학로이기도 하고, 이미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도 돼 있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보행자의 안전시설이 없어 늘 사고의 위험에 놓여있습니다.
이미 이 아파트가 들어설 당시부터 주민들이 이 문제를 줄곧 제기해 왔습니다.

인터뷰> 이리나 기자
"저렇게 화단이 조성돼있고 보행자 도로가 없는 상황에서 어떤 불편이 가장 큰가요?"

인터뷰> 연제홍 / 서울시 동대문구 'ㅇ' 아파트 주민
"입주민들이 천명 이상이 됩니다. 그중에 초등학교 이하인 아이들이 백 명 정도 되거든요. 그 어린 친구들이 이 길을 통해서 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인도가 없다 보니까 아침에 출근차량이 이 좁은 도로에 다니다 보면 어른들도 조심해야 하는데 아이들은 많이 위험하죠. 사소하게는 가볍게 접촉사고가 나기도 하고..."

◇ 김현아 앵커>
네, 방금 주민분이 인터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접촉사고도 있었고요.
아이들이 위험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보니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닐 텐데요.
그렇다면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항이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 이리나 기자>
네, 아파트 정문 도로에 보행로가 확보되지 않아 통학과 출퇴근 시간에 차량과 보행자들의 동선이 겹치는 만큼 통학로를 확보하고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등 교통안전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주민들이 국민권익위에 고충 민원 신청을 한 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국민권익위를 중심으로 관할 지자체인 동대문구청과 경찰서, 한전 등 관계기관이 모여 논의를 진행했는데요.
일단 이 직선 도로 옆으로 이미 건물들이 들어서 있기 때문에 따로 보행로를 위한 확장공사는 어려운 상황인데요.
(영상제공: 국민권익위원회)
그래서 최소한의 안전 확보를 위해 보고 계신 이 아파트 정문 앞에 있는 녹지공간을 활용하는 쪽으로 조율됐습니다.

◆ 이리나 기자>
이 경관 녹지에 2미터 이상의 보행로를 설치한다는 계획인데요.
차량의 진출입과 보행자들이 뒤섞이는 이곳만이라도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하기로 한 겁니다.
단순히 해결된 민원인 것 같지만 이를 위해 각 기관들의 입장과 역할 조율이 필요했습니다.

◇ 김현아 앵커>
그럼 계속해서 이 민원의 피신청인이죠?
관할구청과 관련 기관들의 역할을 한번 살펴볼까요?

◆ 이리나 기자>
네, 이렇게 조정안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녹지가 보행로로 조성되는 공사를 진행하긴 어려운데요.
먼저 관할구청인 동대문구청이 이 녹지에 보행로를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에 도시관리계획변경과 관련한 행정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인터뷰> 유덕열 / 서울 동대문구청장
"아파트를 지을 때는 반드시 서울시청에 가서 교통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그 당시 받을 때 길이 쭉 있으면 이 아파트를 전체 몇 세대를 지을 때 녹지면적과 교통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는데 거기에 따라 허가가 납니다. 그래서 서울시에 물었더니 아파트를 지을 때 허가를 내준 녹지공간이 있기 때문에 어렵다고 했지만, 권익위에서 이렇게 조정을 했기 때문에 시에서 잘 받아주리라 믿습니다."

또 이 녹지에 있는 전신주도 문제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한전의 역할도 필요합니다.
한전에서는 이곳이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되면 보행로 설치에 문제가 없도록 다른 곳으로 이전 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유재홍 / 한국전력 배전운영부장
"향후에 동대문구청에서 이 녹지를 도시관리계획변경을 통해서 보도로 설치할 예정입니다. 보도가 설치되면 저 전주가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구청과 협의해서 이설하는 방안을 추진토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로교통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에서도 이 도로 주변 전반에 교통안전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보행로는 사실 이 경관 녹지자리에만 마련되다 보니 전체도로 길이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횡단 보도나 점멸신호기, 안전 펜스와 유색 노면포장 등으로 보완한다는 겁니다.
(영상취재: 백영석 이기환 / 영상편집: 양세형)

◇ 김현아 앵커>
그렇군요.
30여 미터에 이르는 그리 길지 않은 구간에 보행로를 조성하는 일이지만 여러 기관이 합심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네요.

◆ 이리나 기자>
네, 민원신청부터 조정안 도출까지는 약 6개월이 걸렸는데요.
먼 문제가 아닌 당장 우리, 내 문제라는 인식이 문제 해결의 중요한 첫 단추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정혜영 / 국민권익위원회 도시수자원민원과장
"물론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논쟁도 있었고 중간에 조사용역도 하고 여러 검토를 하는 과정에서는 서로마다 이견이 있기 때문에 충돌이 있었지만 대화로 조정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길은 우리가 만들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해결할 문제이다, 그 부분을 주장하고 기관들을 설득했습니다. 작은 통로지만 내 자식이 여길 다닌다는 마음으로 우리가 그런 생각으로 적극 설득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김현아 앵커>
오늘 사례뿐 아니라 이면도로, 또 통학로의 안전문제와 관련한 민원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안전확보를 위한 구조개선이 되면 좋겠지만 모든 곳에서 이뤄지긴 어려운 게 현실이죠.
무엇보다 우리 동네의 보행약자를 먼저 생각하는 운전자들의 양보와 안전운전 습관이 중요하겠다는 생각 해봤습니다.
이리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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