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아 앵커>
항만이 있는 경기도 평택시는 물류산업이 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는데요.
항만 배후단지를 조성하는 등 항만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기업 물류센터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환경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이리나 기자와 나눠 보겠습니다.
이 기자 안녕하세요.
◆ 이리나 기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아 앵커>
'없는 거 빼고 다 있다'는 창고형 매장은 다양한 생활용품과 식자재를 살 수 있어서 최근 몇 년 새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다룰 문제가 바로 이 창고형 매장의 물류센터에서 비롯된 거라면서요?
◆ 이리나 기자>
네, 그렇습니다.
창고형 매장의 수요도 인기도 크죠.
오늘 다룰 내용은 이 창고형 매장이 아닌 이 매장에 들어가는 물류를 보관하고 또 전국으로 공급하기 위한 대형 물류 센터와 관련된 이야기인데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먼저 영상부터 보시겠습니다.
(장소: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지난 2016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경기도 평택의 한 외국계 기업 물류센터입니다.
12만 5천 제곱미터 규모인데요.
이곳은 포승 2 일반산업단지로 이 안에 물류센터가 조성돼 있습니다.
인근에 평택항이 있어 해로를 통해 해외에서 수입한 물품을 수도권 점포에 공급하는 해상물류의 기지창으로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아 앵커>
네, 화면만 봐서는 무슨 문제가 있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운데, 주민들이 어떤 피해를 보고 있는 건가요?
◆ 이리나 기자>
네, 이 물류센터가 들어서면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이 바로 문제인데요.
보시면 이 물류센터의 냉동창고에서 물건을 싣기 위한 차들로 가득합니다.
문제는 바로 이 차들이 수시로 움직이는 이곳과 주거지가 불과 30여 미터를 사이에 두고 있는 건데요.
마을 주민들은 냉동 창고와 화물 차량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으로 지난 3년 동안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인터뷰> 김순원 / 주민대책위원장
"지금 차 들어 오는 거 보시면 저렇게 칙 소리 지금 저 소리와 4~5백 대가 왔다 갔다 하는데 검정먼지, 냉동기가 주민들 쪽으로 몇백대가 설치돼 있는데 냉동기에서 뽑아 올리는 실외기 먼지, 소음 그게 문제죠. 이 업체가 행정처분도 받았어요. 기준치 이상으로 매일 여기 와서 일주일에 한 번씩 자기네들이 조치하고 차량에 무슨 마스크를 씌우고 해서 기준치 미만만 딱 턱걸이로 내려놓고 칙칙 대는 거 한 달에 한 번 비상발전으로 왕왕 대는 건 그대로예요."
◇ 김현아 앵커>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대형마트를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잖아요.
다른 한편으론 이런 문제가 있다는 건 몰랐네요.
◆ 이리나 기자>
네, 사실 처음 현장에 갔을 때는 일단 주거지 인근 도로에 화물 차량들이 달린다거나 경적을 울리는 등 큰 소음이 아니라서 일상생활에까지 문제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냉동창고를 통해 물건을 내릴 때 나는 소리는 물론 매일 반복되는 차량들이 오가는 소리와 경유로 가동하는 냉동차량의 발전기, 또 냉각시설에서 내뿜는 미세먼지에 주민들은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마을주민
"소음측정기를 대봤자 인정을 안 해요. 그 기준에 맞춰서 해도 잠깐이잖아요. 야간에 윙윙 돌리면 그때 와서 어디 전화해도 받아요? 안 받죠."
실내 사정도 다르지 않았는데요.
창문을 열면 이렇게 바로 물류 시설이 내려다보이고 냉각 장치의 환풍기 시설도 바로 마주 보고 있었습니다.
현장음>
"코가 맵고 눈이 따갑고 칙칙 소리로 힘들죠."
이리나 기자>
저 같은 경우엔 오늘 처음 와서 사실 이 소음이 평소에 얼마나 심할까 잘 와 닿지 않는데 매일 듣는 입장에서 마을 주민, 이웃 분들은 어떠신가요?
현장음>
"굉장히 힘들어하죠. 초창기엔 신경안정제를 드시기도 하고 붕붕 뜬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어르신들은 그렇게 표현하시고 잠을 잘 못 주무시니까 요즘은 칙칙 팍팍 소리 만 안 나도 되겠다고 하세요."
◆ 이리나 기자>
주민분들이 살고 있는 곳은 이주자 택지로 이 물류센터가 들어서기 전부터 지정돼 있었는데요.
이후 이런 문제가 지속되다 보니 해당 업체에 몇 가지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대기 냉동차량을 주거지에서 최대한 멀리 배치한다거나 발전기를 경유에서 전기로 교체하고 야간작업을 최대한 줄일 것 등을 촉구하면서 이렇게 항의 집회도 열었는데요.
업체도 개선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고 주민 피해와 반발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아 앵커>
그렇군요.
이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결국은 시가 나서기로 했다면서요?
◆ 이리나 기자>
네, 주민들은 올해 초 주거지와 맞닿아 있는 완충녹지에 옹벽을 조성하고 나무를 더 빽빽이 심어서 바람을 통해 날아오는 분진과 소음을 조금이라도 더 줄일 것을 시와 해당 기업에 요구했습니다.
기존의 완충녹지는 경사로로 돼 있어서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적기 때문에 도로 높이와 맞춰서 흙을 더 쌓은 뒤 그 위에 조림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방안에 대한 해당 기업의 입장은 소극적이었고, 결국, 지난달 마을주민과 이 지역 시의원을 중심으로 다시 간담회를 열어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인터뷰> 강정구 / 평택시 의원
"이 물류센터가 민간에서 조성한 거고 또 시에서 허가를 한 게 아니라 경기도에서 내주다 보니까 시에서는 상당히 소극적으로 나온 부분이 있었죠. 또 기업관리는 기업유치과에서 하고 나무 심는 것은 산림과에서 하고 조성하는 부분은 도시공사에서 일정 책임 있다 보니 서로 미루는 그런 형태가 되고 해결이 잘 안 되는 게 있었어요. 국민권익위에서도 나와서 조정을 했는데 도저히 안돼서 지난달에 시청의 3개 과와 관계자 도시공사사장, 국민권익위, 주민들 모두 간담회를 가졌고 여러 가지 상황들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됐든 평택 시민들이 고통을 겪는 부분이기 때문에 시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해서 잘 해결이 됐죠."
(영상취재: 홍성주 이정윤 / 영상편집: 양세형)
◇ 김현아 앵커>
마을 주민들의 고통이 커 보이는데 간담회를 통해서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았는지 궁금한데요.
◆ 이리나 기자>
네, 이 물류센터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사업을 평택시가 진행하기로 했는데요.
이 주거지와 맞닿은 완충녹지 가운데 540미터 구간에 옹벽을 성토하고 나무를 심기로 한 겁니다.
이를 위해 빠르면 내년 중으로 10억 원에서 12억 원 상당의 예산을 확보해 공사를 진행하고 완료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강정구 /평택시 의원
"이미 산단 조성이 끝난 상황이잖아요. 그러면 모든 게 끝난 상황인데 그걸 시에서 이 민원을 해결하려다 보니까 여러 가지 책임소재에 대한 부분에서 충분히 시 입장을 감안을 해요. 과별로도 각각의 역할이 있는데 해당 안 될 수도 있고 여러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분명한 건 어디서 조성을 했든 지 평택시민이 고통을 느끼고 있고 그걸 당연히 시에서 해결을 해주는 게 역할이고..."
◆ 이리나 기자>
네, 물론 해결이 돼 다행이긴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민원 당사자인 기업에서 좀 더 주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면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 김현아 앵커>
네, 그렇군요.
물류센터에서 비롯된 환경피해가 3년 가까이 이어져 온 만큼 공사가 계획대로 잘 진행돼서 주민 불편이 하루빨리 해소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리나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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