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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갈등' 직접 해결···광주마을분쟁해결센터
등록일 : 201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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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아 앵커>
첫 번째 소식입니다.
마을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이나 주차 문제, 쓰레기 불법 투기로 인한 갈등은 때때로 극단적인 사태까지 초래하지만 마땅한 해법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처럼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갈등을 주민이 봉사자로 참여해 해결해 가는 모임이 있다고 하는데요.
신국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안녕하세요.

◆ 신국진 기자>
안녕하세요.

◇ 김현아 앵커>
앞서 말한 층간 소음, 주차 문제 등은 우리 주변 곳곳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또 심각한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는데요. 이런 문제를 주민들이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 건가요.

◆ 신국진 기자>
오늘 소개할 내용은 광주광역시가 시범 운영하고 있는 광주 마을분쟁해결센터입니다.
그리고 그 센터 안에서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소통하며 갈등을 해결해 가는 소통방 입니다.

◇ 김현아 앵커>
네, 그 명칭대로 마을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해결하고 주민들 간 소통을 강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는 건가요?

◆ 신국진 기자>
네 맞습니다.
마을분쟁해결센터는 지난 2015년 광주광역시가 처음 선보였습니다.
지자체와 지역 주민, 기관들이 광주형 자치 공동체 모델 발굴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했고, 여러 기관과 주민이 참여하면서 문을 열었습니다.
(장소: 광주 마을분쟁해결센터 / 광주광역시 남구)
마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문제를 토론과 자치로 해결하고자 하는 협력 구조입니다.
특히, 광주 마을분쟁해결센터는 마을 안에서 발생하는 분쟁과 갈등을 마을공동체 토론과 조율을 통해 법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막게 되는데요.
이를 통해 마을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공동체 활동을 활성화합니다.
또한, 갈등이 법적 분쟁 등으로 이어질 경우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게 됩니다.
처음 문을 열 당시에는 광주광역시와 남구, 광주지방법원, 지역 법률전문가, 시민사회 단체 등 참여해 공동 운영을 했습니다.

인터뷰> 민문식 / 광주 마을분쟁해결센터장
"사회 안에서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너무나 크다고 합니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체계가 없을까라고 지역 사회에서 고민한 거죠. 그래서 행정에서는 광주광역시, 사법에서는 광주지방 법원이 협력하고 지역 법조계, 공동체가 힘을 합쳐 생활 갈등을...(해결하고자 출범했습니다.)"

◇ 김현아 앵커>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 영상으로 확인했는데요.
그런데 마을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의 수에 비해 직원 수가 적은 게 아닌가요.
사소한 문제까지 하나하나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 신국진 기자>
좋은 질문입니다.
그래서 마을분쟁해결센터는 각 마을에 소통방이라는 주민 참여 봉사단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김현아 앵커>
소통방이 일종의 '분과'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 소개해주시죠.

◆ 신국진 기자>
네, 앞서 말한 것처럼 소통방은 마을 구성원인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순수 봉사단체입니다.
준비한 영상을 보며 설명 드리겠습니다.
(장소: 여성친화마을 /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여성친화마을입니다.
마을 주민들은 마을 이름을 줄여 '여친 마을'로 부르고 있는데요.
이 마을은 광주광역시 원도심으로 구분돼 노후 된 주택이 많고, 주민들의 연령층도 다른 마을에 비해 고령이라고 합니다.

◇ 김현아 앵커>
네, 화면으로 보니까 주택이 오밀조밀 모여 있고요.
세월의 흔적도 느껴지는데요.

◆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여친마을에는 수년 전 빈집이 늘고, 방범용 CCTV도 없어서 쓰레기 무단 투기나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우범 지대였다고 합니다.
또한, 좁은 골목길 주차 문제로 주민 간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했는데요.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한 마을 주민들이 마을분쟁해결센터와 함께 마을 소통방을 만들었습니다.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소통방 회원들은 주민 간 발생하는 갈등을 직접 개입해 해결에 나섰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현자 / 북구 여성친화마을 소통방장
"소통방은 마을사업에서 싸우고 그러면 서로 안 보고, 봉사하러 왔으니까 마음에 안 들면 안 나오면 그만이거든요. 그런데 소통방은 그런 사람들까지도 다 안고 가게 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 김현아 앵커>
법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이지만 마을에서 자주 발생하는 민원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거군요.
그런데 지금 신 기자가 손에 들고 있는 건 뭔가요.

◆ 신국진 기자>
네, 소통방을 취재하다 보니 주민들이 이 종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해서 들고 왔습니다.
민원을 접수한 신고인, 그리고 피신고인이 있을 때 개인정보 문제로 신고 내용을 전화로 연락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합니다.
또, 부재중인 경우가 많아서 소통에 한계가 있는데요.
그래서 주민들이 직접 만든 소통 채널입니다.
소통지는 신고인에게 접수된 민원을 피 신고인에게 전달하는 창구가 되는 겁니다.
신고 내용을 종이에 작성한 뒤 피 신고인 집 현관이나 대문에 내용을 걸어두는데요.
그러면 피 신고인은 자신의 입장이나 연락처 등을 반대편에 기록해 다시 현관이나 문 앞에 걸어 두며 갈등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시발점이 되는 겁니다.

신국진 기자>
"집에 주인분이 안 계실 때 하나로 소통하는 거죠."

인터뷰> 김현자 / 북구 여성친화마을 소통방장
"(피신고인이) 계시면 벨을 눌러서 이야기하지만, 안 계실 때는 저희가 말 그대로 알린다는 거죠. 무슨 문제, 아파트에서는 층간 소음문제로 하고, 이런 곳에서는 쓰레기나 주차 문제를(적어서 소통합니다.)"

◇ 김현아 앵커>
모든 것을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해결해가고 있는 요즘 시대에 편지 형식의 메모로 소통을 이어간다는 게 낯설기도 한데요.
이런 방법으로 해결된 사례가 있습니까?

◆ 신국진 기자>
네, 상당히 많습니다.
앞서 소개한 여친 마을의 경우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 등을 소통지로 소통해 무단투기 장소를 벽화나 화단으로 가꿨다고 합니다.
좁은 주차 공간으로 발생하는 갈등 역시 대화를 통해 문제를 공유하다 보니 최근에는 관련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다고 합니다.
또한, 마을분쟁해결센터의 경우 각 소통방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갈등 사례를 공유하고,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데요, 소통방을 통해 발생하는 사례와 경험을 최대한 공유하며 각 소통방에 해결하는 겁니다.

인터뷰> 조은주 / 광주 마을분쟁해결센터 사무국장
"저희 센터에서 잘하고, 치유프로그램이 아무리 잘 돼 있다고 그래도 이분들의 마음들인 것 같아요. 소통방에서 너무 열심히 해주셔서 마을 안에서 이런 갈등이 생겼을 때 마을 공동체를 비롯해서 마을 안에서 우리 문제들을 주민들이 스스로 나서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 김현아 앵커>
이런 역할이 모두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다고 하니 그 의미가 더 크겠죠.
마을분쟁해결센터와 소통방이 정말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이런 사업은 전국 곳곳으로 확대 시행된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신국진 기자>
네, 사실 광주광역시는 시범 운영한 마을분쟁해결센터를 내년부터 광주광역시 5개 자치구로 전면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각 자치구마다 센터를 직접 운영해 더 친근하게 마을 분쟁을 해결한다는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김명현 이정윤 / 영상편집: 박민호)
또, 서울과 경기, 충북 등 전국 지자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벤치마킹하고 있어 전국적인 확산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민문식 / 광주 마을분쟁해결센터장
"어떻게 하면 시민 안 갈등문제를 법이나 강제적 절차에 의해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로 풀어가는 모델을 만들어 볼까, 마을에서는 소통방, 아파트에서는 소통지 문화로 해결하는 소통아파트, 학교 차원에서는 청소년 화해 장터가 정착되도록 (앞으로) 많은 지원이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아 앵커>
네, 마을분쟁해결센터와 소통방은 주민 주도의 분쟁 해결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앞으로도 각 지자체의 특성에 맞는 분쟁해결모델이 더 많은 지역에 뿌리내리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신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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