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앵커>
오늘 첫 소식입니다.
자동차를 운전해 낯선 곳을 방문할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 바로 내비게이션일 텐데요.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인데 실제 자동차가 지나지 못하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경북 칠곡군의 이야기인데요.
최근 지역주민과 지자체가 힘을 모아 국비를 확보하면서 이런 터널 길의 개선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신국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신기자 안녕하세요.
◆신국진 기자> 안녕하세요.
◇김현아 앵커>
앞서 소개한 것처럼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이라면 분명 자동차가 통행할 수 있는 길일 텐데요.
자동차가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폭이 좁다는 건가요.
◆신국진 기자>
네, 실제 터널의 크기를 이야기한다면, 폭 2m, 높이 2.5m라고 합니다.
현장 영상을 보며 설명 드리겠습니다.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대동다숲 아파트와 칠곡등기소 사이를 지나는 경부선 아래 터널입니다.
◇김현아 앵커>
전체적으로 보면 4차선 도로가 있는 터널인데요.
차량 통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요.
◆신국진 기자>
네, 먼저 차량이 통행하는 4차선 도로는 국도 4호선의 일부 구간인 칠곡대로인데요.
이번에 문제가 되는 도로는 4차선의 칠곡대로가 아닙니다.
칠곡대로 양옆에 위치한 전원 1길입니다.
◇김현아 앵커>
4차선 도로 양쪽으로 들어서 있는 도로를 말하는 거군요.
◆신국진 기자>
네, 맞습니다.
화면으로 보면 사람만 통과할 수 있는 인도처럼 보이는데요.
실질적으로는 차량 통행이 가능한 도로라고 합니다.
하지만 터널이 너무 좁아서 차량이 통행할 수 없습니다.
◇김현아 앵커>
네, 지금 영상에서도 차량이 진입했다가 돌아가는데요.
달리 생각하면 4차선의 칠곡대로가 있는데 굳이 전원 1길에 차량 통행이 필요한지 의문입니다.
오히려 차량 통행 없이 인도로 활용하면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신국진 기자>
아닙니다.
충분한 설명을 위해 다른 자료 화면을 준비했습니다.
준비한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터널을 사이에 두고, 북동쪽으로는 각각 6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 2곳이 있습니다.
서남쪽으로는 왜관 읍내와 700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있습니다.
양쪽으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약 5개 학교가 위치해 있습니다.
◇김현아 앵커>
학교도 밀집해 있고 아파트 주민들도 있어서 이 터널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겠죠.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칠곡대로의 경우 주민들이 이용하는 도로라기보다는 왜관 IC에서 인근에 위치한 성주군이나 김천시, 대구광역시 등을 오가는 화물 차량이 많이 지나는 산업도로라는 점입니다.
◆신국진 기자>
그렇다 보니 실질적으로 이 도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편이 상당히 컸다고 하는데요.
지역 주민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박경희 / 대동다숲아파트 마을이장
"신호를 한번 두 번 이렇게 받아야 해요. 그렇게 되면 차를 몰고 시장을 가면 30분 정도 걸린다고 봐야 하는데 여기로 오면 작은 차든 끌 수 있는 손수레를 가지고 온다고 해도 5분 내로 걸어 다니기 정말 좋죠."
실제로 이 터널을 통해 자동차로 이동한다면 5분 이내 가능한 거리를 현재 주민들은 15분 이상 소요하며 이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도로 개념보다는 인도로 사용하고 있다 보니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박경희 / 대동다숲아파트 마을이장
"(부모들의) 불만이 엄청 많죠. 이렇게 장난하는 아이들이 매일 막을 수도 없잖아요. 그런 아이들이 여기 숨어있다고 보든지, 매일 여기 앉아서 장난을 하는데 딸 아이가 외출했다가 온다고 하면 꼭 여기까지 나와야 해요."
인터뷰> 백선기 / 칠곡군수
"학교는 양쪽에 있습니다. 이쪽에는 동부초등학교, 왜관중학교, 순심남자중학교가 있고, 서쪽에는 왜관초등학교를 비롯해서 순심여자중·고등학교가 있습니다. 양쪽에 대규모 주택들이 들어오면서 학생들이 등·하교하기에 아주 불편하고 위험에 노출돼 있고, 주민들도 상가를 이용할 때에 많은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김현아 앵커>
도로 여건만 보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주민들은 불편함과 위험에 노출된 채 생활해 왔겠네요.
이 문제에 대해서 지역주민, 지자체 모두가 공감했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나섰겠죠.
◆신국진 기자>
네, 주민들은 터널 문제를 칠곡군에 계속해서 건의했다고 합니다.
당장 어떠한 문제로 개선이 필요하다며 칠곡군과 수차례 회의를 했고, 열악한 지방재정 대신 국비 확보를 목표로 했다고 합니다.
◇김현아 앵커>
네,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 건의하고 논의한 끝에 좋은 결과를 얻은 거겠죠.
◆신국진 기자>
네, 우선 이번 문제에 대해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도 4호선 대동다숲아파트에서 등기소 간 부체 도로 개선 사업비로 30억 원 지원을 확정했습니다.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백선기 / 칠곡군수
"바로 옆이 국도인데 국도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이 국도가 개설됨으로써 이 도로가 생겼으니깐 몇 년간에 걸쳐서 건의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국가 예산상황도 감안해서 저희들이 올해는 안되면 우리 군비를 가지고라도 해 볼 작정으로(준비했습니다.)"
◆신국진 기자>
칠곡군은 국토부와 협의해 실시설계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는데요.
예산 확보에 따라 도로는 오는 2022년까지 사업이 모두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현재 폭 2m, 높이 2.5m인 터널은 폭 7m, 높이 3.5m의 왕복 2차선 도로로 확장됩니다.
◇김현아 앵커>
네.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 속에서도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국비 확보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영상취재: 오민호 / 영상편집:정현정)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했던 것처럼 공사 진행과 사업추진 과정에서도 주민 안전 등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많겠습니다.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공사 완료까지는 약 2년이 남았는데요.
철도가 지나는 구간이다 보니 협의해야 할 곳도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안전을 최대한 고려해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백선기 / 칠곡군수
"이 공사 자체가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공사 기간 중에서도 우리 주민들에게 각별한, 불편함이 좀 있더라고 감수를 하고, 저희들은 빠른 시일 내에 공사를 완료해서 군민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신국진 기자>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터널 하나로 인해 왜관읍 남부지역이 동서로 양분되고, 지역 균형 발전에도 장애물로 작용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단순하게 차량 통행시간이 단축되는 것뿐 아니라 왜관읍 남부지역이 동서 통합으로 지역 균형발전에 지역주민이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현아 앵커>
지자체 입장에서는 100억 원, 200억 원 이상의 국책사업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겠죠.
하지만 그에 비해 규모가 적은 30억 원의 국비 확보로 지역주민의 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것 역시 지자체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칠곡군과 지역주민이 하나가 돼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 잘 봤습니다.
신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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