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아 앵커>
전남 영암군은 조선업종이 지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지역인데요.
대형 조선 기자재를 운반하는 차량이 주요 길목마다 설치된 중앙분리대에 걸려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중앙분리대 철거를 놓고 15년 동안 기업과 주민 사이에 갈등이 이어져 왔는데요.
영암군이 주민 안전확보 방안을 마련해 중앙분리대를 없애기로 하면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 임소형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안녕하세요.
◆ 임소형 기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아 앵커>
영암군 대불산단에서 15년 동안 문제가 된 중앙분리대가 사라진다고요?
◆ 임소형 기자>
네, 대불산단 주요 진입로에는 이렇게 화단형 중앙분리대가 있습니다.
교통사고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나무와 잔디를 심어 놓으면 보기에도 좋은데요.
다른 지역에선 안전장치였지만 이곳 조선 업체들에는 걸림돌일 뿐이었습니다.
◇ 김현아 앵커>
어쩌다가 중앙분리대가 골칫거리가 되버렸는지 궁금한데요.
우선 대불산업단지는 어떤 곳인가요?
◆ 임소형 기자>
네, 대불산단은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에 있는 국가산업단지입니다.
(영상제공: 영암군청)
지난 1996년 완공돼 면적이 1천114만㎡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큰데요.
서남권 산업중심지로 산업단지 내 375개 기업 가운데 조선 기자재 생산이 약 80%를 차지합니다.
특히 7천여 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조선과 기자재 업종에 종사하고 있어 지역경제 발전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삼호중공업 등 조선업체와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조선산업 혁신클러스터로 자리 잡았습니다.
당초 제조업 중심 조성 계획과 달리 조선기자재 업체가 많이 입주해 정주 여건 개선이 필요했습니다.
◇ 김현아 앵커>
화단형 중앙분리대가 대불산단 주요 도로에 설치돼있다고 했잖아요.
특히 문제가 된 곳은 어디입니까?
◆ 임소형 기자>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선박 블럭 등을 제조해 현대삼호중공업과 대불항으로 납품합니다.
그 과정에서 화단형 중앙분리대가 있는 대불로와 나불로를 지나게 되는데요.
두 주요 도로는 한 해 최대 6천 번의 대형 선박블럭 운송이 이뤄집니다.
대불국가산업단지 나불로
(장소: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
대불산단 안에서 가장 크고 통행량이 많은 도로인 나불로입니다.
이곳 3km 구간에는 가로화단 40개가 중앙분리대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30~35m에 달하는 대형 구조물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운송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회전구간에서 차량을 돌리기가 어렵고 낮은 턱에 걸려 중심을 잃기라도 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데요.
중앙분리대를 피하려다 일단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영상취재: 오민호 이정윤 / 영상편집: 박민호)
◇ 김현아 앵커>
사실 이렇게 설명만 들어서는 잘 와 닿지는 않는데요.
◆ 임소형 기자>
사실 저도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마찬가지였는데요.
화면 보면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이 선박 구조물을 운반하는 차량형 특수운송장비, 트랜스포터입니다.
그 옆에 건물만한 구조물이 트랜스포터로 옮겨지는 선박 블록인데요.
무게는 최대 천 톤에 달하고 폭은 30m, 길이는 95m 규모라고 합니다.
주로 심야시간대 운송작업이 이뤄지는데 앞에 2개, 뒤에 1대의 안전유도차량이 함께 움직입니다.
왜 화단형 중앙분리대 철거가 업체들의 숙원 사항이었는지 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유소훈 / 'Y'조선기자재 업체 상무
"크기는 20~30m 폭 정도 되고 높이는 30m 정도 됩니다. 그것을 우리가 트랜스포터라는 큰 장비로 이동을 하게 되는데 대불항으로 갖고 나가게 됩니다. 대불산단에 중앙 하단이 있어 가지고 하단에 항상 걸려요. 그러다 보니까 하단을 피해서 가는 과정, 꺾어지는 과정에서 상당히 안전사고의 우려도 있습니다. 물론 도로이기는 한데 그러한 것들이 없어지면 저희들은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 김현아 앵커>
하지만 이 산단 도로눈 산업도로가 아니라 일반도로와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중앙분리대를 없앨 경우 주민 안전이 우려되는데요?
◆ 임소형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랜 기간 중앙분리대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입니다.
경찰서는 무엇보다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는데요.
안전장치인 중앙분리대를 제거하면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질 것을 우려했습니다.
인터뷰> 유명재 / 영암경찰서 교통관리계장
"항상 우리 입장에서는 국민이나 지역 주민의 안전을 생각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이것을 철거 안 하는 쪽으로 나갔었는데 작년에 선박에 계속 수주가 들어오고 물류가 활성화 되는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적극 행정 차원에서 이걸 제거하고 서로 군청하고 유관 기관하고 합의를 거쳐서..."
◇ 김현아 앵커>
네, 그렇군요.
영암군이 기업 애로를 해소하고 주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고요?
◆ 임소형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 기관과 머리를 맞댔습니다.
행정안전부와,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경찰서가 협업에 나섰는데요.
대불국가산단 현장 방문, 간담회 개최, 주민설명회, 행안부 사전컨설팅감사 등을 열어 해결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특히 사전컨설팅 감사 결과 국내 다른 산업단지의 경우에도 도로 중앙분리대가 없는 곳이 많다며 형평에 맞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봤는데요.
이에 행안부에서 특별교부세 5억 원을 지원받아 나불로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제거하는 사업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영암군은 오는 6월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마인구 / 대불산단관리사업소장
"저희들이 사업 발주 설계를 이미 끝내고 사업 발주를 한 상태고요. 여기에 현존하는 중앙분리대 40개 소가 완전히 철거될 겁니다. 행안부에 교부금을 5억 원을 요청해서 저희들이 받아 놓은 상태고 나머지 부족 부분 6천만 원에 대해서는 군비를 투입해서 이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 김현아 앵커>
도로 환경이 개선되면 대불산단 기업들의 경영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문제 해결과 함께 주민 안전 확보 방안도 마련했다고요?
◆ 임소형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앙분리대를 없애는 대신 중앙선을 분명히 나타내기로 했습니다.
교통사고 위험을 대비해 과속카메라 설치, 횡단보도 재포장 등 작업도 진행하기로 했는데요.
영암군과 경찰서는 중앙분리대 철거 이후에도 주민 안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마인구 / 대불산단관리사업소장
"업체의 편의도 존중하지만 여기를 통행하는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서 저희들은 이 공사와 별도로 과속카메라를 설치한다든가 신호등을 증설한다든가 또 경광등을 추가로 설치한다든가 이런 조치들을 취해서 여기를 통행하는 주민들하고 근로자들의 안전을 추가로 보장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유명재 / 영암경찰서 교통관리계장
"태양광 빛이 나는 태양광 표지병이라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중앙선에 설치하면서 중앙선의 표시를 확실히 해놓고 안전의식을 더 심어주는 쪽으로 하는 게 더 낫지 않나. 이에 따라서 지금 추진하고 있는 정부 정책에 맞는 '5030' 50~30km 구간을 정하는 부분을 안전한 속도를 확보하기 위해서 저희 경찰 쪽에서는 노력하겠습니다."
◆ 임소형 기자>
조선업의 위기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됐지만 차츰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기업들에게는 이런 민원 해결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 유소훈 / 'Y'조선기자재 업체 상무
"저희들이 상당히 요즘 여러 가지로 어려운 사정인데 조선 경기도 많이 침체됐다고 그러는데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유관 부서에서 도와주시면 저희 들이 그만큼 더 힘이 되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아무래도 물류비 측면에서나 경비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됩니다."
◇ 김현아 앵커>
네, 영암군과 관계 기관의 적극 행정으로 15년을 끌어온 숙원 사업을 해결하게 됐는데요.
수주물량 확대와 산단여건 개선으로 이어져 조선업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기여하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임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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