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앵커>
이번 소식 역시 행정안전부 주민생활 혁신 사례입니다.
한 해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냉동 주머니, 아이스팩은 2억 개에 달하는데요.
사용하고 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하고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환경오염의 우려도 있습니다.
서울시 강동구가 전국 최초로 아이스팩 재활용 수거 시스템을 구축해 이런 문제를 해소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임소형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서울시 강동구에가면 곳곳에 아이스팩 전용 수거함이 설치돼있다고요?
◆임소형 기자>
서울시 강동구에는 구청과 주민센터마다 이런 수거함이 설치돼있습니다.
일주일 동안 모여진 아이스팩으로 가득 차있는데요.
수거함 속 아이스팩이 어떻게 모여지고 다시 사용되는지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김현아 앵커>
최근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배달음식 이용이 늘면서 아이스팩 사용량이 더 많아졌는데요.
그런데 아이스팩 처리 방법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거 같아요.
◆임소형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이스팩 내용물에 따라 처리 방법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문의하는 민원도 많았다고 합니다.
서울시 강동구는 아이스팩을 얼마든지 재사용 할 수 있다는데 주목했는데요.
지난해 2월 지역 내 기업과 사업을 구상해 시범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시민단체까지 동참해 협약을 체결하면서 전국 최초로 아이스팩 수거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구청을 비롯해 17개 동 주민센터에 전용 수거함을 설치했습니다.
시민단체는 한 주에 한 번씩 수거한 아이스팩을 정리하고 홍보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기업에서는 아이스팩 세척과 포장을 지원해 인근 성동구 마장축산물시장에 무료로 전달했습니다.
녹취> 최병옥 / 서울시 강동구청 청소행정과 계장
“이런 민원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아이스팩이 너무 많이 나오는데 이걸 어떻게 버려야 하나... 어떻게 하면 이걸 재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관내 기업인 현대홈쇼핑과 업무협약을 맺어서 한 겁니다.“
◇김현아 앵커>
저만 하더라도 버리기는 아까워서 냉동실에 하나하나 쌓아두다 보니까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있는데요.
막상 버리려고 하니 어떻게 버려야 할지 난감하더라고요.
◆임소형 기자>
대부분 아이스팩 겉면은 비닐류로 돼있어 재활용할 수 있지만 문제는 안에 있는 내용물입니다.
아이스팩 내용물은 물과 SAP라는 고흡수성 폴리머로 만들어집니다.
고흡수성 폴리머는 미세 플라스틱 물질로 물에 흘려버릴 경우 바다로 흘러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린다고 해도 소각장에서 제대로 타지 않으면 찌꺼기로 남아 토양오염의 원인도 되는데요.
때문에 재사용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거 과정에서 상호가 없고 적정한 크기로 재사용이 가능한 제품을 선별합니다.
물로 만든 친환경 종이 아이스팩은 종이팩을 잘라 물은 버리고 종이는 재활용으로 분리 배출합니다.
녹취> 백명순 / 환경오너시민모임 대표
“상호가 없는 아이스팩을 16~23cm A4용지 반 만한 크기의 아이스팩을 수거하고요. 물이라고 쓰여있는 아이스팩은 물은 잘라서 버리면 되는데 그 물도 재활용해서 화단에 물을 주기도 합니다.”
◆임소형 기자>
“오늘 양이 어느 정도 나온 건가요?”
녹취> 백명순 / 환경오너시민모임 대표
“오늘은 30개씩 5자루가 나왔는데요. 보통 많이 나올 때는 7~8자루 나오고 있어요.”
◇김현아 앵커>
아이스팩을 분류하고 처리하는 업체가 많지 않아서 수거 사업을 시행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알고 있는데요.
민간과 기업이 힘을 모았기 때문에 이런 수거 체계가 만들어진 것 같네요.
◆임소형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이스팩을 수거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제공하는데요.
얼마 전에는 구청 광장에서 열린 아이스팩 방향제 만들기가 체험 부스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눈길을 끄는 이것은 다름 아닌 아이스팩 내용물입니다.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이스팩을 활용한 아로마 방향제 만들기에 한창입니다.
200개 분량으로 준비된 아이스팩 방향제 만들기 체험은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기였습니다,
이렇게 아이스팩으로 주민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재활용 환경 교육도 진행하는데요.
직접 유치원이나 학교를 찾아가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자원순환 실천을 유도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대상으로 쓰레기 줄이기에 대한 의식 개선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백명순 / 환경오너시민모임 대표
“저희 회원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2인 1조로 아이스팩 수거함에 아이스팩을 정리하고...
아이스팩 수거에 그치지 않고 아이스팩 내용물로 방향제 만들기를 하고 있어요.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서 아이스팩 방향제 만들기를 하면서 자원순한 수업도 연계해서 지속적으로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김현아 앵커>
아이스팩을 재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실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도 궁금한데요.
◆임소형 기자>
지난해에만 이이스팩 7만 151개를 수거해서 생활쓰레기 35톤을 감량했습니다.
이렇게 강동구가 아이스팩 재활용 수거 사업을 시작한 이후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문의가 많이 들어왔는데요.
현재는 53개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김현아 앵커>
지난해까지는 관내 기업에서 아이스팩을 세척해서 필요로 하는 기관이나 협력 업체에 전달했잖아요.
올해부터는 전문 소독업체를 통해 위생처리를 해서 지역 내 6개 전통시장에 공급한다고요.
◆임소형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달부터는 지역 전통시장 상인회와 협약을 맺어 소상공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강동구는 지역 전통시장을 돌며 아이스팩 수요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정육점이나 반찬가게 등 신선식품 업체에서 아이스팩을 필요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홍성주, 임주완 / 영상편집: 박민호)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에게 아이스팩 구매 부담을 덜어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녹취> 김현우 / 고분다리전통시장 정육점 대표
“손님들한테 배달을 한다든가 택배를 보낸다든가 그럴 때 계속 써야죠. 그리고 일반 배달할 때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임소형 기자>
“이전에 아이스팩이 필요할 때는 따로 구입을 했었어야 되는 상황이었던 건가요?”
녹취> 김현우 / 고분다리전통시장 정육점 대표
“그렇죠. 저희는 계속 구매를 하고 있었죠. 왜냐하면 특히 여름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게 없으면 도저히 안 되니까.”
녹취> 김영권 / 고분다리전통시장 상인회장
“일반적으로 정육점이나 생선가게들이 아무래도 많이 활용하게 되는데요. 저희가 상인회 자체적으로 도움을 드리지는 못하고 개별 상인들이 필요에 따라서 구입해서 사용하거나 이런 식이었고 불필요한 곳에서는 버려지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부터는 강동구청과 함께해서 상인회에서 주도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현아 앵커>
참여와 협력을 통해 처치가 곤란했던 아이스팩을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됐는데요.
이번 사례는 주민생활 우수 혁신사례 가운데 온라인 심사 민관협업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면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이 계속 만들어지길 기대해봅니다.
임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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