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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넘게 겪어온 익산역 철도 소음 사라진다
등록일 : 2020.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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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아 앵커>
전북 익산시 KTX 익산역 주변에는 철도 관사마을이 있는데요.
철로와 불과 30m 거리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은 방음 시설 없이 60년 넘게 열차 소음으로 시달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조정 과정을 거쳐 오랜 고충이 해소될 전망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임소형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역 가까이에 마을이 있는데도 일부 구간에는 방음벽이 아예 없다고요?

◆ 임소형 기자>
익산역과 인근 철도관사마을 사이에는 이런 담벼락이 있습니다.
곳곳이 갈라지고 부서진 이 낡은 담벼락이 주민들을 위한 유일한 방음 시설인데요.
앞으로는 담벼락이 사라지고 3M 높이 방음벽이 설치될 예정인데 그 과정을 취재했습니다.

◇ 김현아 앵커>
담벼락이 역과 마을을 구분하는 것 말고는 다른 역할을 하긴 어려워 보이는데요.
마을 주민들이 60년 넘게 철도 소음으로 피해를 겪었다고요?

◆ 임소형 기자>
네, 제가 직접 마을을 찾아가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영상제공: 국민권익위원회 / 장소: 전북 익산시 창인동 2가)
익산시 철도 관사마을입니다.
익산역과 맞닿아 있어 철로와 불과 30m 거리입니다.
현재 익산역을 지나는 열차는 호남선과 군산선, 호남고속선인데요.
주말을 포함해 하루 평균 270여 대 열차가 다닙니다.
하지만 이곳에는 방음벽이 설치돼있지 않은데요.
방음시설이라고는 낡은 담벼락만 세워져 있을 뿐입니다.
때문에 주민들은 오랜 시간 철도 소음으로 고통받아왔습니다.

인터뷰> 권정숙 / 지역 주민
"누워있으면 방문 창틀이 덜렁덜렁하니 KTX가 다니고 그러니까 불편해요. 먼지도 막 쌓이고 집안에."

인터뷰> 조구형 / 지역 주민
"고충이야 이루 말할 수 없죠. 소음, 먼지, 외관상으로도 안 좋잖아요. 위험하잖아요. 담이 흔들리니까. 빨래 같은 것도 널지를 못 했어요, 전혀. 장독도 못 열어 놓고. 그리고 방에 있어도 먼지가 이렇게 쌓인다니까. 이 앞길 건너가 저희 집인데 TV 밑이고 문갑이고 다 하얘요. 여기서 날아와서 그렇지 어디서 날아오겠어요."

◇ 김현아 앵커>
소음도 소음이지만 먼지 피해도 상당해 보이는데요.
노후화된 블록담만으로는 한계가 있겠네요.

◆ 임소형 기자>
네, 제가 현장에 나가 있는 동안에도 열차들이 많이 오갔는데요.
잠시 머물러있었을 뿐이었지만 피로감을 느꼈습니다.
특히 열차가 출발하거나 정차할 때 발생하는 엔진음과 마찰음은 유독 큽니다.
마을 가까이에 화물선이 있어서 화물열차가 이동할 때 나오는 소음도 상당한데요.
또 디젤 열차와 철로 도상자갈로부터 발생하는 먼지도 마을로 날아 들어오는 불편도 있습니다.
기존에 설치된 담벼락은 오래돼서 균열을 쉽게 볼 수 있고 부서진 곳도 많았습니다.
손으로 세게 누르기만 해도 크게 흔들릴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조구형 / 지역 주민
"(흔들리네요. 많이 흔들리는 거 아니에요? 이 정도면?) 지금 내가 힘이 없어서 그렇지 젊은 사람이 흔들면 더 많이 흔들리죠. 코레일 담당자가 직접 와서 흔들어 봤어요. 그러더니 위험하다고 그러더라고."

◇ 김현아 앵커>
조치가 시급해 보이는데 오랜 기간 정비가 되지 않았던 건가요?

◆ 임소형 기자>
주민들은 수차례 관계 기관에 방음 시설 설치를 요구했는데요.
방음벽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소음 규제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요.
주간 2회, 야간 1회 측정해 각각 60데시벨을 넘어야 합니다.
하지만 측정 결과 기준을 간혹 넘겨 소음 기준 미달로 우선 순위에서 배제됐습니다.
또 기존 담벼락 가까이에 낡은 집들이 있어서 중장비가 진입해 정비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익산시는 피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우선적으로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사업인 새뜰마을 사업을 통해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담벼락 주변 오래된 집들을 이주하도록 돕고 그 사이에 완충 녹지 공간을 조성했습니다.

인터뷰> 이덕원 / 익산시청 도시재생과 계장
"2015년 새뜰마을 사업을 진행했었는데요. 주민들께서 거기가 환경이나 여러 가지로 열악하기 때문에 저희한테도 환경 개선을 많이 요구했었고 또 사업에 반영하려고 저희도 노력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서 새뜰마을 사업에 수목식재를 포함시켜서 진행을 했습니다."

◇ 김현아 앵커>
주변 환경이 개선돼서 방음벽을 설치하기 위한 여건이 조성된 것 같은데요.
국민권익위원회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고요?

◆ 임소형 기자>
네, 지난 1월 주민 50여 명이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익산역 철도 소음 고충민원 현장 조정회의
(장소: 익산역 회의실, 지난 5월 29일)

권익위는 실무협의와 현장조사를 통해 최종 중재안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철도시설공단과 철도공사, 익산시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판단했는데요.
세 기관은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방음벽 설치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습니다.
이에 따라 철도시설공단은 노후화된 벽돌담을 철거하고 내년 12월까지 방음벽 설치를 완료할 계획입니다.
철도공사는 열차 운행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도록 기관사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익산시는 철로와 마을 사이 완충녹지공간에 방음효과가 있는 나무를 심어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갈 예정입니다.

인터뷰> 김희리 / 국민권익위원회 산업농림환경민원과 사무관
"집단 민원을 보다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기관이기 때문에 민원이 제기됐을 때 해당 관련 기관에 민원인의 입장을 더 잘 전달할 수 있고 해결의 시급성을 요청드릴 수 있습니다. 세 기관의 협업과 관심이 있어야만 이 민원이 해결될 수 있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그래서 권익위원회는 각 기관에 역할을 부여했고 기관에서 해당 역할을 조속한 시일 내에 이행할 수 있도록 촉구했습니다."

◇ 김현아 앵커>
방음벽 설치와 함께 구체적으로 어떤 소음 대책이 마련됐나요?

◆ 임소형 기자>
철도공사는 익산역을 지나는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사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합니다.
익산역 부근에 열차가 운행하거나 입환할 때 규정 속도를 준수하도록 했습니다.
익산역으로 진입하거나 출입할 경우에는 급가속이나 급감속을 자제하기로 했는데요.
또 불필요한 기적소리를 울리지 않도록 하는 등 열차 운행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김명현 한성욱 / 영상편집: 박민호)

인터뷰> 박강영 /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 대리
"저희 공사 내에서는 기관사 교육이라든지 열차 세차 시간을 변경하는 등 다양하게 방법을 모색해서 추진하고 있었으나 열차 운행상 근본적으로 발생되는 소음은 차단하는데 한계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 구형 디젤기관차가 점차 사라지고 전기가 동력인 KTX나 ITX, 새마을호 같은 열차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철도 운행 소음이 점차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습니다."

◇ 김현아 앵커>
권익위 중재로 관계 기관들이 움직이면서 매일 소음에 시달리던 주민들이 근심을 덜게 됐는데요.
오랜 세월 철도 소음 피해를 겪으면서도 마을을 지켜온 주민들이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임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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