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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심부름 마켓'···우리 동네 어르신 주민이 돕는다
등록일 : 2020.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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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앵커>
농어촌 지역은 도심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생활 편의시설이 적죠.
또 거동이 불편하거나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이 많습니다.
각 지자체에서는 어르신들의 생활 편의를 돕는 여러 복지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에는 어르신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특별한 서비스가 있다고 합니다.
최영은 기자, 포천시 화현면을 직접 다녀왔잖아요?
어떤 서비스인지 소개해주시죠.

◆최영은 기자>
네, 포천시 화현면은 전체 가구의 10%가 어르신이 혼자 사는, 독거노인 가구로 구성돼 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만 전체의 25%에 달하는, 초고령화 지역에 속한 곳인데요.
이 어르신들, 그동안 생활 속 불편함을 많이 호소하셨습니다.
화면을 먼저 보시겠습니다.

녹취> 이영주 / 포천시 화현면
"화현면에는 우체국이나 농협이나 병원 등의 시설이 전혀 하나도 없습니다. (중략)화현면에 계신 분 중에는 혼자 사는 노인 분들이 많으세요. 그분들이 굉장히 어려움 많았었는데..."

◆최영은 기자>
초고령화 지역인 화현면은 들으신 대로 마트나 약국, 우체국 등 생활 편의 시설이 거의 없는 곳입니다.
대체로 농사를 짓거나 공장들이 들어선 곳이었는데요.
병원에라도 한 번 나가려면 인근에 위치한 다른 면 소재지로 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최소 30분은 가야 한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어르신이 급한 상황에서는 콜택시를 부르거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을 땐 경찰차를 부르는 긴박한 상황이 나오기도 한다는데요.
그런데 지난해 8월부터 어르신을 돕는 특별한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김현아 앵커>
홀로 사는 어르신 입장에선 답답할 때가 많았을 것 같은데요.
어르신을 돕는 특별한 서비스, 어떤 건지 소개해주시죠.

◆최영은 기자>
네, 기존에도 농어촌 지역 등 고령의 어르신이 많이 거주하고 계신 곳에는 지자체 복지 서비스가 다양하게 마련돼 있는 편인데요.
대체로 어르신이 필요한 물건을 사서 전해드리거나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죠.
화현면의 경우도 비슷한데요.
차이가 있다면, 지자체 공무원들이 아닌, 지역 주민 가운데 봉사를 희망하는 분이 직접 어르신을 돕는 시스템이라는 점입니다.
화현면에서 개발한 스마트 심부름 마켓 앱을 통해서 자원봉사가 이뤄지는데요.
앱에 어르신의 호출이 오면, 가까운 곳에 있는 봉사자가 일일도우미로 배정돼 도움을 드리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겁니다.
화면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최영은 기자>
윤석남 씨는 이 지역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본인의 업무를 하다가도 앱에 호출 알람이 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어르신을 도우러 나섭니다.
윤 씨처럼 자원봉사를 하는 분은 현재 이 동네에 30여 명이 있습니다.
이분들을 ‘스스로 해결단’이라고 부르는데요.
마을 어르신의 일을 마을 주민이 해결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녹취> 윤석남 / 화현면 '스스로해결단' 단장
"'스스로해결단'을 만들어서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모시자 해서 시작됐습니다. 화현면에 13개의 리가 있는데 (리마다) 두 명씩 추천을 받아서 26명을 만들었고 거기에 자원봉사자를 합해 30명 정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이 스스로해결단은 앞서 소개한 앱을 통해서 어르신의 호출을 받고 있는데요.
어르신이 스마트폰으로 이동 지원이나 구매 대행 등 필요한 업무를 요청하면 가까이에 있는 스스로 해결단이 수락을 하고 어르신에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오민호, 이기환 / 영상편집: 김종석 )
마치 앱을 통해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택시나 대리운전을 요청하는 방식하고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서비스에 대한 어르신들의 만족도는 높았습니다.

녹취> 이영주 / 포천시 화현면
"지난번에 지현리에 계시는 88세 되신 할머니가 병원 갈 일이 급해서 이걸 요청했거든요. 그분 말씀 들으면 누구한테 부탁도 못하고... (주변에) 사람이 적어서 누가 급하다고 해도 금방 못 가거든요. 이게 생기면서 빨리 병원 갔다 왔다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마을 주민들은 이 스마트마켓 앱이 단순히 어르신의 심부름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순기능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윤석남 / 화현면 '스스로해결단' 단장
"이분(어르신)들이 필요한 게 뭔지 계속 보게 되는 것이...그전엔 보이지 않던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중략) 저희가 모시러 갔는데 보니까 담장이 다 허물어지게 생겨서 다치겠더라고요. (중략) 또 한 번은 방충망 같은 게 여름에 방충망 있으면 편한데 문을 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방충망이 안 돼 있어서 더운 집에 방충망 설치를 (도왔습니다)“

화현면 면사무소 직원들도 이 지역 주민으로서 스스로 해결단에 참여하면서 이 앱을 통한 봉사를 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면사무소의 복지팀 직원들도 열악한 상황에 놓인 어르신의 환경을 직접 볼 수 있게 되고요.
이를 통해 어르신이 겪는 문제가 보다 빠르게 해결되고 있는 듯했습니다.
또 혼자 사시는 어르신은 적적하시잖아요.
서비스를 이용하는 어르신과 자원봉사자 간에 만남이 잦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어르신들의 말동무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이영주 / 포천시 화현면
"오고 가면서 사는 이야기 그리고 갔다 오면 그 집에서 농사지은 감자, 고구마, 옥수수 이런 것을 서로 나누면서 그 정이 깊어가는 아름다운 풍경이 많고요. 저도 그런 걸 볼 때마다 가슴이 찡합니다.“

현재 화현면에서는 이 앱을 통해서 어르신들을 단체로 목욕탕에 모셔드리거나 도시락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일일이 배달해드리는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김현아 앵커>
홀로 지내다 보면 위급상황에 대처하기도 힘들고 적적하기도 할 텐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네요.
그런데, 어르신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하더라도 앱을 활용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최영은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이 앱을 만들고 나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면사무소와 스스로 해결단은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자원봉사자를 두고 있습니다.
어르신이 전화는 사용하실 수 있으니까요, 자원봉사자에게 전화를 하면 자원봉사자가 앱에 대신 요청을 올려주고, 이 호출을 본 '스스로 해결단'이 어르신을 찾아가게 되는 거죠.

◇김현아 앵커>
맞춤형 지원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최근 이 사례는 행정안전부의 혁신챔피언 인증도 받았다면서요.

◆최영은 기자>
그렇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우수한 혁신 사례 가운데 전국적으로 확산 가능한 사례를 선정하고, 이를 공유하기 위한 행사가 열렸는데요.
행정안전부는 전국 지자체 사례 가운데 21개 우수 혁신 사례에 대해 시상했습니다.
보통은 시군 위주의 사례였는데 화현면이 유일한 면 단위의 서비스여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만큼 다른 지자체, 특히 농어촌 지역에 공유되면 좋을 사례라고 평가된 것이겠죠.

녹취> 정남 / 포천시 화현면장
“1차에서 44개 시군이 뽑혔고, 그때 온라인 투표도 있었고 현장 심사도 있었는데요. 그(심사위원)분들이 현장심사 하면서 면에 와서 심사한 적이 없었다는 거죠.(중략) 온라인 투표, 현장심사 점수가 합쳐져서 21개 시군이 최종적으로 우수 시군으로 선정됐고..."

◇김현아 앵커>
네,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노인들을 돕는 일, 어느 특정 지역만의 과제는 아니겠죠.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을 위해 지역 주민들이 직접 나선 포천시 화현면 '스마트 심부름마켓' 사례 살펴봤는데요.
다른 농어촌지역으로도 확산되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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