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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를 디자인하다'···간판 가림 등 민원 해결
등록일 : 2020.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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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앵커>
가지가 너무 자란 가로수는 간판을 가리거나 통신 선로의 장애물이 돼 민원의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지자체는 매년 예산을 들여 가지치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신국진 기자, 그런데 단순히 자라난 가지를 정리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독특한 나무 모양을 만들어 민원을 해결한 사례가 있다면서요.

◆신국진 기자>
네, 가로수와 관련된 민원은 앞서 많이 소개했었데요.
가로수를 대표하는 수종 은행나무의 악취 문제를 해결했던 대전광역시 서구청 사례, 인도의 장애물로 전락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를 지키면서 인도를 확보한 광주광역시 서구청 사례 등, 지자체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민원 해결의 실마리였습니다.

◇김현아 앵커>
네, 그렇죠.
그만큼 가로수가 우리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걸 텐데요.
수령이 오래된 가로수를 보존하면서 주민 민원을 해결해 좋은 대안이 됐잖아요?

◆신국진 기자>
네, 오늘 소개할 민원 내용도 비슷합니다.
충북 충주시 사례인데요.
충주시 전역에는 대표적인 가로수 수종, 은행나무가 식재돼 있습니다.
수령도 최대 40년 이상으로 오래됐는데요.
가로수가 성장하면서 상가의 간판을 가리고, 통신선로의 방해요소가 됐다고 합니다.
특히, 가을이면 악취로 인해 일부 상인회 등에서는 가로수를 뽑아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인터뷰> 윤주학 / 충주시청 녹지휴양팀장
"올해까지 2년에 걸쳐 작업했고요. 또 한 구간은 민원이 많은 구간이 있어요. 이마트라는 구간에서 1~2 교차로까지 시내 중심 구간입니다. 그곳도 민원이 정말 많았는데요. 그곳은 제거해 달라고 했어요. 하도 악취가 나고, 간판 민원도 있기 때문에 저희에게 계속 집단 민원을 해서 제거하라는 민원이 있었습니다."

◇김현아 앵커>
네, 은행나무 가로수와 관련한 민원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충주시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나요?

◆신국진 기자>
사실 대다수 지자체는 매년 일정 예산을 들여 가지치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지치기를 해도 민원은 매년 반복적으로 제기됐으니 실질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임시 대안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충주시는 단순히 가지를 자르던 관행에서 벗어나 나무의 독특한 수형을 만들며 가지치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달 초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구간에 대한 가지치기 작업은 마무리된 상태였는데요.
은행나무가 둥근 원형의 버섯 모양입니다.
인도에서 약 5~6m 높이까지는 줄기만 남겨두고, 그 이후 가지로 둥그렇게 수형을 잡은 겁니다.

◇김현아 앵커>
가로수 모양이 독특해서 이국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은행나무가 맞는지 헷갈릴 정도인데요.

◆신국진 기자>
네, 저도 현장에서 '제주도인가? '라고 생각했는데요.
사실 이곳의 가로수의 경우 볼품없이 자라던 은행나무였다고 합니다.
수형 작업 전과 비교하면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가지치기할 때는 은행나무의 큰 줄기와 가지만 남겨두기 때문에 주민들은 '닭발'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둥근 원형의 모양으로 시각적인 요소를 갖췄습니다.
가로수 수형을 잡다 보니 1층 상가의 간판을 가리는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습니다.
여기에 수형에 맞게 지속적으로 가지를 관리하다 보니 가을철 발생하는 은행나무 열매로 인한 악취문제도 50% 이상 줄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윤주학 / 충주시청 녹지휴양팀장
"일단은 작년부터 저희가 시범구간을 두 곳에 걸쳐서 수형 전지 작업을 했는데 일단 경관이 아름답습니다. 경관개선이 되고, 두 번째는 간판, 수고를 높게 했습니다. 보시면 저희가 한 7m 이상 높게 했고, 지하고를 높게 하다 보니깐 1층에 대한 간판이 거의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솎아내기 전정을 하다 보니 기존에 있는 열매가 반 이상 줄어들기 때문에 열매와 관련된 민원이 줄었습니다."

◇김현아 앵커>
보기에도 좋고 민원까지 해결하니 1석2조 효과인데요.
이번 사업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의견도 궁금한데요.

◆신국진 기자>
네, 충주시는 올해 시내 전체 가로수 1만 5천여 그루 가운데 1천 5백여 그루에 수형 가지치기를 진행했는데요.
비용은 이전 작업보다 50% 정도 더 들었지만 주민들의 민원이 사라졌고, 오히려 일을 잘한다며 지자체를 칭찬했습니다.

인터뷰> 이재갑 / 충주 성소문화의거리 상인회장
"많은 간판을 가리고, 또 가을이면 낙엽이 너무 수북이 쌓이고, 이런 것들이 가로수 재정비 사업을 통해서 너무 아름답게 변모할 수 있어서 상인들의 불만이 적당히 해소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국진 기자>
이재갑 상인회장의 경우 수년 전까지 은행나무 가로수를 제거해달라며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이 상황만 보더라도 이번 사업이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현아 앵커>
가로수로 인한 민원을 제기했던 주민까지도 만족하고 있으니까요 좋은 사례로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은행나무의 가지를 평소보다 많이 자르게 되면 성장에는 문제가 없나요.

◆신국진 기자>
네, 오히려 은행나무 성장에 상당히 좋다고 합니다.
충주시의 경우 이번 작업을 위해 조경 전문가 등의 조언을 얻어 은행나무의 수형을 잡았다고 하는데요.
버섯 모양으로 수형을 잡았을 때 오히려 가지마다 공기가 잘 통해 썩지 않고, 줄기는 더 튼튼해 진다고 합니다.

◇김현아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충주는 사과나무 가로수 길도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가로수와 관련된 고민을 충주시가 상당히 많이 하는 것 같거든요.

◆신국진 기자>
네, 맞습니다.
충주시의 지역 특산물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사과입니다.
충주시는 지난 1997년과 2003년 사과의 고장 충주의 이미지를 전국에 알리고자 사과나무 가로수 길을 조성했습니다.
당시 조성된 구간은 중원로와 충민로, 충원로 등 3개 구간으로 약 4.7km에 이릅니다.
매년 가을이면 빨간 사과가 탐스럽게 달리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오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모두를 위한 가로수의 훼손을 막기 위해 충주시민 모두가 지킴이로 활동하며 사과나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백영석, 송기수 / 영상편집: 이승준)
그리고, 수확한 사과 수입은 지역의 독거 노인이나 저소득층 가정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윤주학 / 충주시청 녹지휴양팀장
"사과나무 길은 충주 하면 사과이지 않습니까? 관문 입구에 사과나무를 심어서 가로수가 잘 조성이 돼 있어서 지금도 수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우이웃 돕기에...(활용되고 있습니다.)"

◇김현아 앵커>
충주시가 가로수를 이색적으로 가꿔 지역 명물로 만들기 위한 고민을 일찍 시작했군요.

◆신국진 기자>
네, 충주시는 이번 은행나무 가로수 수형 작업에 앞서 다른 수종의 가로수로 조금 더 일찍 수형 작업을 한 수원시와 단양군을 많이 참고했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두 지역을 수차례 방문해 자문도 얻고, 사업의 실효성을 검토하며 최종적인 대안까지 찾아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현아 앵커>
네, 자칫 관리부실로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는 도심 가로수가 독특한 가지치기 작업을 통해 재탄생했는데요.
충주시의 노력으로 사과나무 가로수 길에 이어 은행나무 가로수길 역시 새로운 볼거리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신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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