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앵커>
'이웃 사촌' 언젠가부터 듣기 어려운 낯설고 어색한 단어가 됐습니다.
이웃 간에 정이 사라지면서 사소한 갈등에서 시작된 문제가 극단적인 사태로 번지기도 하는데요.
마땅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신국진 기자, 이웃 간 소통 단절이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잖아요?
◆신국진 기자>
네, 마을이라고 하면 일정한 세대가 밀집해 모여 살면서 이웃 간의 정도 나눈다고 생각할 텐데요.
최근에는 아파트가 늘면서 마을의 형태와 의미도 조금 바뀌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서로 교류가 적어 이웃 간 소통은 단절됐고, 이렇다 보니 옆집에는 누가 살고, 윗집과 아랫집은 누가 살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 역시 아파트에 살면서 이웃과 교류한 경험이 있나 생각을 해봤는데요.
실질적으로 옆집에 살고 있는 분들의 얼굴만 알지 교류가 없어서 교류 단절이라는 말이 상당히 공감됐습니다.
◇김현아 앵커>
공동체보다는 나 자신, 개인의 생활을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소통 단절이 다른 사람의 얘기만은 아닌데요.
이렇게 이웃 간 소통이나 교류가 뜸해지면서 최근에는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이웃 간 갈등이 큰 사회문제잖아요.
◆신국진 기자>
네, 가장 대표적으로 층간 소음 문제, 주차 갈등 문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건데요.
최근에는 코로나19 등으로 더 예민해지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층간소음 문제를 직접적 위협이나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사례가 더 많아졌다고 합니다.
얼마나 심각한지 준비한 표를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환경부 산하 국가소음정보시스템인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서 자료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올 1월 한 달 동안 층간 소음으로 접수된 민원이 약 1천89건 접수됐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한 2월에는 2천630건으로 38% 증가했고, 5월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0% 증가한 2천250건이 접수됐다고 합니다.
◇김현아 앵커>
네, 통계를 보니까요 월 1천 건 이상 민원이 접수됐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더 심각해졌네요.
이처럼 이웃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마을 문제를 주민이 봉사자로 참여해 해결하고, 마을을 가꾸면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는 곳이 있다면서요.
◆신국진 기자>
네, 광주광역시가 지난달부터 시작한 아파트 봉사단인데요.
아파트 봉사단은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와 현안을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해결책을 찾고자 구성됐습니다.
아파트 봉사단은 광주광역시 자연봉사센터와 연계돼 광주 시내 500세대 이상 규모 단지에서 구성됩니다.
아파트 봉사단은 소통 단절 공간인 아파트가 새로운 소통을 모색하고, 갈등 해결과 안전망 구축에도 공동 대응하게 됩니다.
◇김현아 앵커>
청소나 방범 같은 게 떠오르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주시죠.
◆신국진 기자>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앞서 소개한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비롯해 환경 정화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대다수 민원에 대응하게 됩니다.
최근 구성된 봉사단 활동 현장을 동행해 봤는데요.
영상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광주광역시 내방동에 위치한 A 아파트입니다.
이 아파트에는 약 1천20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데요.
60여 명으로 아파트 봉사단이 구성됐습니다.
봉사단은 수시로 모여 아파트 단지 주변에 무단 방치된 쓰레기를 수거하고, 정비합니다.
상습 투기지역에 대해서는 기관과 해결책을 고민하기도 합니다.
현장음>
"사람들이 여기에 이불도 버리거든요. 이불은 안 치웠거든요. 2주 전에 한 것임에도 이러잖아요."
"도로분받침 화분 있잖아요. 도로분받침 화분을 여기에 세워서 쓰레기가 무단 투기되지 않도록.."
코로나19가 확산된 뒤부터는 예방 활동 일환으로 소독을 전개하고 있었는데요.
단지 내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와 여러 사람들이 접촉하는 손잡이에 대한 소독을 수시로 진행하고요.
(영상취재: 홍성주, 이정윤 / 영상편집: 이승준)
주민들이 이용하는 아파트 단지 앞 버스정류장과 주변 상가 소독도 전개하고 있었습니다.
◇김현아 앵커>
우리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이런저런 문제 해결에 봉사단이 활동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영상으로 본 것처럼 주민들의 생활을 돕기 위한 기본적인 활동은 물론이고, 앞서 소개한 것처럼 주민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도 봉사단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실마리를 풀게 됩니다.
또,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 활동을 통해 공동체 의미를 형성한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영숙 / 해태아파트 주민자치회장
"지역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이 잘 마련되지 않아서, 굉장히 층간소음이라든지 부정적인 생각들을 많았습니다. 지금 코로나가 발생돼서 제대로 소독이 되고 있는지, 청소가 되고 있는지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이런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주민과 소통하면서 깨끗한 마을 가꾸기에 앞장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환경정화에도 많이 신경 쓰고,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도 지금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 열심히 해서 환경에 앞장서는 주민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신국진 기자>
광주광역시와 광주광역시 자원봉사센터는 올해 1차로 30개 아파트 봉사단을 구성했습니다.
이후 광주 시내 500세대 이상 규모 아파트 278개 단지로 확대해 운영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단순한 쓰레기 문제, 층간소음 문제는 물론 아이 돌봄 서비스 통해 맞벌이로 어려움을 겪는 세대를 돕는 등 새로운 문화를 형성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관계기관은 주민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행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적절하게 뒷받침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장지우 / 광주광역시자원봉사센터 관리협력부장
"활동할 수 있는 재료비와 여러 가지 좋은 활동 사례를 분석해서 각자 아파트가 쉽게 활동할 수 있게 유도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 활동 중에 공동육아든가 그리고 아파트 내에 환경정화는 기본으로 들어가 있고요. 아파트 화단 가꾸기 등 정서적인 나눔을 통한 소외계층 돌봄 활동 등 기타 활동 등 우수사례를 뽑아서 다른 아파트로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하고, 광주광역시에서도 이 부분을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김현아 앵커>
앞서 아파트는 소통 단절의 공간으로 인식된다고 전해드렸는데요.
광주광역시가 선보이는 아파트 봉사단을 통해 주민 스스로 주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이웃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적극적인 참여로 새로운 '이웃 사촌' 모델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신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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