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앵커>
이번에 전해드릴 사례는 도심 주택가에 어린이공원이 들어서면서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사생활 침해를 우려해 민원을 제기한 내용인데요.
해당 지자체에서 이 문제를 빠르게 해결했다고 하는데요.
최영은 기자, 어떤 사연인지 소개해주시죠.
◆최영은 기자>
네, 말씀해주신 곳은 경기도 광명시 한 동네입니다.
빌라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주거 지역에 어린이공원이 조성된 건데요.
주변에 거주하던 주민들은 집 앞에 어린이 공원이 조성돼 좋은 점도 있겠지만, 공원에서 집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되자 사생활 침해를 호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보시다시피 빌라들이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형태의 주거 지역입니다.
사실 이 공원은 기존에도 이 자리에 있었는데요.
본격적으로 민원 문제가 불거진 건 지난해 12월 공원을 재정비한 이후입니다.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진선 / 광명시 도시재생국 공원녹지과 주무관
"'우리또래 어린이공원'은 작년 12월에 재정비하면서 원래 평지였던 곳이 상상놀이터 개념의 어린이 놀이터로 조성되면서 언덕지게 조성됐습니다. 조성된 곳이 언덕져서 아이들이 놀다가 (주택을 보게 되면) 사생활 침해가 된다(는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최영은 기자>
들으신 대로 지난해 말에 이 공원을 재정비했습니다.
이른바 상상놀이터라고 해서, 어린이들이 동산을 오르고 내리는 기분으로 놀이터를 즐길 수 있도록 작은 언덕이 마련된 건데요.
요즘 유행하는 형태의 어린이공원입니다.
이 상상놀이터 언덕이 생기자마자, 민원이 시작된 건데요.
언덕에 올라가서 보면 바로 앞쪽에 있는 주택이 너무 가깝게 보이게 된 겁니다.
사생활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거잖아요.
실제로 봐도, 충분히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인근 빌라에 거주하는 주민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이원희 / 경기도 광명시
"여기 3층에 살고 있는데 저희 베란다에서 쳐다보면 사람들이 바로 보이니까 사람들도 저희 집이 바로 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김현아 앵커>
참 곤란한 상황이네요.
집에 있다가 공원에서 노는 어린이나, 산책하는 주민들이 집 안을 들여다보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면 내 집에서 편하게 쉬기도 어렵겠는데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닐 텐데요.
◆최영은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이 빌라 주민들이 광명시에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민원을 접수한 광명시 담당 부서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을 했는데요.
어린이 공원인데, 빌라 높이를 가리려면 꽤 높아야 할 텐데 벽을 세우면 보기에 좋지 않잖아요.
답답해 보일 수 있고 채광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요.
그래서 나무를 심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나무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이번 경우에는 대나무가 식재됐습니다.
화면 보시겠습니다.
인터뷰 > 김진선 / 광명시 도시재생국 공원녹지과 주무관
"저희가 와보니 원래 잣나무가 있긴 했지만 가지가 텅 비어서 실제로 안이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대나무를 선정했습니다. 차폐용 식재로는 측백이나 대나무 등이 있는데 대나무가 시원해 보이기도 했고 바람길이 아니라서 대나무가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최영은 기자>
대체로 이런 목적으로 사용하는 나무로는 편백이나 측백이 있다고 하는데요.
측백은 보다 빽빽한 느낌이라 조금 더 자라면 자칫 답답해 보이거나 할 수가 있다는데요.
담당 공무원의 설명대로 대나무는 그에 비해 시원하게 보여서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제가 좀 더 찾아보니까요, 대나무는 다량의 이산화탄소, 그러니까 온실가스를 흡수하는데요.
그러면서도 피톤치드를 방출해서 항균 효과가 있고, 또 스트레스 조절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이나 인근 주거 공간에 계신 주민들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대나무는 비교적으로 다른 차폐용 나무에 비해 바람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적이라고 합니다.
다행히 해당 공원은 바람이 정면으로 관통하는 곳이 아니라서, 대나무도 심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빌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대나무 덕분에 사생활 침해에서 벗어날 수 있어 이제는 안심이라고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김태우, 임주완 / 영상편집: 김종석)
뿐만 아니라 대나무가 식재돼 보기에도 좋아서 굉장히 만족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원희 / 경기도 광명시
"대나무가 심어지고 (대나무) 높이가 어느 정도 있으니까 그런 부분이 보완된다고 생각하니 심리적으로 안정이 됐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처음에 (나무가) 심어졌을 때 마치 마당을 꾸며 놓은 것처럼 좋다고 말씀하셨어요.”
◆최영은 기자>
또 담당 공무원에 따르면 시청으로 직접 찾아와서 대나무 식재에 대해 민원을 해결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 주민도 있었다고 합니다.
빌라 거주민 외에도 이 어린이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어린이들이 이제 마음 편히 언덕을 올라가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동네 어르신들도 정자에 앉아서 보다 편히 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광명시 광명7동 주민
"(대나무) 참 좋죠. 나무가 없으면 삭막해 보이는데 푸른 게 많으니 훨씬 좋죠. 눈에도(보기에) 좋고 건강에도 좋고요."
"저도 여기 앉아있으면 사람 지나가는 게 보였는데 그게 안 보이고 (중략) 앉아 있을 때 나무 쳐다보니까 좋죠."
◇김현아 앵커>
대나무를 심어서 사생활 침해 민원도 해결하고 미관상으로도 좋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요.
1석 3조의 효과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런데 보통 접수된 민원이 해결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절차를 거치다 보니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지난해 12월 공원 재정비, 그리고 3월 민원접수 이후에 아주 빠르게 처리가 됐네요.
◆최영은 기자>
그렇습니다.
광명시 자체에서 민원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비용을 별도로 운용하고 있는데요.
민원 수시 처리비 예산을 이용해서, 바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문제에 대해서는 예산이 편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고, 곧바로 투입해서 하루라도 빨리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이번 사례 역시 지자체의 빠른 판단 덕분에, 주민들의 불편이 빠르게 해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례와 유사한 사례가 광명시에 또 있는데요.
인근에 위치한 어린이 공원인 개운 어린이공원에도 오늘 소개해드린 우리 또래 어린이 공원처럼 대나무가 식재됐습니다.
이 어린이 공원은 우리또래 어린이공원보다도 더 주거공간과 가깝게 위치해서 대나무 식재를 통해 사생활 민원을 해결할 수 있었는데요.
역시나 경관에도 좋아서 주민들이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김현아 앵커>
네, 보기에도 좋고 민원 해결에도 도움을 준 어린이공원 대나무 식재 사례 살펴봤습니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