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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안 나는 목장'···양주시 축산농가 악취 해결
등록일 : 202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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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아 앵커>
소나 돼지를 키우는 축산농가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가축의 배설물 냄새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그런데 농가의 노력으로 주변의 악취 민원을 해결한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최영은 기자, 현장에 다녀왔죠.

◆ 최영은 기자>
네, 맞습니다.
제가 이번에 다녀온 곳은 경기도 양주시입니다.
원래 축산 농가가 밀집한 도시인데, 양주시에 주거 단지가 많이 개발돼 생기다 보니 최근 서울이나 주변 도심에서 이주하는 주민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농가에서 풍기는 악취에 대해 민원이 늘어났는데요.
먼저 담당 공무원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송진영 / 양주시 축산과 축산정책팀장
"양주시는 수도권에 위치해 있고 최근 들어 택지 지역이 많이 개발되면서 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많은 개발 이뤄지고 있는 지역입니다. 따라서 개발지역 인근에 있는 축산 농가에 대한 악취, 환경 민원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주거 지역과 농가의 거리가) 가까운 데는 300m~500m 인접한 곳도 있고요. 아무래도 악취가 전파되는 게 1~2km까지 전파되다 보니까 주민들이 일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고정적으로 사시던 분은 큰 불편을 못 느끼는데 서울이나 도시에서 유입되는 경우에는 많은 불편을 겪으시는 게 사실입니다."

◇ 김현아 앵커>
저희 개선문에서도 악취 사례를 여러 번 취재했는데, 얼마 전 공장에서 나오는 악취로 불편을 겪는 주민들은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도 냄새가 난다는 민원도 있었잖아요.

◆ 최영은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담당 공무원 설명대로 1~2km 정도 떨어진 곳이라면 충분히 축산농가의 냄새가 주거 지역에 전달될 수 있겠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 끝에 축분 냄새를 줄인 농가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원주목장, 경기도 양주시)
양주에 위치한 한 젖소목장입니다.
보기에는 여느 목장과 달라 보일 게 없는 곳입니다.
보통 이런 농가에 들어서면 냄새가 나고, 동물들의 배설물 때문에 모인 파리들이 잔뜩 꼬여서 정신없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여기가 정말 젖소를 백 마리 이상 키우는 농장이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저기 젖소들이 밟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배설물입니다.
배설물을 밟은 젖소들, 비위생적이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금방 발생한 배설물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 발효가 된 배설물들입니다.
얼핏 흙처럼 보였는데요.
축분을 겹겹이 쌓아두면 미생물 분해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발효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본래의 배설물 형태에서 부엽토, 즉 흙의 형태가 되는 겁니다.
얼마 전까지 젖소 배설물이었던 건데 제가 코를 바짝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아봤는데요.
산에 올라가 등산로를 걸을 때 맡을 수 있는 향긋한 흙의 향만 맡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 축분을 겹겹이 쌓아서 6개월 이상 발효시키면 저렇게 흙의 형태로 변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도심 속에서도 충분히 축산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고상헌 / 양주시 원주목장 대표
"소의 배설물을 부엽토와 같이 섞어서 수분(을) 조절하고 발효를 시키는 과정이에요. 발효된 퇴비는 7-8년 된 퇴비가 바탕으로 되어 있어 냄새를 맡으면 부엽토 냄새가 납니다. 이 기본 베이스를 가지면 배설물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이 목장을 운영하는 고상헌 대표는 이렇게 축분을 발효 시키는 방식은 물론, 젖소에게 유산균을 먹이는 방식도 악취를 저감 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는데요.
젖소의 먹이에 유산균을 섞어 먹이면, 배설물 자체에서도 냄새가 덜 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연구 끝에 깨닫게 되셨다고 합니다.

인터뷰> 고상헌 / 양주시 원주목장 대표
"(젖소는)초식 동물인데 장내 많은 미생물이 있습니다. 숫자로 셀 수 없는 10만 가지 이상이 있어요. 이 미생물을 유산균으로 응집시키고 난 뒤 효과가 좋아졌습니다. 도심에서 (목장에) 오신 분들이 불편해하시지 않았어요."

이렇게 젖소에게 유산균을 먹이고 난 뒤에는 냄새가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파리와 같은 벌레도 덜 꼬이게 됐고요.
무엇보다 젖소가 건강해져서 수명 연장에도 도움이 되고, 더 좋은 우유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이 덕분에 깨끗한 목장 인증까지 받았다고 하는데요.
한국낙농육우협회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깨끗한목장가꾸기 운동을 추진해서 해마다 여러 농가에 시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낙농육우협회 관계자에게 관련 설명 들어봤습니다.

전화인터뷰> 이용일 / 한국낙농육우협회 교육홍보실장
"세계적으로 우수한 품질의 국내산 우유가 얼마나 깨끗한 사육 환경에서 우리 낙농가들이 잘 관리하고 생산하고 있는지 소비자에게 알리는 동시에 각종 민원이나 시설규제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축사 환경이 미흡한 곳도 사육환경 개선에 노력에 동참해서 지속 가능한 낙농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 김현아 앵커>
그렇군요.
앞서 젖소 목장의 사례 살펴봤는데요.
양주시에는 이런 축산 농가가 500곳이 넘게 있다고 하는데요.
이들 농가로 인해 발생하는 민원을 줄이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도 상당하다면서요.

◆ 최영은 기자>
그렇습니다.
양주시는 악취 민원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와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요.
화면 보시겠습니다.
양주시는 19억6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축산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는데요.
지자체 가운데에서도 이 예산은 상당한 규모라고 합니다.
우선 4억5천만 원을 들여 밀폐용 고속 발효기를 농가에 지원하고 있는데요.
현재 관내 6곳의 농가에 지원해서, 축분이 빨리 발효돼 냄새가 거의 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또 2억5천만 원의 예산을 통해 전 농가에 대해 미생물 제제를 지원하는데요.
(영상취재: 오민호 / 영상편집: 김종석)
미생물 제제를 가축들의 배설물에 뿌리면 발효가 촉진돼 역시 악취를 줄일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지원 사항이 있는데요.
특히 매주 수요일마다 축산 환경의 날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캠페인이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송진영 / 양주시 축산과 축산정책팀장
"매주 수요일마다 축산 환경을 개선하는 활동을 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탈취제 살포, 처리 등을 적극 할 수 있게 저희가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축사시설의 경우 악취에 대한 부분도 있고 시각적인 부분도 존재합니다. 하다못해 축사시설의 정리정돈을 하고 축분을 발효하고 처리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만이라도 노력을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요. 농가들도 본인의 축사를 한 번 더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인근 주민들은 시설이 깨끗해지니 호평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 김현아 앵커>
네 그렇군요.
'목장 근처에 가면 악취가 날 거야'라는 고정관념 이제는 버려야겠네요.
하지만 아직도 전국 곳곳의 축산농가 인근에는 냄새 관련 민원이 존재하는데요.
농가의 자발적인 노력과 지자체의 지원으로 축산농가의 악취 민원이 사라지는 날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최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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