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앵커>
혼자 사는 어르신이 늘면서 크고 작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죠.
그런데 전북의 한 지자체가 이런 어르신들을 돌보고, 거주 환경을 개선해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신국진 기자 어떤 이야기인가요.
◆신국진 기자>
네, 설명에 앞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계신가요.
◇김현아 앵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정확한 수치는 잘 모르겠는데요.
◆신국진 기자>
네, 최근 인구보건복지협회와 유엔인구기금이 조사한 세계인구현황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년층 인구비율이 15.8%라고 합니다.
세계 평균이 9.3%라고 하니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볼 수 있는데요.
노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혼자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독거사 등 크고 작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최근 전북 정읍시는 사단법인 참조은 사람들 사랑나눔 공동체와 함께 이런 어르신들과 취약계층을 돌보기 위해 찾아가는 행복 빨래방을 선보였습니다.
◇김현아 앵커>
찾아가는 행복 빨래방이요.
이름만으로도 어떤 사업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취약계층의 빨래를 도와주는 사업이겠죠.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찾아가는 행복빨래방 사업은 취약계층이나 수요가 있는 곳으로 이동 세탁 차량이 방문해 빨래를 직접 해주는 사업인데요.
5톤 규모의 이동형 세탁 차량을 통해 현장에서 무료 세탁과 건조까지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김현아 앵커>
그런데 요즘은 집집마다 세탁기가 있잖아요.
그래서 주민들의 호응이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신국진 기자>
사실 앞서 고령화 문제를 꺼낸 이유가 있는데요.
찾아가는 행복 빨래방 사업이 왜 시작했는지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해가 될 겁니다.
인터뷰> 이인숙 / (사)참좋은 사람들 사랑나눔 공동체 봉사자
"공원에서 무료 급식봉사를 하다 보니깐 어르신들과 친해지니깐 어르신들의 집도 형편을 보기 위해서 가보는 상황이 됐어요. 가봤더니 봉사단체에 와서 도배도 새로 다 해주고, 장판도 다 깔아주고 그런 봉사를 했더라고요. 그런데 집안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더라고요. 원인을 찾다 보니깐 결국에는 철이 지난 두꺼운 이불을 어르신들이 빨 수 없으니깐 장롱에 그대로 넣어놓으셨어요. 두꺼운 옷들을 빨지 못하니깐 그냥 방치한 상태에서 도배, 장판을 갈았는데 원인은 거기에서 났던 거죠."
◆신국진 기자>
어르신 혼자서 생활하는 경우 이불 세탁은 엄두를 못 낸다고 합니다.
물이 묻은 이불의 무게도 상당해 들거나 널 수가 없다 보니 계절마다 사용한 이불을 세탁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반복되면서 주거환경이 악순환 된다는 겁니다.
정읍시와 사단법인 참좋은 사람들 사랑나눔 공동체는 이런 문제에 공감하고, 찾아가는 행복빨래방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을 돕고, 거주 환경을 돌보기 위해 시작된 겁니다.
◇김현아 앵커>
설명을 들어보니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신 기자가 현장에 함께 다녀오셨죠.
◆신국진 기자>
네, 전북 정읍시의 찾아가는 행복 빨래방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운영이 되는데요.
현장 영상을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전북 정읍시 옹동면에 위치한 칠석마을입니다.
칠석마을에는 10여 가구가 모여 살고 있는데요.
대부분 65세 이상 어르신이고, 혼자 사는 어른들이 많다고 합니다.
찾아가는 행복 빨래방은 이른 아침부터 칠석마을 마을회관 앞에 자리했는데요.
어르신들이 가져오신 이불을 분주하게 세탁하고 있었습니다.
관계자 둘이서 어르신들의 빨래를 일일이 확인하고, 세탁한 뒤, 건조작업까지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차량 내에는 세탁기 3대와 건조기 3대가 있었는데요.
쉬지 않고 돌아가더라고요.
건조가 끝난 이불은 다시 외부에 널어서 햇볕으로 2차 소독까지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김현아 앵커>
많은 빨래를 둘이서 하기에는 많이 힘드시겠네요.
(영상취재: 김명현, 송기수 / 영상편집: 이승준)
◆신국진 기자>
몸은 힘들지만 어르신들을 돕는 일이니 뿌듯하게 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인숙 / (사)참좋은 사람들 사랑나눔 공동체 봉사자
"어떤 분들은 요즘 시대에도 세탁기가 없어서 빨 수가 없는데 이렇게 빨래를 해줘서 너무 고맙다 하죠. 빨래를 못 해서 그냥 쌓아났는데 그거 볼 때마다 가슴이 너무 답답했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분은 그런 표현을 하더라고요. 죽은 어미가 살아온 것보다 더 기쁘다고 표현하시더라고요."
◇김현아 앵커>
취재 화면을 보면서 정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네요.
참 훈훈한 풍경인데요.
주민들의 호응도 좋을 것 같아요.
◆신국진 기자>
네, 마을 주민들은 직접 기계를 작동할 수 없다 보니 옆에서 말동무도 하고, 점심 한 끼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인터뷰> 문길이 / 정읍시 옹동면 칠석마을 이장
"이불빨래 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노인분들이 70에서 100살까지 이 동네가 가장 많아요. 젊은 사람은 몇 명 없어요. 그러니깐 내가 어떻게 해줄 능력이 안 돼요. 저도 나이를 먹어서요."
◆신국진 기자>
"마을 분들의 이불을 빨래해주시잖아요. 소감은 어떠신가요."
인터뷰> 문길이 / 정읍시 옹동면 칠석마을 이장
"너무 좋아요. 반응이 너무너무 좋아요. 오면 지금 한번이 아니고 몇 번째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너무나 고맙게 알고, 어르신들이 좋아해요."
◇김현아 앵커>
찾아가는 행복 빨래방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세요.
◆신국진 기자>
네, 일단 정읍시는 움직임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희망자 수요조사 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읍면동을 순회하며 매주 이틀씩 운영됩니다.
마을 주민이 직접 지역 읍면동사무소에 신청해도 되고, 시로 문의해도 도움 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인숙 / (사)참좋은 사람들 사랑나눔 공동체 봉사자
"일주일에 두 번 면 단위로 돌고 있어요. 정읍시청 사회복지과를 통해서 어르신들 가운데 면에 있는 어르신들의 빨래를 해주고 싶은데 저희가 일일이 대상자를 찾기 어려우니깐 사회복지과에 요청을 했어요. 면사무소를 통해서 이장님들을 통해서 신청을 받아달라고 했더니 마을별로 신청을 받아주고 있어요."
◆신국진 기자>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서 정읍시청 관계자가 현장을 오지 못했는데요.
대신 앞으로도 지역 내 소외계층의 쾌적하고 건강한 생활을 위해 빨래 서비스뿐만 아니라, 잦은 안부 연락과 함께 정서적 지원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아 앵커>
최근 홀로 지내다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접하게 되는데요.
그만큼 우리사회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거겠죠.
정읍시의 찾아가는 행복 빨래방은 규모는 작은 사업이지만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돌보고, 어려운 이웃을 진심으로 보살피는 큰 사업이 아닐까 싶은데요.
고령사회가 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로 고민이 큰 지자체라면 도입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신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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