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앵커>
쓰레기를 투입구에 넣으면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서 집하장으로 이동시키는 시설을 '크린넷' 이라고 하는데요.
세종시와 김포, 판교 등 신도시에서는 이 시스템을 통해 쓰레기가 처리되고 있어 익숙한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김포 한강 신도시 한 동네에서 이 크린넷 쓰레기 집하장의 냄새가 심하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는데요.
최영은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어떤 사연인지 소개해주시죠.
◆최영은 기자>
네, 앞서 소개해주신 대로 크린넷은 '쓰레기 자동 집하 시스템'입니다.
쓰레기 수거차가 일일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를 수거 할 필요 없이, 지하에 연결된 수거관을 통해 쓰레기가 자동으로 집하장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이라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신도시를 중심으로 설치, 활용되고 있는데요.
말로만 들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악취입니다.
민원인 이야기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여혜빈 / 김포시 장기동
"저희 아파트 바로 앞에 쓰레기를 처리하는 집하장이 있어서 악취가 나는데 이 악취가 여름에 빨래해서 널면 빨래에 냄새가 밸 정도로 심하게 악취가 났고...(중략) 여름에는 창문 열고 24시간 생활하잖아요. 그러다가 잠을 자다가 아침에 냄새 때문에 눈을 뜨는 상황이 너무 많았고요. 그러면 아침 시작을 짜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어요."
◆최영은 기자>
들으신 대로 주민들은 악취로 고생이 심했습니다.
특히나 주로 창문을 여는 5월부터 10월까지 시기에는 심한 악취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조차 어려웠다는데요.
이런 과정에서 크린넷 관로가 막히는 상황까지 오기도 했다는데요.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지난 2018년부터 지자체와 시의회, 지역구 의원에까지 호소했지만 개선이 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김현아 앵커>
네, 민원 내용 들어봤는데요.
신도시라면 이 크린넷 시설이 도입된 지 오래되지 않아서 노후된 것도 아닐 텐데 어떤 이유로 벌써 악취가 발생하는 건가요?
◆최영은 기자>
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우리 음식 문화 때문인데요.
크린넷은 스웨덴에서 1970년대부터 사용해오던 방식인데, 우리나라가 2000년대에 그대로 도입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럽 식문화와 달리 국물이 있는 습식 문화이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국물을 먹는 문화가 있으니, 음식물 쓰레기에는 당연히 물기가 남아있겠죠.
이 물기가 부패하면서 자체적으로 악취가 나기도 하고요.
또 물기로 인해 관로가 막히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관로가 막히면 당연히 또 악취가 생기겠죠.
여기에 이번 민원 대상지인 김포시 장기동의 경우,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고 합니다.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기원 / 김포시청 자원순환과 팀장
"신도시가 되면서 장기동에 집하장이 하나가 더 추가됐어야 하는데 기존에 있던 집하장에 추가로 신도시 지역 관로를 연결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존 시설에서 흡입할 수 있는 세대는 늘어났는데 시설 용량은 늘지 않은 상태고 탈취 부분도요. 그래서 냄새 민원이 지속해서 발생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신도시 건설로 쓰레기 처리 수요가 커지기 때문에 기존 4개의 쓰레기 집하장 외에 신규 집하장 설치가 필요했는데요, 추가로 집하장을 짓지 않고 기존 집하장에 관로만 연결을 했다는 거죠.
◇김현아 앵커>
그렇군요.
쉽게 말해 기존 쓰레기 집하장에 과부하가 걸린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최영은 기자>
맞습니다.
여기에, 악취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주무 기관도 모호했습니다.
신도시 건설 주체인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부담할 문제인가, 관할 지자체인 김포시청이 부담할 문제인가 이 두 기관 간 이견이 발생한 건데요.
양측이 악취 민원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해결이 더뎌졌던 겁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이 접수된 건데요.
다행히 이후 민원 해결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해당 지역 주민과 김포시, LH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현장 조정회의를 열었습니다.
기존에도 양측이 협의를 이어오고 있었지만 이 자리에서 악취 민원에 대한 중재안에 양측이 최종 협의를 한 겁니다.
우선 김포시는 올 하반기까지 집하 시설을 LH로부터 인수한 이후 기술 검토를 거쳐 탈취 방식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기존 바이오 필터 방식에서 활성탄 투입 방식으로 바꿔 송풍을 하기로 한 건데요.
활성탄은 흡착성이 강해서 기체, 습기를 흡수하는데 탁월한 탄소질 물질입니다.
이런 방식을 적용하면 기존 악취 문제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 김포시는 자체 예산을 들여 파손된 관로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이로써 파손 관로 내 쌓여 있던 악취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LH 측은 역시 하반기까지 김포시로 집하 시설 인계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고요.
여기에 김포시에 시설개선 사업비 5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는데요.
이 같은 결정으로 시설 관리 주체가 보다 명확해지면서, 향후 크린넷 시설에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이 과정이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현아 앵커>
네, 현장 조정회의를 통해 양측 의견이 잘 조율돼 다행이네요.
그런데 사실 크린넷을 이용하는 도시가 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악취 문제는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을 텐데요
◆최영은 기자>
그렇습니다.
국민권익위 담당 공무원은 향후 신도시를 중심으로 비슷한 문제가 발생 된다면 이번 김포시 장기 집하장의 조정 사례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강태욱 /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
"이런 환경 문제인 악취, 관로 파손 문제는 다른 시도에도 여러 문제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정 내용처럼 활성탄 방식인 새로운 방식이 다른 시도에 좋은 사례가 되면 좋겠고 이 문제를 여러 예산 들여 만든 관로나 크린넷 시설을 폐기하지 말고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방식으로 기술 보완한다면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현아 앵커>
네, 쓰레기 자동 집하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 민원과 이 민원을 해결하는 과정 살펴봤는데요.
국민귄익위는 물론 김포시와 LH의 적극적으로 나서 오랜 시간 주민들을 힘들게 했던 악취 문제가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민들의 불편이 하루빨리 해소되길 바랍니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