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앵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보니, 보행로가 화단으로 가로막혀 있다면 좀 황당하겠죠.
아산시 한 도로에 실제로 이런 곳이 있어 주민들의 불편이 크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영은 기자, 현장을 다녀왔죠.
◆최영은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로만 들어서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이해가 어려우실 수도 있는데요.
제 뒤로 보시는 것처럼 횡단보도가 화단으로 막혀있어 건너편으로 건너려면 찻길로 돌아가서 건너거나 화단을 건너뛰어야 하는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당연히 이 곳을 이용하는 주민들, 불편하다는 민원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현장으로 가보시겠습니다.
녹취> 한순자 / 아산시 방축동
"여기가 건널목인데 여기로 건너야 하는데 저기로 가야 하니까 너무 불편 한거야...(보기에도) 지저분하고 그래서 깨끗하게 치우면 좋지.."
녹취> 김정자 / 아산시 방축동
"여기서 건너가야 하는데 불편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고쳐주신다면 감사하죠."
◆최영은 기자>
들으신 대로 이 곳 지역 주민들은 이런 횡단보도는 처음 봤다고 하시면서 빨리 해결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박성욱 앵커>
네, 화면으로 보니까 정말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말 그대로 참 이상한 횡단보도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건너가기 힘든 곳에 횡단보도가 생긴 거죠?
◆최영은 기자>
네, 사실 이곳에는 몇 달 전까지 횡단보도가 없었고요.
주민들은 이곳을 건너려면 200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횡단보도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횡단보도 앞에 장례식장과 음식점이 있고, 인근에 아파트도 있거든요.
따라서 '여기에도 횡단보도가 필요하다, 이곳에도 횡단보도를 설치해달라'는 지역 주민들의 요구는 꾸준히 있었던 건데요.
이러한 요청을 관할 지자체에서 빠르게 처리하다가, 이런 상황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화면 보면서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횡단보도는 아무 데나 설치할 수 없습니다.
횡단보도 설치 기준에 부합해야 설치할 수 있는데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1조를 살펴보면요, 육교, 지하도 및 다른 횡단보도로부터 200m 이내에 설치하여서는 안 된다는 기준이 있습니다.
이곳은 이러한 횡단보도 설치 기준에 따르면 횡단보도 설치에 완전히 부합되는 곳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200m 가량 떨어진 곳에 또 다른 횡단보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 지점으로부터 2km 내에 최근 2년 사이 4개의 횡단보도가 더 설치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 측에서는 주민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기준에는 적합하지는 않은 곳이었지만 경찰 측과 협의해 횡단보도를 설치하기로 한 건데요.
그 결과 지난해 초겨울 이 횡단보도가 탄생하게 된 겁니다.
녹취> 정규관 / 아산시청 교통시설팀장
"횡단보도 자체는 가까운 곳에 중복 설치가 불가합니다. 하지만 경찰 협조 하에 일단 횡단보도 신설이 먼저라 (화단 철거 보다) 먼저 시공을 하게 된 겁니다."
◆최영은 기자>
네, 경찰 측의 설명도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경찰 측에서는 이 곳에서 무단횡단을 하는 시도가 종종 발견돼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횡단보도를 설치해야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전화인터뷰> 고운준 경위 / 아산경찰서 경비교통과
"횡단보도 설치된 지점에는 장례식장과 인근 주택이 있고요. 운동하는 주민들이 통행하는 도로인데요. 거기에서 무단횡단자가 발생 되고 (있었습니다)(중략)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시설물 설치를 해야 했고요. 그 부분을 심의해서 가결돼 횡단보도를 설치하게 됐습니다."
◆최영은 기자>
횡단보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교통 혼잡과 신호시간, 교통사고 발생 여부 등 여러 공학적 측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교통안전시설 심의가 필요한데요.
경찰의 심의 결과 이곳에는 신호등이 없는 무신호 횡단보도를 설치하게 됐습니다.
신호등 설치 기준에는 못 미치기 때문에 횡단보도는 설치하지만 신호등이 없는 곳으로 만들게 된 건데요.
만약에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를 설치해야 했다면 이 같은 화단이나, 경계석 턱 등을 정비했을 텐데 무신호 횡단보도는 노면에 횡단보도를 그리는 작업만 거치면 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횡단보도가 빠른 시간 내에 완성이 된 겁니다.
◇박성욱 앵커>
그렇군요.
결론적으로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또 주민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설치가 된 횡단보도인데요.
그렇다고 해도 화단을 없애고, 도보의 턱을 낮추지 않으면 횡단보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최영은 기자>
맞습니다.
횡단보도 설치 자체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다 보니 미처 이 보행로에 대한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건 사실인데요.
이러한 민원이 제기되자, 아산시 측에서는 문제점을 인지하고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산시는 화단을 없애고 턱을 낮추는 등 보행 편의를 높이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이곳 횡단보도 앞을 보면 자세히 보면요, 화단도 문제지만 화단 뿐만 아니라 턱도 높아서 휠체어 등이 다니기 어렵기도 한 곳입니다.
이번 공사로 이 문제도 한 번에 해결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제가 제보를 받을 때만 해도 공사 시작 전이었는데요.
취재를 갔을 때 이미 공사에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영상취재: 노희상, 임주완 / 영상편집: 김종석)
아산시가 지난달 공사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얼마 전 공사를 시작한 건데요.
생각보다 빠르게 민원이 처리되는 모습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녹취> 정규관 / 아산시청 교통시설팀장
"보시는 것 처럼 식수대나 가로등, 지장물을 개선할 계획이고요. 횡단보도 위치가 너무 밀접하게 교차로에 있다 보니 후방 5m 정도 뒤로 해서 중앙분리대까지 철거해서 안전한 횡단보도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박성욱 앵커>
네, 그렇군요.
공사가 바로 시작됐다니 다행입니다.
그렇다면 언제쯤 공사가 마무리될까요?
◆최영은 기자>
네, 지난 2일 공사를 시작해서 빠르면 이달 안에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앞서 들으신 대로 턱을 낮추고, 화단을 옮기는 작업 뿐만 아니라 도로의 중앙분리대와 거리도 이격해서 보다 안전한 횡단보도로 재탄생시킨다는 방침입니다.
◇박성욱 앵커>
네, 그렇군요.
아산시 한 도로에 설치된 횡단보도로 인해 불편을 겪었던 주민들의 사례와 그 해결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아산시 측의 관련 공사가 하루빨리 마무리돼서 주민의 보행 환경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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