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욱 앵커>
서울 용산 해방촌은 오랜 기간 개발되지 않아 도로가 좁고, 차로와 인도의 경계가 모호한 구간도 많습니다.
이 때문에 인근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매일매일 아찔한 등굣길을 이용해야 하는데요.
최영은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현장을 다녀오셨죠.
◆ 최영은 기자>
해방촌 (서울 용산구)
1945년 광복 이후 해외, 북한 등에 거주하던 동포 등이 국내로 입국해 거주한 곳
네, 소개해주신 대로 제가 다녀온 곳은 서울 용산구 해방촌입니다.
1945년 광복 이후에 국외에 거주하던 우리 동포들과 월남한 주민 등이 이 곳에 거처를 마련했던 것을 계기로, 현재까지도 해방촌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습니다.
◇ 박성욱 앵커>
네, 오랜 역사가 있는 곳인데 또 최근에는 특색 있는 맛집도 많이 생겨서 이 곳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잖아요.
◆ 최영은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길은 전체적으로 경사가 심하고 차 두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도로로 이어져 있는 곳인데요.
차도 겨우 지나다닐 정도니까, 사람이 다니는 길은 아예 없는 구간도 많습니다.
인터뷰> 장일화 / 서울 용문동
"차가 너무 올라오고 내려와서 길이 많이 위험해요. 지나가는 길도 좁고 불편하고... 첫째는 많이 위험합니다. 어린아이들은 (지나갈) 생각도 못할 것 같아요."
인터뷰 보신 것처럼 어린 아이들은 오갈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 같은 위험한 길입니다.
제가 직접 걸어보니까 차도 폭 자체가 좁아서 양 방향에서 동시에 차량이 오면 접촉사고가 우려될 정도로 좁고요.
여기에 사람까지 지나간다면 정말 피할 공간도 나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드문드문 있는 인도에는 전신주가 중간 중간에 설치돼 있어서 또 전신주를 피하려면 경계도 모호한 차 도로로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고요.
횡단보도나 신호등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 2019년에는 차와 사람이 부딪히는 사고도 발생했다고 합니다.
◇ 박성욱 앵커>
화면을 같이 살펴봤는데요.
차량이 정말 천천히 운행하면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네요.
이런 곳에 학교가 있다는 거잖아요?
◆ 최영은 기자>
맞습니다.
매일 수많은 학생들이 이 길을 등하굣길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장소: 보성여자중·고등학교,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 위치한 보성여자중고등학교인데요.
녹록치 않은 등굣길에 학교 측에서는 전용 스쿨버스 13대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굣길을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보로 이동하는 학생들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박영희 / 보성여중·고등학교 행정실장
"저희 학교에서 직접적인 인사 사고는 없었지만 소소하게 차량하고 부딪히는 경우는 여러건 발생했다고 들었거든요. (학생들이) 사고 위험에 늘 노출되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길은 없을까.
제가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해방촌 오거리의 아찔한 도로를 이용하지 않으려면 주변으로 난 좁은 골목을 이용할 수가 있었는데요.
직접 가보니까 그 골목들도 이용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경사가 심하고 매우 좁고요.
특히나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 시간에는 학생들이 다니기에 다소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들도 걱정이 많을 것 같습니다.
◆ 최영은 기자>
이런 가운데, 희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 그리고 한국전력공사, 도로교통공단 등에서 나섰습니다.
이 곳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기로 한 건데요.
지난 4일,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전문가,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화면 보시겠습니다.
오랜 기간 문제가 되어오던 학교앞 도로에 대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현장 조사 이후 공사 계획을 세워서 도로 정비 위한 공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전신주를 뽑아서 최대한 인도 공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고요.
경찰의 협조를 통해 횡단보도나 신호등도 설치할 것으로 보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오형조 / 국민권익위원회 특별민원조사팀 조사관
"앞으로 횡단보도 설치하고 인도, 차도를 구분하고 전신주를 지하화하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차도를 만들거나 횡단보도 설치하는 비용 등은 용산구청에서 담당하게 되고요. 전신주 지하화는 한전에서 담당하게 됩니다. 또한 경찰이 협력해서 횡단보도 설치, 신호등에 대해 심의하고 조언해줄 예정입니다."
학교 관계자들은 길 아무 데나 방치된 쓰레기 문제도 언급을 했는데요.
도로가 협소한 까닭에 쓰레기차가 제때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습니다.
이번 계기로 도로가 정비되면 쓰레기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가 되는데요.
(영상취재: 홍성주 송기수 / 영상편집: 김종석)
학교 측은 하루 빨리 도로가 개선되어서 학생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등하굣길을 이용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박영희 / 보성여중·고등학교 행정실장
"약간만 고개를 들면 남산타워가 바로 보이거든요. 그런데 아래가 혼잡하다 보니 학생들이 하늘을 볼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언제 차가 올지 모르니까요. 그래서 인도 부분이 정리가 된다면, 학생들이 전망 좋은 (남산)타워를 보면서 걸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 박성욱 앵커>
네, 이 밖에도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적으로 초중고등학교 통학로의 안전 실태에 대해 조사를 했다면서요.
◆ 최영은 기자>
네, 맞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17개 교육청을 통해 개선이 필요한 통학로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전국 2천273개 학교가 통학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가운데 특히 사고가 많이 발생한 210여 곳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시설 개선사항을 발굴했고. 그 외 2천여 곳에 대해서는 개선방안을 마련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 도로교통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전문가와 함께 각 학교 문제에 따른 다양한 안전 조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 박성욱 앵커>
네, 해방촌에 위치한 보성여자중고등학교의 통학로 안전 개선에 대한 사례 살펴봤습니다.
하루 빨리 해결이 되어서 학생들이 마음 놓고 등하교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최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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