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욱 앵커>
경기도 안산시에는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는 마을이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병원 등 편의시설을 이용하기에 불편하다는 민원이 접수됐는데요.
다행히 최근 버스 노선이 신설됐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최영은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어떤 사연인지 소개해주시죠.
◆ 최영은 기자>
네, 말씀하신 곳은 4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안산의 작은 마을, 안골마을입니다.
이 마을이 처음 생길 때부터 버스가 다닌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합니다.
(장소: 안산 안골마을)
주민들은 집에서 병원이나 은행 등 편의 시설로 가려면 5km가량 떨어진 시내로 나가야 하는데요.
걸어가기는 불가능한 거리고요.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데만 건강한 성인이 걷더라도 15분 이상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어르신들, 특히나 몸이 불편하시다면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게 당연히 어려우셨을 텐데요.
마을 주민을 만나봤습니다.
인터뷰> 천병환 / 안골마을 이장
"한 할머니가 보건소에 갔다가 연락이 왔어요. 좀(자가용으로) 모셔가면 안 되겠냐고요. 그래서 '할머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했는데 차가 밀리니까 제가 많이 늦었어요. 바로 갔더니 아직도 할머니가 계시더라고요. 엄청 반가워하시더라고요. 모시고 왔는데 그 할머니는 참 그 버스 때문에 (고생을 하셨죠) 버스만 있으면 타면 되는데 걸어서 여기까지 오려고 보니까 걸음이 잘 안 되니 끝까지 저를 기다리고 계셨어요."
네, 이웃 주민에게 자가용으로 데리러 와달라는 부탁을 해야할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다는 건데요.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이곳에 사시는 분은 대부분 어르신이긴 하지만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학교까지 가는 버스가 없다보니, 결국 다른 마을로 이사를 가는 일도 생겼다고 합니다.
인터뷰> 천병환 / 안골마을 이장
"학생이 대여섯 명이 있었는데요. 작년에 다 나갔어요. 버스가 없다보니까. 할머니 할아버지가 데리고 있다가 학교 문제가 걸리니까 외지에 자취 시키거나 친척집에 가거나 하는 현상이 났어요."
◇ 박성욱 앵커>
네, 5km가량 떨어져있는 학교에 매일 등교하려면 당연히 버스가 필요한데, 버스가 없다면 당연히 계속 거주 하는 게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 최영은 기자>
네, 이러한 불편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은 계속해서 민원을 제기했는데요.
안산시 측에서도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중 하나가 행복택시라는 제도였습니다.
◇ 박성욱 앵커>
네, 들어본 적 있는데요.
콜택시처럼 이용하는 거잖아요.
◆ 최영은 기자>
맞습니다.
지자체에서 비용을 지원해서 주민들이 소액으로 일종의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제도인데요.
하지만 사실상 택시가 필요한 순간에 바로바로 오지 않아서 실효성이 아무래도 떨어지는 제도였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입니다.
◇ 박성욱 앵커>
그렇군요.
가장 좋은 건 역시 주기적으로 운행하는 버스가 들어오는 거네요.
버스 노선이 그동안 여기까지 들어오지 않았던 이유는 뭔가요?
◆ 최영은 기자>
네,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요.
일단 도로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보시다시피 길이 포장돼 잘 마련돼 있지만 기존에는 비포장 도로였습니다.
버스가 다닐 수 없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안산시 측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8년도에 길을 지금과 같이 포장해 버스가 다닐 수 있는 길로 바꿨습니다.
안골마을 주민들의 불편을 해결해보려고 노력한 건데요.
하지만 이후에도 쉽게 버스를 유치할 수는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버스회사의 손해가 크기 때문이었는데요.
수요가 있긴 하지만 하루에 몇 명 타지 않는 정류장에 버스를 운행하려면 버스 회사 측에서는 쉽게 말해 손해를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산시는 계속해서 업체와 협의를 이어갔습니다.
버스 측에 재정적인 지원을 통해 운행에 따른 적자를 보전해주는 등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마침내 버스 회사 측에서도 어려운 결정을 해줬고, 지난 4월 1일부터 드디어 버스가 운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범식/ 안산시청 대중교통과 팀장
"운수 업체와 저희가 협의를 거쳐서 어렵지만 노선이 실제 수익이 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재정지원도 일부 들어가는 노선이 됐습니다. 업체가 어렵다보니까 그 감당을 다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일부 재정지원 하는 조건으로 버스 한 대로 (1일)20여 회 운행하게 됐습니다."
◇ 박성욱 앵커>
그러니까 안산시 측에서 버스회사에는 재정적 지원을 통해 운행에 따른 비용을 보전해주고, 마을 주민들에게는 버스를 안전하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 거군요.
◆ 최영은 기자>
네, 이렇게 문제가 해결되자 주민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윤경희/ 안골마을 주민
"그동안 걸어서 다녀오고 허리 아파서 쉬었다 오고 그랬는데 너무 감사하게 운행을 해주셔서 기사님 (비롯해) 전부 다 다 감사하죠."
인터뷰> 천병환/ 안골마을 주민
"버스만 봐도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우리 마을에 버스가 들어온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어떨 땐 버스 지나갈 때 기사 분들한테 제가 인사도 해요. 고맙다고. 그 정도로 참 좋아요."
인터뷰 > 박진종 / 안골마을 주민
"버스 없을 땐 반월 볼일 보러 나갔다가 택시 타거나 집에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해야 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집 앞에서 보다가 차(버스)오면 내려와서 타고 가고 너무 편리해서 좋아요."
오랜 숙원사업이 해결된 듯 주민들은 상당히 기뻐하셨는데요.
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님도 안골마을 주민들이 버스 운행으로 편리해 하는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신다는 말씀을 남기실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김진구 / 안산 8번 버스 기사
"어르신들이 많이 시사는 동네다 보니 버스 여기 처음 생겨서 많이 편하게 움직이는 거 같고. 주민분들이 고마워하시니까 저도 기분이 좋아서 일하는 게 힘들지 않습니다, 늘 즐거워요."
◇ 박성욱 앵커>
네, 제 기분이 좋아질 정도네요.
안산시는 이 밖에도 다른 오지 노선 개통을 통해 또 다른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했다고요.
◆ 최영은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안산의 도금단지라는 곳이 있는데요.
이곳은 공장 등이 밀집해 있어서 노동자분들, 특히나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거주하고 계신 곳입니다.
그동안 이곳에도 버스가 다니지 않아 불편을 겪는 분들이 많았지만 최근 안산시가 시내로 한 번에 연결되는 버스를 개통해 주민들의 불편이 해소됐습니다.
◇ 박성욱 앵커>
네, 안산시청의 노력 덕분에, 버스 업체와의 협의가 잘 이루어졌고 안산시 안골마을, 그리고 도금단지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대중교통 불편이 해소된 사례 살펴봤습니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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