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앵커>
공해에도, 병충해에도 강한 나무, 바로 은행나무입니다.
어디서든 잘 자라나서 전국 어디를 가든 쉽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가로수 가운데 하나인데요.
그런데 이 은행나무 때문에 상가 간판이 가려지고, 악취로 인해 손님 맞기가 쉽지 않다는 민원이 접수됐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영은 기자, 자세히 소개해주시죠.
◆최영은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은행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정말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여름에는 싱그러운 초록, 가을이 되면 노랗게 단풍이 져서 보기에 좋지만 상가 주민들에게는 이 은행나무가 천덕꾸러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데요.
먼저 현장을 화면으로 보시겠습니다.
(장소: 안동시 태화동)
경북 안동시입니다.
화면을 보시면요, 이렇게 길 건너편에서 점포의 간판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상점은 눈에 잘 띄어야 장사가 잘 되잖아요.
그런데 은행나무가 간판을 떡하니 가리고 있다면, 상인을 입장에서는 불만일 수밖에 없겠죠.
상가 관계자를 만나봤습니다.
인터뷰> 전중엽 / 안동시 태화동
“일단 보시면 교회 쪽이나 보시면 나무가 두 그루가 하나도 안 보이죠, 간판이. 딱 가려져 있고. 밤이 되면 암흑천지입니다. (나무가 가로등을 막고 있어서요?). 네, 가로등 사이에 보면 나무가 다 잠식해있어요. 여기는 노인이 60% 차지하는데요. 어두워서 저녁이 되면 안 나오려고 합니다. 여기는 아파트 지역이 아니고 한옥으로 되어 있다 보니(더 어둡습니다)...”
◆최영은 기자>
들으신 대로, 은행나무 잎이 간판을 가리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요.
가로수 사이사이에 가로등이 있지만 나무가 워낙 크다 보니 가로등 불빛을 막아서 밤이 되면 굉장히 어두워진다는데요.
밤길이 쉽지 않은 어르신들을 비롯해 이 길을 다니는 분들은 불편해서 밤에는 아예 외출을 꺼리게 된다는 의견도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가 안동 시내에서 번화가에 해당하는데도 밤이 되면 이 가로수들로 인해서 불빛이 가려 어두워진다고 하니,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박성욱 앵커>
네, 은행나무가 가로등 불빛조차 가릴 규모로 커졌다니까 관리가 힘든 모양이네요.
◆최영은 기자>
네, 벌써 20년에서 40년까지 오래된 나무들이다 보니까 규모가 어느 정도 있습니다.
그리고 은행나무는 워낙에 튼튼한 수종이라 이렇게 크게 잘 자란다고 합니다.
여기에, 사실 은행나무 하면 저는 특유의 냄새가 떠오르거든요.
상인들도 바로 이 악취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인터뷰> 윤형숙 / 안동시 태화동
“진짜 지저분해요. (중략) (은행)냄새가 나서 진짜 못 다녀요. 미화원 분들도 청소하느라 힘들고, 쓸어도 안 돼요. (중략)계속 은행나무예요. 저기는 더 해요. 새의 배설물하고, 은행(열매)하고...정말 지저분해요.”
◆최영은 기자>
주민들은 가을만 되면 떨어진 은행으로 인한 악취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상가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경기를 맞고 있는데, 은행나무 악취로 인해서 손님들이 잘 오지 않는 것 같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는데요.
이 은행나무 길은 0.6km 정도 상점을 따라 쭉 이어지고 있는데요.
양 옆으로 은행나무가 모두 126그루.
촘촘하게 식재된 편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열매도 그만큼 많이 떨어지고, 악취도 그만큼 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욱 앵커>
네, 화면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 은행나무 열매를 주우려고 나오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런데 찻길에 떨어진 것을 주우려다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거든요.
◆최영은 기자>
네 맞습니다.
열매를 주우려고 허리를 숙이면 운전자 시야에도 가리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커지는 게 사실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많은 지자체에서는 은행나무 암수를 구분하는 작업도 하는데요.
암나무에 열매가 맺히기 때문에 암나무를 골라내서 열매가 자라지 못하도록 결실억제제를 뿌리기도 하고요, 또는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작업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열매가 땅에 떨어진 뒤 나는 냄새를 방지하기 위해 떨어지기 전에 미리 따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는데요.
하지만 은행나무는 일정 수령, 그러니까 일정 나이 이상이 되어야 암수 구분이 가능해서 모든 나무를 이렇게 일일이 관리하는 게 또 쉽지는 않다고 하거든요.
상황이 이렇자 안동시청에서는 오랜 시간 이곳에 자리하던 가로수의 종류를 아예 새로운 종류로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담당 공무원을 만나봤습니다.
인터뷰> 김병휘 / 안동시청 공원녹지과 녹지팀장
“은행나무가 크다 보니 간판 가림이라든가 열매로 인한 악취 그리고 나무뿌리가 밑으로 건물로 들어오는 문제 등 여러 가지로(문제가 있었습니다). (중략) 복자기나무로 대체하는데요, 은행나무가 대체로 교목이고 굉장히 큰 나무입니다. 나중에 계속 놔두었을 때 여러 피해가 장기적으로 대두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관리가 가능한 수목인 복자기나무로 대체하기로(했습니다).“
◆최영은 기자>
안동시는 가로수 수종 교체를 시범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인데요.
들으신 것처럼 수종은 복자기나무로 교체를 한다고 합니다.
복자기나무는요, 가을이면 빨갛게 단풍이 지는 나무인데요.
복자기나무는 어느 정도 규모로 자라나더라도 은행나무에 비해서 관리가 더 수월하다고 합니다.
◇박성욱 앵커>
네, 나무를 일일이 제거하고 그 위에 새로운 나무를 심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고, 한번 심으면 또 교체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기 때문에 주민들의 의견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최영은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어떤 나무 종류로 교체할지에 대해 상가 관계자들을 비롯해서 주민들의 선호도를 조사하고 의견을 모두 취합해 수종을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안동시는 이 사업을 늦어도 오는 7월까지 마무리 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병휘 / 안동시청 공원녹지과 녹지팀장
“일단 나무를 베고 그 나무를 뿌리까지 제거해야 합니다 그리고 난 다음 보도블럭을 철거하고 그 이후에 복자기 나무를 식재하게 됩니다 이 사업은 한 7월 초순까지 마무리 지을 계획으로 있고 (중략) 주민들도 은행나무 보다는 더 아름다운 거리가 되지 않을까(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최영은 기자>
새로운 가로수 복자기나무의 식재가 마무리 되더라도 수형이 다 자리 잡을 때까지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영상취재: 백영석, 이정윤 / 영상편집: 김종석)
안동시 측은 복자기나무가 이곳에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박성욱 앵커>
앞으로 이 길이 복자기나무길로 새롭게 거듭나서 상인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